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 따라잡으려면 정부의 R&D 지원 뒤따라야"

[에너지신문] 한국의 냉동·공조업계에 불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됐다.

17일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회장 노환용)에 따르면 지난해 전년대비 10%에 이르렀던 냉동 및 공조산업 부문 생산 시장의 성장이 올해에는 연말이나 되어야 보합되거나 아니면 오히려 위축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한국의 냉동공조 생산시장은 13조원으로 나타나 전년의 12조원에 비해 호황을 누리며 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협회는 “지난해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여름철 기온이 상승해 가정용 에어컨 업계의 호황을 누린데 따른 것일 뿐”이라며 “올해엔 그런 특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업계의 특성상 건설경기가 호황일 때에 덩달아 호황을 누리는 특성이 있지만 현재 건설경기가 어두워 향후 전망이 침체될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협회 측은 가정용 냉방업계는 그나마 국내 시장의 성장 요인들이 곳곳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반면 산업용 및 상업용 냉방업계는 더 이상 국내 시장에서 신규수요 창출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냉동공조협회 권혁중 총괄본부장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이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지만 중국의 저가형 제품의 대량생산 전략에는 아무런 대책을 세울 수 없는 정도”라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전 세계 냉동공조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고가형 프리미엄 제품으로 공략해야 한다”면서 현재 개발 및 지원이 가장 시급한 분야로 고효율 기능을 가진 냉매의 개발과 냉매를 장착하는 장비의 개발을 꼽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분야는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소업체의 경우에는 개발능력을 갖추고 있지도 못한 실정이다. 특히 정부의 이 산업 분야의 대응능력이 세계시장의 발걸음을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이 분야 R&D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히며 "신냉매 개발을 위한 R&D 투자와 더불어 조달기관을 통해 우선 구매 방식으로 업체에 지원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세계 냉동공조 시장은 미국과 일본을 합쳐 30%, 중국이 30%로 가장 큰 파이를 나누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 및 인도 시장이 나머지를 이루고 있다. 이 중에서 중국 시장의 약진이 가장 두드러지며 이미 다수의 다국적 업체가 진출해 있다.

협회는 이번 달 초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9 중국제냉전에서 한국관을 마련해 다수의 업체가 참가해 전시했으며 매년 전시에 참가해 중국시장 공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에서는 현재 짝퉁도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는 어떤 업체의 경우 전년도에 출시된 제품을 복제해서 출시하고는 해당업체 홍보부스의 바로 옆에서 소위 짝퉁 제품을 전시해 눈총을 샀다”며 이에 대한 대응전략 마련도 필요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 본부장은 “이제는 고효율, 다기능화 고가화로 가야된다”면서 “생산라인이 이미 다양화로 가는 추세 속에서 가정용이든 상업용 및 산업용이든 전반에 걸쳐 IoT, AI 및 외부제어시스템 등과 접목시키면 상당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는 "현재 국내 시장은 소위 포화상태로 국내에 기반을 둔 다수의 업체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업계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는 ICARHMA라고 불리는 전 세계 10여개 나라의 11개 협회를 회원으로 거느리고 있는 세계냉동공조협의회의 회원으로 매년 열리는 정기회에 참석해 세계 냉동공조 산업 시장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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