급속도로 발전하는 수소산업,‘국산화와 안전’이 필수
아직까지 미흡한 부품 산업,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수소산업 최강국’ 위해 회원사 노력과 정부 지원 기대

[에너지신문] 지난 2월, 한국수소산업협회는 공석인 협회장에 이치윤 초대 회장을 재선출했다. 정부가 수소산업을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정하면서 멍석을 깔아준 시점에, 협회는 수소산업에 일가견 있는 이치윤 전 회장을 다시 수장으로 선임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계획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협회 회원사와 함께 협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본지는 이치윤 회장을 만나 미래 먹거리인 수소산업의 현재 상황과 발전방향과 협회장으로서의 포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편집자주

“수소 컨트롤타워 설립에 최선 다하겠다” 

▲ 이치윤  한국수소산업협회 회장.
▲ 이치윤 한국수소산업협회 회장.

회장으로 재선출됐는데, 소감을 듣고 싶다.

무엇보다 수소시대에 회원사들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마음 뿐이다. 초대 회장 때 못다한 일들을 잘 이뤄야 한다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 정부에서 수소시대로 가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줄 때 정책에 협력하며, 정부에 필요사항을 요구하는 등 수소인들이 한 마음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대국민적으로 ‘수소’가 우리의 일상에 꼭 필요하고 안전한 것임을 인식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현안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고 회원들의 네트워크 활성화에 앞장서겠다.

초대 회장 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발전한 부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수소산업의 분위기다. 정부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수소산업을 선포하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졌다. 그래서 회원사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졌고 자발적인 신규 회원가입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H2 KOREA, 하이넷 등과 같은 수소관련 단체들의 활동도 크게 늘어났다.

현재 시점에서 수소산업에 가장 필요한 부분(법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지금은 기존 산업에서 수소산업으로 전환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수소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놓칠 수 있는 문제가 2가지다. 바로 국산화와 안전이다.
예를 들어, 통신이 중요해지고 스마트폰이 필수품이 된 지금,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인 CPU는 ‘퀄컴’이라는 업체가 독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외에는 이러다할 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엎고 중국 내 업체에서 개발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는 1대당 10~20달러 사이의 로얄티를 지불해야 하지만 중국의 업체들은 그렇지 않다. 당장 수소산업의 부흥을 위해 외국업체 제품을 사용하지만 국산화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당장의 이익을 추구하다보면 안전을 등한시 할 수 있다. 지금 수소산업 발전현황을 보면 안전과 관련된 종합 컨트롤러가 없다.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고, 이렇다할 시스템도 구축되지 않고 있다. 이는 향후 수소산업이 발전했을 때 사소한 사고로 인해 수소산업 전체의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는 일이 될 수도 있어 반드시 안전에 관련한 법안은 필요하다고 본다.

수소산업의 핵심은 인프라 구축에 있다. 도심에 어떻게 수소충전소를 확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 것 같다. 어떤 방안이 있을까?

현재 수소충전소와 관련해 특별법으로 특례를 주고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LPG충전소와 마찬가지로 정보의 부재로 인해 충전소가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충전소 구축 비용을 낮추기 위해 국산화 지원이 필요하고 주변인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안전성 홍보가 필수다.

수소 역시 다른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수소를 여전히 불안해하는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흔히 ‘수소폭탄’이라 말한다. 일반 시민들은 수소충전소에 사고가 발생하면 단순한 사고를 넘어 핵폭탄 급의 사고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절대 아니다. 수소는 기존의 가스연료와 달리 가볍고 쉽게 확산된다. 그 때문에 안전에 더 유리하다. 특히 지금 도로를 달리고 있는 수소전기차는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가장 안정적인 제품이다. 모두 그동안 수소를 제대로 알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협회는 앞으로 수소를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지속적인 공익 홍보를 통해 사람들이 ‘안전한 수소’로 인식하도록 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국내 수소산업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에 있다고 보는지? 그리고 참고할 수 있는 나라, 도입해야 할 제도들은 있는지?

국내 수소산업은 상반된 두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상당한 위치까지 올라있는 상용차, 반면 상대적으로 미흡한 R&D와 부품산업으로 나눌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자리하고 있다. 기능성과 안전성 면에서 이미 세계 다른 업체를 압도할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
수소생산 역시 (주)덕양을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수소를 만들고 석유화학산업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수소충전소가 활발히 보급·확산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수소산업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은 처지가 다르다. 대부분 외국업체의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의 경우 R&D에 소극적이다. 앞으로 우리가 더 집중하고 향상시켜야 할 부분이다. 그렇게 때문에 기존의 부품산업에 종사하는 업체들이 수소산업으로의 업종 전환이 가능하도록 정부 차원에서 R&D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소산업을 미래 혁신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협회 차원에선 어떤 부분을 추진 중인가?

한국수소산업협회는 수소산업이 한국의 신성장동력이 되는 동시에 추후 미래를 책임지는 기간 산업으로 육성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를 위해 수소산업의 전반을 컨트롤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로 한국수소진흥원을 설립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때문에 협회는 진흥원의 필요성을 정부 측에 적극 호소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진흥원 설립을 위해 지자체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이를 유치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협회장으로서 구체적인 플랜이나 목표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수소산업이 신성장사업의 주요 동력이 되길 바란다. 또한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수소산업국이 됐으면 좋겠다. 독일은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제로’를 선포하며 다양한 전환 사업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 역시 수소충전소 보급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도 도쿄에 한국 전체보다 많은 충전소를 보급하며 수소사회로써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세계 최고 자동차업체와 석유화학업체가 있다. 기반 여건은 그 어떤 나라보다 좋다. 이를 바탕으로 ‘수소산업 최강국’으로 나아가는 계획을 품고 있다.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선 잉여 수소가 가장 많은 울산을 기반으로 한 전국적인 협회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전하고 싶다.  앞으로 수소산업이 국내의 신성장동력원으로 경제성장의 모멘텀이 돼 ‘수소산업 최강국’이 되도록 회원사들의 부단한 노력과 정부로부터 끊임없는 지원을 기대한다.


신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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