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산업 긍정의 흐름, 올해도 이어진다
풍력산업 긍정의 흐름, 올해도 이어진다
  • 차동렬 한국풍력산업협회 실장
  • 승인 2019.01.04 1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해상풍력 REC 가중치 상향 등 성과 이뤄
풍력업계, 전진 위해서는 주민수용성 눈여겨 봐야

[에너지신문] 1887년 경복궁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건청궁 처마 끝, 물불이라는 이름의 전등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빛을 밝혔다. 이는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지 불과 8년 후의 일로, 당시 이 전깃불을 밝히기 위한 전력은 재생에너지원의 하나인 수력발전을 통해 공급됐다.

궁 앞의 연못물을 끌어다 아래로 떨어트려 전기를 생산했으므로 물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잦은 고장으로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했기 때문에 건달불이라고도 불리었다 전해진다. 이로부터 약 10년 후인 1898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회사이자 한국전력의 모체인 ‘한성전기’가 설립돼 전력사용의 혜택이 민간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후 우리나라는 수력과 지하자원이 풍부한 한반도 북쪽에 발전소를 다수 건설했으나, 분단으로 전력공급이 제한되며 극심한 전력기근에 시달리게 됐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상대적으로 건설기간과 비용이 적게 소요되는 화력발전설비를 다수 확충하며 전력난 해결을 위해 노력했고, 1980년대 전력보급률 100% 달성으로 그 결실을 맺었다. 이는 곧 제조업 기반의 경제성장의 동력이 됐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뜨거웠던 고속성장의 열기는 차츰 사그라지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전력 분야에서도 전기를 ‘얼마에’ 공급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생산된 전기를 공급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1988년 ‘대체에너지개발촉진법’을 제정한 이래 전력분야 지속가능 성장의 초석을 마련하고자 꾸준히 R&D 자금을 투입하며 산업육성을 모색해왔다. 이는 2005년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으로 개정되며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에 대한 방향성을 구체화시켰으며, 재생에너지 산업계를 지지하는 축이 됐다.

다만 지금까지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노력은 정부와 일부 에너지 관련기업에만 해당됐던 게 사실이다. 대중의 관심과는 거리가 먼 일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2010년 일본 후쿠시마를 강타한 강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와 거듭되는 국내 지진 발생으로 안전한 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출근길 마스크를 챙기는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안전은 물론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청정한 에너지에 대한 요구가 대중에게까지 번지며 비로소 정부와 산업계뿐만이 아니라 민간에게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지지를 받게 됐다.

같은 시기에 세계 각국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2015년 개최된 UN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1)를 통해 총회에 가입한 197개 당사국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설정한 것이다. 또한 구글, 애플, 스타벅스, 버버리 등 다양한 분야의 158개 글로벌 기업들이 그들의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이니셔티브에 자발적으로 가입하며 재생에너지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동안 우리나라 정부도 2017년 12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는 보급 목표가 구체적 수치로 설정됐기에 산업 성장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2018년 한 해, 풍력 산업계에는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해상풍력 REC 가중치가 상향조정됐으며, 지자체 주도의 계획입지 도입을 위한 초석인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설계 사업 또한 시작돼 5개 지역이 해상풍력 타당성평가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는 초대형 풍력터빈 개발을 위한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최근 블레이드, 증속기기, 발전기 및 전력전환장치 등 풍력발전기의 주요부품을 지정하며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새로운 지원책 도입을 예고했다.

특히 COP21에서 설정했던 2030년 BAU 대비 온실가스 배출 37% 감축목표 중 1/3에 해당했던 국외감축분(11.3%)의 상당부분을 국내감축분으로 전환함으로써 전력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한층 더 강화된 것도 간접적으로 우리나라 풍력산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이처럼 외부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정작 현장에서는 아직 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원인으로 계통연계 문제, 입지규제 심화 등 몇 가지를 꼽을 수 있겠으나 최근 가장 심화되고 있는 문제는 낮은 주민 수용성으로 인한 민원 문제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산학연은 인허가 및 규제 개선을 위해 한 목소리를 냈으나 주민 수용성 제고 문제는 온전히 해당 발전사업자의 몫으로 남겨두곤 했다. 수용성 문제를 산업 전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개별 사업의 문제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풍력발전이 건강을 해치지 않으며, 농·축산업과 양봉업 등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전 세계적으로 다수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는 주민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막연한 불안감 앞에서 힘을 잃었다.

우리 풍력산업계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 점에 대해 보다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역주민의 범위와 경계를 구분 짓는 작업을 수행하고 적절한 지원 가이드라인을 제시함과 동시에,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근 주민들이 거부감 없이 풍력발전을 받아들이고 친근하게 실생활에 안착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발표 이후 약 1년이 지났다. 어쩌면 예상보다 더딘 성장에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시간동안 우리는 풍력업계의 성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이렇게 1년간 지속된 긍정적 변화의 흐름이 희망찬 2019년에도 우리 업계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