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용 천연가스 5년간 감소… 정책도 전기수소차 치우쳐
LNG 충전 인프라 구축,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 효과
고마력 천연가스엔진 개발 등 기술개발 투자도 필요

[에너지신문]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심해지면서 정부는 노후 경유화물차를 천연가스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다. 그중 수송용 천연가스 수요 역시 지난 5년간 감소했다.

이에 대해 천연가스업계에서는 정부의 수송연료 정책이 전기수소차에 치우쳐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있다. 중국이나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는 상용차 제조사를 중심으로 LNG 차량이 확대되고 있으며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도 증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내도 LNG 차량과 관련된 산업의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차종 확대, 천연가스엔진 개발 등의 투자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LNG 충전 인프라 구축은 LNG 트럭의 보급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사안으로 향후 수소전기차 충전소와의 전략적 보급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창출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 볼보가 선보인 LNG화물차 6×2 트랙터.
▲ 볼보가 선보인 LNG화물차 6×2 트랙터.

충전소 전국 6개뿐, 인프라 구축 시급

정부는 지난 2000년부터 도심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매연배출이 심한 경유차를 매연배출이 없고, 대기오염물질이 적은 천연가스차(버스, 청소차)로 교체해 보급하기 시작했다.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천연가스차량의 총 누적보급대수는 3만8938대이며, 충전소는 199개소이다.

대기질 개선에 크게 기여해온 CNG 버스는 2014년 이후 경유대비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감소했으나 2017년 CNG 버스 연료비 보조금 지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국내 수송용 천연가스 시장에서 CNG 버스와 더불어 수요가 창출되고 있는 분야는 LNG 야드 트랙터다. 2015년 11월부터 전국 항만 중 최초로 부산 신항에서 LNG 야드 트랙터가 운행 중이다. 경유에서 LNG로 개조한 야드 트랙터의 누적 보급대수는 2018년까지 총 177대이고 올해에는 100대 보급이 계획돼 있다.

정부는 2008년 화물차 엔진을 경유에서 LNG 혼소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했으나 2011년 정부의 예산 지원이 중단되며 보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LNG 화물차 개조사업이 부진했던 이유는 LNG 충전인프라 구축이 미비했고, 비싼 개조비용 및 기술적 안정성 문제 등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9월에 정부는 다시 LNG 화물차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정부도 지원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LNG 화물차 재보급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9월 타타대우상용차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천연가스수소차량협회가 LNG 트럭 시범차량 인도식을 개최했으며, 11월에는 볼보트럭이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볼보 FH LNG 트럭을 공개했다.

LNG 화물차 보급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충전소 확보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현재 LNG 충전소는 대전을 비롯해 포항, 광양, 동해, 김포, 인천의 6개소 뿐이다. LNG 충전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수송용 천연가스 수요는 지난 5년간 감소해왔다. 2018년 기준 수송용 수요는 도시가스용 수요 중 약 5%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비중은 크지 않지만 TDR(Turn DownRatio, 월간 최대판매량/월간 최소판매량)이 1.4로 타 용도에 비해 가장 양호하다.

가스공사 남궁윤 박사는 “그동안 대기질 개선에 크게 기여해온 국내 천연가스차량 시장은 LNG 차량 증가 기대로 재도약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CNG 버스 뿐만 아니라 LNG 화물차, 건설기계, 청소차 등에서 연료로 사용되는 천연가스 수요 개발이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용적인’ 천연가스차 보급 정책 재검토 필요

천연가스차량은 친환경성, 경제성, 기술 향상 등의 요인으로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천연가스차는 세계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나 수소전기차와 나란히 경쟁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특히 LNG 트럭은 대형 화물차 시장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세계 천연가스차량 확대 추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경유 화물차량은 총 359만대(2018년 기준)로 그중 5톤 이상 차량이 16만대를 차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남궁윤 박사는 “CO2 감축량을 IPCC(Intergovernmental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에너지원별 탄소배출계수를 사용해 5톤 이상 경유화물차의 10% 또는 30%가 LNG 화물차로 전환한다면 CO2 감축량은 각각 22만7347톤, 68만2040톤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유절감량은 각각 29만7600톤과 89만2800톤으로 석유의존도 완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LNG 화물차 1대당 LNG 사용량을 연간 평균 21톤으로 추정하는 남 박사는 “5톤 이상 경유화물차의 10% 내지 30%가 LNG 화물차로 전환한다면 LNG 사용량은 각각 33만6000톤과 100만8000톤의 수요 창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궁윤 박사는 “글로벌 수송부문에서 천연가스차량은 친환경성과 경제성, 기술 향상 등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고 향후에도 이와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중대형 트럭과 버스, 중장비 등의 LNG 연료 수요 증가율이 CNG에 비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 미래형 자동차로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펴는 것이 타당하지만 기술적이나 현실적 측면에서 실용성이 높은 천연가스차량 보급 정책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 박사는 “그동안 CNG 버스로 인해 국내 대도시의 대기환경이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수송부문에서는 여전히 차종별 대기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경유화물차가 대세다. 이 차량을 LNG 화물차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국, 미국, 유럽 등 상용차 제조사를 중심으로 LNG 트럭 생산이 확대되고 있고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도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에도 LNG 차량과 관련된 산업의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차종 확대, 연비향상, 고마력 천연가스엔진 개발 등의 기술개발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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