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 최근 동향 및 보안 이슈

[에너지신문]스마트그리드(Smart Grid)는 기존의 전력망(Grid)에 정보통신 기술(ICT)을 접목해 전력망을 지능화·고도화함으로써 고품질의 전력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력망을 말한다.

스마트그리드는 에너지효율 향상에 의해 에너지 낭비를 절감하고, 신재생에너지에 바탕을 둔 분산전원의 활성화를 통해 에너지 해외의존도 감소 및 기존의 발전설비에 들어가는 화석연료 사용 절감을 통한 온실가스 감소효과로 지구온난화도 막을 수 있게 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hyper connectivity) 시대가 돼 더더욱 ‘전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주요 구성요소로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지능형 원격검침 인프라(AMI),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전기차 및 충전소, 분산전원, 신재생에너지, 양방향 정보통신 기술, 지능형 송ㆍ배전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차세대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 먼저 전력망을 지능화해야(Smart Power Grid) 하고,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전력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야(Smart Place) 하며, 전력망과 전기자동차가 양방향으로 자유롭게 접속하는 시스템을 갖춰야(Smart Transportation) 한다.

이 글은 센서의 발달, IoT의 실현 등 배경 기술이 뒷받침되고 있는 시점에서 스마트그리드가 현실화되고 확산,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신산업의 중심에 있는 스마트그리드 관련 최근 동향 및 보안 이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ESS로 전기 수급 위기 극복 및 효율적 에너지 사용 유도

에너지인터넷 혁명으로 변신 중…한국도 신규사업 추진해야

▲ 배전용일체형ESS.
▲ 배전용일체형ESS.

◆한국 및 세계의 스마트그리드 동향은

현재 정부는 ESS 보급을 확대해 전기 수급 위기를 극복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유도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 12월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구축해 2MVA급 ESS를 개발해 현장에서 실증을 추진해 검증된 관련 기술 확보 및 산업현장과 대형 빌딩에 적용 가능한 에너지효율화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 ICT는 2015년에 신안 팔금도에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ESS를 구축했고, 추자도를 에너지자립섬으로 만들기 위한 소규모 전력망인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현대차는 노후화된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준비 중으로, 지난해 6월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핀란드 바르질라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아울러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쏘울 EV의 재활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1MWh급 ESS 설비를 구축하는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세계 ESS 시장은 각국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기반으로 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영국의 경우 태양광, ESS를 연계해 설치를 하면 세금 감면 혜택까지 주고 있으며, 미국 역시 ESS 의무 규정, 설치 지원금 제도를 만들어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독일 BMW는 전기차 중고·폐배터리를 활용한 가정용 ESS를 제작해 현지 1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중이며, 일본 닛산도 전력회사와 손잡고 중소형 ESS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상용 제품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스마트그리드 구축 사업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AMI 설치이다.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AMI 구축과 스마트미터 보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AMI는 원격검침 모뎀을 설치해 양방향통신이 가능한 지능형전력계량시스템을 말한다. AMI는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다. 스마트미터, 통신망, 계량 데이터관리시스템과 운영시스템으로 구성되고 스마트미터 내에 모뎀을 설치해 양방향통신이 가능한 지능형전력계량인프라이다.

최근 한국전력이 제안한 한국형 고속전력선통신(PLC: Power Line Communi

cation)을 이용한 AMI 통신 규격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로부터 최종 승인됐으며, 국제표준으로 공식 발간됐다. 한국형 PLC의 스마트미터 국제표준 등재는 한국형 고속 PLC 기반 AMI 기술의 대외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HEMS는 에너지효율 향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관리체제를 일정한 절차 및 기법에 따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전사적 에너지관리 시스템을 말하는 것으로 소프트웨어로 관리된다. 포스코건설은 부산 동래구에 오픈한 ‘동래 더샵’에 HEMS를 적용해 가구별로 에너지 사용 알림 및 지침을 제공해 에너지절감을 도와줘 가구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마곡지구 스마트에너지시티 조성계획’에 따라 마곡지구의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도심에 분산된 대형 공공건물의 경우 주민센터 중심의 공공건물 에너지 자립 모델을 도입하고, 공동주택 대상으로는 지역밀착형 에너지관리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스마트그리드 구축 시에 사이버-물리적 시스템의 취약점이 발생하면 많은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기술은 이전에 설명한 AMI라고 할 수 있다. AMI는 계량기 데이터를 전기공급업체에 무선으로 전송하기 때문에 현장 미터기 판독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뿐더러 언제 어디서나 전력 소비 및 가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신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는 통신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하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 중 탈취와 변조의 위험이 있다. 따라서 데이터 손상은 전체 사이버-물리적 시스템이 공급, 소비, 계량 및 청구의 과정에서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조사 기업 파이크 리서치(Pike Research)는 현재의 스마트그리드 보안 상태를 가리켜 “혼돈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선구자인 안드레 카발로는 스마트그리드 보안이 복합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완벽한 보안을 위해서는 통신망 차단장치와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그리고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카발로는 기존의 보안 상황에 대해 “애플리케이션 데이터센터로부터 발전시설로의 보안은 꽤 훌륭하지만, 통신망 종단장치에서부터 발전시설이나 데이터센터 사이의 보안은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미래엔 소규모 분산 발전 시대 찾아올 것”

▲ HEMS를 적용해 가구별 에너지사용 지침을 제공하는 포스코건설의 '동래 더 샵'
▲ HEMS를 적용해 가구별 에너지사용 지침을 제공하는 포스코건설의 '동래 더 샵'

스마트그리드의 미래는 과연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가장 정확한 대답은 아마도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IOE(Internet of Energy)가 아닐까 생각한다.

‘에너지혁명 2030’의 저자인 토니세바는 “센서, ESS, 전기자동차, 태양광,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6가지 기술이 기존의 에너지·교통 산업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다. 에너지인터넷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부터 태양광발전이 기존 발전 방식을 압도하고, 2030년엔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변화를 이끌 6가지 기술로 센서, 에너지 저장, 전기자동차, 태양광,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제시했다.

또한 라지트 가드 UCLA대 교수는 “세계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빅데이터와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기술을 융합해 에너지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과거 공기업이나 대기업은 경제성만 따지는 대규모 발전 산업을 했지만, 앞으론 소규모 분산 발전 시대가 올 것이다. 국내 기업도 이 같은 흐름을 인지하고 저마다 대처 방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의 장기 비전과 사업 환경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입된 스마트그리드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전력 IT 10대 기술개발 과제’로 선정된 후, 2012년에는 법률에 의해 ‘제1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이 수립된 이후에는 에너지 신산업에 밀려 단어조차 생소할 정도로 축소됐다.

세계 기업들은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에너지인터넷 혁명’의 흐름에 올라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은 에너지 신산업과 관련해 정부의 장기 비전이 미흡해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2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과 연계한 신규 사업을 시급히 편성해 추진하고 한전, 스마트그리드협회 등 유관기관과 공조를 통해 연계 산업들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 기고는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 Report)에 실린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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