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개월 국제 유가에 비해 국내 가격 상승 19일 더 많아

[에너지신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강정화)는 30일 국제유가 하락을 반영할 경우, 향후 국내유가를 108원 추가 하락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절반 이상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고, 작년 가구 한 달 평균 지출 255만 원 중 교통비 비중이 14.4%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돼 석유제품 가격은 가계 소비 규모와도 직결돼 있다.

이에 지난 6일 정부는 내수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와 서민 등의 부담 완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유류세 15% 인하 정책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또한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제유가가 10월 정점으로 하락 추세로 들어섰다고 밝혔다.

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유류세 인하 및 국제유가 하락의 효과가 국내 주유소에 제대로 반영되는지 검토했다.

■ 국제유가 하락에도 국내유가 반영은 미흡

협의회는 유류세 인하 정책으로 인해 휘발유는 123원/L, 경유는 87원/L의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류세 인하 정책 발표 전 두바이유가 최고 가격이었던 날은 10월 4일 593원이었고, 유류세 인하가 적용된 11월 18일 가격은 120원이 하락해 473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하락분에 유류세 인하분인 123원을 더하면 총 243원의 하락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보통휘발유 경우 유류세 인하 정책 발표 전 최고 가격은 1일 1690원이었고 18일 가격은 135원 인하된 1555원에 그쳤다.

이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협의회는 18일 기준, 108원의 가격 하락 여지가 남아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10월 초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 하락세가 7~8주간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가공ㆍ유통비 등의 추가 요소를 반영한다 해도 국제유가 하락의 국내유가 반영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 국제유가와 국내유가의 하방경직성ㆍ비대칭성 여전

협의회는 국제유가와 국내유가의 공시일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국제유가는 주말을 제외한 평일만 가격이 공시되고, 국내유가는 주말을 포함해 매일 가격이 공시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0개월간 두바이유의 공시일은 216일이며, 국내유가의 공시일은 304일이다.

또한 공시일을 기준으로 상승일수와 하락일수의 비율은 국제유가는 상승일이 55%, 하락일이 43%인데 반해, 국내유가는 상승일이 74%, 하락일이 25%로 국제유가에 비해 상승일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시일 100일 기준으로 국내유가 상승일이 국제유가 상승일보다 19일이 많고, 하락일은 18일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결국 국내 주유소 가격이 국제유가의 변동에 대해 상승일은 더 많이 하락일은 더 적게 잡음으로써 편익을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 2016년 영업이익률 최고…소비자 가격 반영 안해

협의회는 정유사 매출액은 2015년부터 감소했지만 2017년부터 2018년 반기까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하다가 2015년부터 영업이익률이 3.6%~4.8% 사이로 전환해 꾸준히 증가해 5%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말했다.

특히 1월 국제유가가 23달러로 역사적 저점이었던 2016년에 SK에너지 6.1%, GS칼텍스 8.8%, 현대오일뱅크 7.1%, S-OIL 9.9%로 정유사 TOP 4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8%대로 나타났다. 저유가 시기인 국제유가 수준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정유사 및 주유소의 마진으로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국내유가가 빠르게 오르고, 국제유가가 내릴 때는 국내유가가 천천히 내리는 하방경직성과 비대칭성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하락 기조 속에 정유사는 꾸준한 영업이익의 상승으로 정유사와 유통사인 대리점 및 주유소 편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국가유가도 10월 첫째주 이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누릴 것으로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와 더불어 국제유가 하락에 대한 추가적인 인하 여력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부당하게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고 지속적인 물가감시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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