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부품 국산화 99%…글로벌업체도 시장 뛰어들어
‘무한 경쟁 시대’ 경쟁력 확보 위한 재정적인 지원 필수

[에너지신문] “한국과 일본이 주도하던 수소차 부품도 이제는 무한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과거에는 부품을 개발하고 만들면 대부분 수소차 안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가격 경쟁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중국에 밀릴 것이다. 앞으로는 기술을 선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구영모 자동차부품연구원 팀장이 ‘이젠 수소경제다 시리즈 5차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10일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최로 ‘이제 수소경제다’ 시리즈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전체 시리즈 토론회를 마무리하는 성격으로 진행됐다.

토론회의 주제는 ‘소재·부품분야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통한 산업생태계 강화 모색’으로 ‘수소차·연료전지 협력부품업체 현황’을 파악하고, ‘수소차·연료전지 핵심부품의 국산화 비율 제고’를 위한 입법과 기술개발 지원방안 등 업계와 학계, 정부 관계자 등의 의견을 듣는 자리로 마련됐다.

▲ 발제자로 나선 구영모 자동차부품연구원 팀장이 수소차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 발제자로 나선 구영모 자동차부품연구원 팀장이 수소차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구영모 팀장은 우선 수소차의 구동 원리와 이에 필요한 부품 소개로 발표를 시작했다. “수소차가 움직이려면 총 6가지 부품이 필요하다. 연료전지 스택과 수소저장장치, 수소공급장치, 공기공급장치, 열관리장치, 전장장치 등이다. 수소차는 이 부품들은 전기발생 원리에 따라 적절하게 배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소차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을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완성했다고 강조하며 국내 최초 수소 양산차인 ‘넥쏘’를 보여줬다. “넥쏘는 완성차, 부품업체 노력도 있었지만 세계 최고의 기술개발을 위해 기초부터 부품, 시스템, 차량실증까지 20년간 산․학․연․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술개발로 이뤄낸 차량”이라는 것이 구 팀장의 설명.

현재 수소 관련 부품의 국산화는 99%라고 설명했다. 이는 수소차를 만들기 위한 대부분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또한 구 팀장은 국내 수소 부품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했고 기술 경쟁력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에게 이 시장의 미래가 결코 녹록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부품은 국내 기업들이 충분히 만들 수 있지만 소재는 대부분 수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부품업계에서 수소차 부품 개발을 시작했고, 완성차업체들도 2020년 수소차 출시를 목표로 시장에 뛰어들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하며 ‘이제부터라도 경각심을 가져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경쟁력을 위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R&D’ 투자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공한 1개 기업에 독점을 주는 기존 ‘R&D’ 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2개 기업이 부품개발에 투입해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 좌장을 맡은 안국영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 좌장을 맡은 안국영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부 토론에는 수소차‧연료전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7명의 패널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안원호 중소벤처기업부 기업금융과장 직무대행과 최연우 산업통상자원부 신에너지산업과장, 안병기 현대모비스 상무, 전완재 모토닉 연구소장, 김영식 이엠솔루션 상무, 문상진 두산 퓨얼셀 상무, 곽효식 산업은행 팀장이 참석해 심도 깊은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안원호 과장 직무대행은 “수소경제 관련 업종이 ‘통계청 표준산업분류 기준(KSIC)’으로 별도로 구분되지 않아 정책자금 지원 실적 집계가 곤란하고, 실제 협력업체 지원 실적도 많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소차 핵심부품의 국산화를 위한 R&D 연계 융자 지원 △ 중소업체에 대한 시설투자 융자지원 △ 중소기업의 스케일업 지원 등 재정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최연우 신에너지산업과장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는 협력업체 장기 저리 정책자금 지원과 전력신산업펀드 활용 등 지원 정책과 함께, 신흥국(인도, 동남아 등) 수소차 패키지 수출지원 등의 해외 수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영범 현대모비스 연료전지사업실장은 현대모비스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수소전기차 넥쏘 파워트레인을 충주공장에서 연 7000대 규모로 생산 중이고, 2022년까지 4만대 규모로 증산할 예정”이라고 소개하며 “화학, 기계, 소프트웨어 등 다분화의 영역에서 다수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계속해서 신규 협력업체를 발굴해 공동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제 수소경제다’ 시리즈 토론회를 주최한 권칠승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제 수소경제다’ 시리즈 토론회를 주최한 권칠승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편, 금융권의 역할에 대해서는 곽효식 산업은행 팀장이 지원 방향을 제시했다. “우리는 다양한 기업대출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연료전지 스택, 수소탱크 등 제조 분야 지원 △ 수소 플랜트 등 수소생산 공급 지원△ 기술개발, R&D 등 수소경제 관련 분야 지원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이끈 권칠승 의원은 “이번 토론회가 수소차·연료전지 중소·중견기업의 산업생태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만큼 이 기회를 통해 우리경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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