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 및 기업과 교섭 난항...최대 3000억엔 손실 전망

[에너지신문] 일본 히타치 제작소가 영국에서 진행 중인 원전 건설 계획을 사실상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히타치는 3조엔(약 30조 92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의 출자와 관련, 영국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벌여온 교섭이 난항을 겪으며 고심 끝에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히타치는 내주 소집하는 이사회에서 영국 원전 계획 중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설계와 공사 준비 등을 추진하면서 히타치는 매월 수십억 엔의 비용이 발생했으며 건설계획 정지에 따른 손실 2000~3000억엔을 2018년도 회계에 계상할 것으로 닛케이 신문은 보도했다.

히타치는 지난 2012년 영국 원전회사 호라이즌 뉴클리어 파워를 인수하고 이 회사를 통해 영국 중서부 앵글시 섬에 원자로 2기를 건설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 총사업비 3조엔 가운데 2조엔 이상을 영국 정부가 융자하고 나머지 9000억엔을 히타치, 일본 정부 및 기업, 영국 정부 및 기업이 각각 3000억엔씩 출자한다는 자금부담 계획을 수립했으나 도쿄전력 등 핵심기업들이 발을 빼면서 일본 내에서 출자자 모집이 난항에 봉착했다. 이에 히타치는 지난해 말 영국 정부에 추가자금 제공을 요청했으나 사실상 거부당했다.

향후 히타치는 영국 정부와 협상을 계속하며 원전 건설 재개를 검토할 방침임을 밝혔으나 건설 재개를 위해서는 사업 계획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한 만큼 이대로 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닛케이 신문의 분석이다.

영국 원전에서 히타치가 사실상 손을 떼면서 아베 정부의 원전 수출정책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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