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천연가스 역할 중요하다

오영삼 한국가스공사 책임연구원.
오영삼 한국가스공사 책임연구원.

[에너지신문] 예전에 우리 인류의 가장 큰 고민으로 ‘인구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인한 식량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하고 걱정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인구의 증가로 인한 문제보다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우리의 고민은 더 이상 먹는 문제가 아닌 ‘우리의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에너지원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까’로 전환됐다.


미세먼지 주요 원인, 내부 요인도 큰 비중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1만 5000대 목표

▲ LNG를 이용한 복합 충전설비 개념
▲ LNG를 이용한 복합 충전설비 개념

◆ 에너지 사용 증가에 따른 환경오염은 필연적 결과…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 필요

산업의 발달로 우리 삶은 보다 편안해 지고 있으며 그러한 편리함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요구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에너지 사용 증가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환경오염 문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증가는 지구 온난화를 가중시키고 있으며 그 결과 지구 곳곳에서 기상이변으로 인한 잦은 태풍과 기록적인 폭우 또한 한파 등은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세먼지 문제는 지구 온난화 문제보다도 오히려 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해 언제부터인가 거리에는 마스크를 한 사람들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뉴스에서는 이제 미세먼지 농도를 예측 보도하는 것이 일상화 됐다. 따라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부활동을 자재해야 할 만큼 미세먼지 문제는 우리에게 도전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으로 부터의 영향이 크다는 보고도 있지만 내부적으로도 석탄발전소 배가가스 뿐만 아니라 경유차량 배가스 등으로 인한 내부적인 요인 또한 크다고 보고됐다.

특히 경유 자동차의 배기가스가 수송분야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의 60% 이상 차지한다는 것이 밝혀져 최근 클린디젤 정책이 중단됐으며 오래된 디젤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거나 폐차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로 달했으며 이에 따라 수소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에너지 기본계획을 통해 미래 에너지를 수소로 정했고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10만대에 수소충전소 900개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수소경제사회 실현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일본과 발을 맞춰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1만 50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수소스테이션 구축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100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충전소에서 수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또한 경제적으로 확보해 수소전지차에 충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해결책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효성이 수소전기차 전용의 700바급 수소 충전시스템을 공급한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수소충전소.
효성이 수소전기차 전용의 700바급 수소 충전시스템을 공급한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수소충전소.

◆ 천연가스 개질은 가장 효과적으로 수소스테이션에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

수소는 석유화학공정의 부산물로 생성되기 때문에 이를 정제 후 수소전치자의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 수소충전소는 이러한 부생수소를 튜브트레일러로 수소스테이션 현장에 운송한 후 디스펜서에 연결해 수소충전소를 운영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수소를 현장에서 고가의 수소제조설비를 구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부생수소 생산지에서 수소스테이션이 설치된 장소까지 운송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별도의 고압 수소압축기를 설치하지 않은 한 튜브트레일러 압력만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700bar의 고압 충전보다는 350bar의 저압 충전이 이뤄져야 하고 또한 튜브트레일러 내 수소압력이 350bar미만으로 될 경우 그 나머지 압력을 이용할 수 없어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도심지 내에서 수소운송의 어려움과 수송 및 이용과정에서의 비효율성 때문에 현장에서 수소를 생산해 수소스테이션에 공급하는 방법이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수소를 가장 쉽게 간편하게 생산하는 방법은 비교적 단순한 설비인 수전해 설비를 통한 수전해 방식이다.

전기가 있는 곳에서는 어디든지 수전해 장치를 설치해 언제든 쉽게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문제는 화석연료를 이용해 얻어진 고급에너지인 전기를 다시 수소를 만드는 방법이 과연 바람직한 방향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만일 전기가 태양광, 풍력발전 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원에서 얻어진다면 신재생에너지원의 간헐적인 특성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소를 만들어 저장 후 필요할 때 연료전지를 이용해 다시 전기를 만든다거나 아니면 수소전지차에 연료로 사용한다면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원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를 이용한다면 기존 화석에너지를 이용하는 또는 일부 원자력에서 생산된 전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물의 수전해 방식으로 대량수소를 생산한다는 방법은 고려의 여지가 많다.

현재의 기술로서 가장 경제적으로 수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천연가스의 수증기개질을 이용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방법으로 천연가스를 100만큼 투입하면 수소는 400만큼 얻을 수 있지만 100만큼의 이산화탄소가 생성된다.

따라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생성물의 20%는 이산화탄소가 포함되며 이와는 별도로 반응열을 공급해 주기 위한 개질기 내의 연소기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까지 고려한다면 25%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한다.

즉 수증기 개질방법으로 얻어지는 수소 역시 지구온난화 가스 배출이 전혀 없지 않다는 사실은 우리가 인지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천연가스 배관망이 잘 구축돼 있는 경우 부생수소를 수소스테이션 설치장소까지 번거롭게 운송할 필요없이 현지에서 수소를 편리하게 생산할 수 있는 천연가스 개질방법은 수소스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뿐 만 아니라 수소전지차에 가장 경제적으로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가장 경제적인 수소개질은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
환경위한 LNG연계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 필수적

▲&nbsp;울산에&nbsp;투입되는&nbsp;수소전기버스.(사진제공:&nbsp;현대자동차)<br>
▲울산에 운행중인 수소전기버스.(사진제공:현대자동차)

◆ LNG충전소와 연계한 수소충전소 구축을 통해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해야

이러한 천연가스 개질 방법을 이용해 수소스테이션을 구축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설치 대상지가 천연가스가 배관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다른 나라 대비 도심지를 중심으로 천연가스 배관망이 잘 구축이 돼있다. 그러나 도심지 밀집지역에 내에는 수소스테이션을 구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천연가스 배관이 없는 장소를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된다.

이러한 경우 천연가스 배관의 신규설치가 쉽지 않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되기도 한다. 특히 수소전지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수소스테이션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고속도로 휴게소 내에는 천연가스 배관이 연결돼 있지 않고 천연가스 수요가 크지 않아 많은 비용을 투자해 배관을 새롭게 매설하는 방안은 낮은 경제성으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내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배관이 필요 없는 액체천연가스(LNG)를 이용한 천연가스 공급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LNG의 경우 LNG탱크로리로 공급되기 때문에 현장에 LNG탱크를 설치한 후 LNG를 기화시켜 기체상태의 천연가스를 개질기에 공급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초저온 액체 저장기술의 발달로 LNG형태로 천연가스를 운송 및 저장하는 방법이 활성화 되고 있으며 이 방법을 이용한 도서지역 등 원격지에 천연가스를 공급 방법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 또한 해상 환경규제 강화추세에 따라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LNG연료 추진선박이 개발되고 있으며 여기에 LNG를 공급하기 위한 LNG벙커링 설비 구축이 준비되고 있다.

이러한 경우 LNG탱크 또는 LNG탱크컨테이너를 이용한 소규모 LNG운송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LNG를 그 자체로 저장해 사용하는 LNG트럭 또한 개발이 되어져 있으며 LNG충전소의 보급 또한 증가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의 경우 LNG차량보급이 활성화 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경우 이미 26만대 이상의 LNG트럭이 운행되고 있으며 3200개소에 LNG충전소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LNG충전설비와 수소충전소를 연계할 경우 천연가스 배관망이 없는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충분히 천연가스 개질을 이용하는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또한 LNG충전소와 수소충전소와 결합한 복합충전소를 구축할 경우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LNG트럭 보급 확대와 함께 수소전지차 보급에 지대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수소전지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 수소충전소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있다.
수소는 수소충전소에서 수소를 700 bar로 압축저장 후 차량에 설치된 수소탱크에 충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압축천연가스 자동차의 경우에는 현재 200 bar의 압력으로 차량에 충전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수소충전소와 CNG충전소는 압력만 다를 뿐 같은 압축저장방식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수소충전소 관련 규제만 완화되고 있는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LNG저장의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낮은 16 bar미만의 압력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압력으로 인한 위험성이 훨씬 낮음에도 불구하고 LNG충전소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현실성을 반영한 규정으로 개선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환경을 고려해 수소전지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는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LNG충전설비와 연계한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방안은 아주 적절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LNG충전설비 확대는 향후 LNG벙커링 인프라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LNG차량 및 LNG연료 추진선박의 보급에도 힘을 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환경을 생각해 수소에너지를 선택한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또한 향후 더 좋은 수소생산 방법을 찾기 전까지는 LNG는 훌륭한 수소제조를 위한 원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수소경제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소규모 LNG 시장을 먼저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걱정 없이 외부활동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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