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미래, 태양에너지 활용 여부에 달려
선도국 뒤쫓는 추격자에 만족해선 안 돼

◆ ‘아낌없이 주는 나무’

[에너지신문] 셀 실버스타인. 그는 1950년대 미국 군인으로 우리나라에서 복무한 적도 있고, 시인이자 만화가, 아동문학가, 극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작가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원제: The Giving Tree)’는 1964년 발표된 그의 대표작이다.

“한 소년이 자라서 노인이 되기까지 모든 생애 동안 묵묵히 자신의 모든 것을 소년을 위해 아낌없이 주는 나무, 마침내 그루터기 밖에 안 남았지만 피곤에 지쳐 찾아온 노인에게 앉을 자리를 주며 행복해 하는 나무, 전 생애를 한 소년을 위해 아낌없이 주는 것만으로, 자신이 소년에게 무언가 줄 수 있어서 나무는 행복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단순한 줄거리이지만 지금도 전 세계인의 영혼을 적시며 사랑을 받고 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이렇듯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이기적인 탐욕에 빠져 참사랑을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참된 자비와 사랑을 일깨우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 인간과 모든 생명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자비와 사랑을 베풀어주는 것이 너무나 많다. 지구라는 생명의 터전 자체가 우리에게 자비와 사랑의 선물이기도 하거니와 물과 공기도 그렇다. 또한 햇빛도 그렇다.

인류가 아무리 떵떵거리며 만물의 영장이라 큰소리 쳐도 지구가 없다면, 물과 공기가 없다면, 그리고 햇빛이 없다면 우리 인간의 존재는 바람 앞의 촛불보다도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인간들은 고마워하기는커녕 스스로 존재 기반을 허물며 스스로의 무덤을 파고 있다. 인류 자체가 파멸하는 때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인류도 자비와 사랑을 아낌없이 베푸는 길 밖에 없다. 나는 햇빛이야말로 인류가 지구에게, 뭇생명에게 그리고 인류 스스로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베푸는 자비와 사랑이라 확신한다.

◆햇빛은 생명의 근원이자 원동력

태양은 초당 3.85×1026W의 에너지를 방출한다고 한다. 이는 1시간에 1.386×1030W, 하루에 3.3264×1031W, 1년이면 1.214136

×1034W 이니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 아닐 수 없다.

그 중 약 1/22억의 에너지가 지구에 도달하고, 우주로 반사되는 30%를 제외한 70%가 실제 지구표면에 도달한다. 하지만 그 양도 약 51만TW에 이르니 엄청난 양이라 하겠다.

이 에너지가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체에 생명을 불어넣고, 생태계를 존재하게 하고, 지구 자체를 유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지구의 연간 전력소비량 9297GW(2017년 IEA 기준) 보다 약 5만 4867배 더 많은 에너지다. 인류가 연간 소비하는 전력보다 5만배가 넘는 태양에너지가 지구에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론상으로 인류가 태양에너지 0.01%만 제대로 활용해도 전세계 전력 문제는 해결되고도 남는다.

인류는 햇빛으로부터 너무나 큰 은혜를 입고 있다. 1억 4900만km 떨어져 있는 태양에서 빛의 속도로(초당 30만km) 8분 20초 달려와 아낌없이 무한의 에너지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인류뿐 아니라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햇빛으로부터 시작되어 햇빛으로 성장하고 햇빛으로 생명의 빛을 발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류는 그동안 햇빛을 너무나 낭비해왔다.

◆태양에너지는 생명살림의 에너지

그동안 인류가 에너지를 얻는 과정은 파괴적이고 폭력적이었다. 지구 생태계가 견딜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본질적으로는 지구의 자원을 약탈하여 인류를 위한 에너지로 바꿔서 쓰는 것의 반복이었다.

나무를 벌목하고, 석탄을 캐내고, 석유를 채굴해 인간을 위해 사용함으로서 산림은 파괴되고 사막화는 가속됐고 대량의 온실가스 배출과 미세먼지로 인한 지구온난화, 이상기후로 경제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이제는 인류조차 멸종될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꿀벌이 꽃을 해치지 않고 꿀을 따듯이, 인류가 인간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최고의 혁명이라 단언할 수 있다. 약탈과 파괴의 에너지 획득방식에서 서로를 살리는 에너지 획득방식으로의 전환은 그것 자체가 혁명이자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가 열리는 것을 의미하는 까닭이다. 인류의 미래는 태양에너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태양에너지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면 인류는 새로운 문명 시대에 진입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 새로운 문명의 시작

나무를 사용한 불의 이용(열에너지)은 난방, 음식의 조리, 농경지 개간, 금속의 제련 등을 가능케 해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와 철기시대로 진입하게 했다. 석탄을 사용한 증기기관은 면직물의 대량생산과 교통수단의 변화, 육체노동자 탄생 등 1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됐다. 석유를 사용한 내연기관은 새로운 동력기술혁신으로 각종 대량생산 제조업을 발전시켰고, 이후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혁신으로 지식정보사회를 여는 등 2차, 3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됐다.

앞으로 태양광 발전은 인공지능 빅테이터 기반의 초연결사회인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되고, 이를 통해 누구나 에너지를 자유롭게 생산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국가간, 개인간 무한경쟁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 국가와 국가, 인간 상호 간에 상생하는 참다운 영성시대가 열릴 수 있으리라 믿는다.

물론 지금은 겨우 첫걸음을 뗐을 뿐이다. 기술적 한계로 인해 태양광발전이 타 에너지원에 비해 효율성, 안정성이 떨어지고 저장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속도로 세계 태양광 시장은 확대되고 있다.

이미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에 신규 에너지 투자의 90% 이상이 몰리고 있다. 2025년 쯤이면 세계 태양광 발전단가가 석탄은 물론이고 원자력발전이나 가스발전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발전 기술이 가속화하면 현재 20% 안팎인 발전 효율이 50% 이상으로 향상되고, 저장능력도 극대화돼 누구든지 자유롭게 태양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프로슈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혀 새로운 형태로 직접적으로 태양에너지를 얻는 혁신기술이 발명되리라고 본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정부는 단순히 EU나 재생에너지 기술 선도국의 뒤를 쫓는 추격자 위치에 만족하지 말고 ‘퍼스트 러너’가 되겠다는 확고한 목표 아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태양광의 경쟁력에 국가의 미래가 달렸음을 자각하고, 과감한 투자와 육성책으로 국가 전략수종인 태양광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산업과 시장과 상호보완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전 독점의 획일적 중앙집중식 전력수급체계를 혁신해 분산형 전력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시민이나 기업이 자유롭게 에너지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전력거래제도를 활성화하고 누구든지 프로슈머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업들이 ‘RE 100’에 동참할 수 있도록 매전과 자가발전의 가격체계를 통일하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 제공으로 확실한 동기부여도 필요하다. 그리고 기업들도 명운을 걸고 고효율 제품과 미래형 태양광 개발을 위한 기술혁신에 나서야 한다.

산업육성 측면에서는 △기술개발 및 투자지원(투자세액 공제 일몰 연장과 확대) △업계협업·표준화 등을 통한 비용경쟁력 강화 △R&D 확대 △고효율 국산제품 장려 △중소 재생에너지 기업 금융 지원(대출금리 상한설정 가산금리 인하 여신 담보조건 완화 인수합병 융자지원) △해외진출 역량강화(팀코리아 체제 구축 통합정보플랫폼 구축 무역보증보험 한도 확대 및 환차손 대응 등 수출금윰 지원) △해외 태양광발전소 개발역량 강화 등 밸류체인 별 특성화된 산업 육성책이 마련돼야 한다.

또 시스템 정비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컨트롤타워 구축, 각 지자체별 재생에너지 부서 담당자 마련 및 원톱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시장(보급·확대) 측면에서는 △인식개선 및 홍보확대 △주민 수용성강화(주민참여 확대 이익공유 통한 주민-사업자-시공사 상생시스템 구축 사업정보 제공 컨설팅)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중재조정 마련 △과도한 이격거리 등 불필요한 규제 개선 △영농형 수상 태양광 활성화로 대안입지 마련 등의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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