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달영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 책임연구원

정부는 지난 2005년 발표한 ‘수소경제 마스터플랜’의 세부이행사업의 일환으로 수소연료전지 산업화를 위해 지난 2006년 8월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을 시행했다.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은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의 대규모 실증사업을 통한 연료전지 시스템을 실제 이용 시 실측 데이터 수집을 통한 연료전지 시스템의 내구성, 신뢰성 확보 및 가격저감을 유도해 초기 시장형성에 필요한 보급기반 확보를 위한 사업이다. 2011년까지의 3차년도 과정을 통해 정부예산 205억원과 민자 215억원 등 총 420억원이 투입됐다.

그동안의 추진경위와 사업성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참여기관

한국가스공사가 주관을 맡았고 1차년도에는 대구도시가스(現 대성에너지), 부산도시가스, 해양도시가스, 충남도시가스, 대한도시가스, 경남에너지, 경동도시가스, 예스코, 삼천리, 중부도시가스가 참여했다.

2차년도에는 전라북도, 대전광역시, 경기도, 경상남도, 서울특별시, 대구광역시 등 지자체와 경남에너지, 삼천리, 예스코, 대한도시가스, 에너지기술연구원, 대구도시가스, 서해도시가스, 전북테크노파크, 한진도시가스, 인천도시가스 등의 도시가스사와 위탁기관이 참여했다.

3차년도에는 서울특별시, 경기도, 강원도, 경상남도, 전라북도 등 지자체와 도시가스사와 위탁기관이 참여했다.

▲주요 연구내용

5년간 국내에서 제작된 가정용 연료전지 210대가 다양한 지역, 환경 및 조건에서 실증 운영되며 국산화율이 80%까지 확보된다. 한국가스공사가 주관기업으로, 10개 도시가스사가 참여기업으로 참여해 2006년 8월에 1차년도 사업이 착수에 들어갔다.

본 사업을 통해 연료전지의 전기 및 열효율, 계통연계를 위한 전기의 질, 환경성 평가 등 실측데이터를 분석하고 운전방식의 정립, 기술적 문제점 해결 및 제도적 개선 방안 등이 마련된다.

또한 가격저감과 시스템의 내구성 향상, 부품 국산화율 향상 및 연료전지의 실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신규과제를 도출한다. 이를 통해 가정용 연료전지의 보급기반 조성 및 시스템 업체뿐만 아니라 관련 부품 상업의 동반 성장 기틀이 마련된다.

향후 연료전지 보급사업 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산화비율 및 의무국산화부품을 설정해 연료전지 시스템의 부품의 국산화를 촉진한다. 또한 모니터링 보급대수를 연차별로 증가시켜 제작사의 양산설비 기술 향상을 유도해 제품 가격을 연차별로 저감시킨다.

본 사업에서는 또한 시스템의 규격강화를 통한 내구성향상 및 상용화 촉진한다. 1차년도 및 2차년도 시스템의 시스템 규격(시스템의 크기 축소, 보조보일러 채택, 무질소 퍼지, 실외설치, 부분부하 운전, 리모콘 사용 등) 강화로 3차년도에 일반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의 제작을 유도했다. 또한 2차년도 시스템 운전목표를 5000kWh, 3차년도에는 1만kW로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해 시스템 내구성 향상을 도모했다.

▲지금까지의 성과 및 실적

▲ 1차년도 누적 발전량.

●1차년도 사업결과 (2006.8-2009.7)

지난 2006년 8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진행된 1차년도 모니터링 사업의 목표는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전이었다. 국내 연료전지시스템 제작업체인 GS퓨얼셀과 퓨얼셀파워가 각각 20기씩 총 40기의 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했으며 한국가스공사에 14기, 대한도시가스를 비롯한 전국 10개 도시가스사에 26기가 설치됐다.

처음 실시한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이었기에 과연 연료전지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하는 주위의 우려도 적지 않았던 터라 주관기관인 가스공사에서는 3년 동안 시스템 1기당 3000kW의 발전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1년도 채 안 돼 연료전지 40기 전부가 발전효율 30%, 열효율 40% 이상을 유지하며 1차년도의 발전목표인 3000kW를 초과 달성하는 기록을 보였다.

1차년도 모니터링 사업의 가장 큰 성과라면 국내에서 개발된 연료전지시스템의 실제운전 가능성을 확인한 것을 비롯해 연료전지의 고장원인이 주요 핵심 부품인 개질기 및 스택의 이상보다는 펌프나 필터와 같은 일반 부품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파악했다는 점이다.

가정용 연료전지의 보급활성화를 위한 기반 구축사업 또한 추진됐다. 연료전지 스택 및 주요 부품의 교체 등의 유지보수 교육이 도시가스사를 중심으로 2차례 추진됐다. 또한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 홍보 및 참여기관과의 정보공유를 위해 웹 모니터링 센터 및 모니터링 전용 홈페이지가 운영되고 있다(www.cleanfc.co.kr).

모니터링이 보다 체계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전기효율 및 열효율을 포함해 발전량, 열회수량 등 연료전지의 모든 상태를 자동점검해주는 평가장비를 구축했다. 또한 평가장비를 통해 향후 연료전지의 보급 시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계통연계 및 역송전을 위한 기본 자료를 습득하기 위해 수전전력 및 발전전력(전력, 전압, 전류, 주파수, 왜형률, 파워팩터)을 측정했다.

▲ 1차년도: 가스공사 내에 설치된 시스템.
1차 에너지 저감 효과 및 CO2의 저감 효과를 분석했고 연료전지 부품별 고장원인 파악과 고장횟수를 파악해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데이터를 취득했다.

현재까지의 1차년도 모니터링 사업을 통해 국내 연료전지 분야는 지난 몇 년 간의 그 어느 시기보다 기술 개발과 상용화로의 주변 환경 조성에 큰 성과들을 이뤄냈다.

기술적으로는 그 동안의 실험실 또는 유사 환경에서의 소규모 평가를 데이터의 신뢰성 확보가 가능한 수십대 규모로 국내의 모든 조건을 대표할 수 있는 실환경테스트를 장기간 진행함으로써 기본 성능, 내구성뿐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환경평가를 통해 향후 상용화에 대비한 중요한 기술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었다.

연료전지 상용화라는 공통의 과제인 시스템의 원가절감과 관련해서도 보급 초기 단계에서 시스템 제작 수량의 증가 및 부품 대량 구매에 따른 시스템 가격 인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으며, 한편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동안 기술 개발 자체에서의 원가 절감의 여지가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2007년 5월 29일에 총리공관에 연료전지 2기를 설치함과 동시에 총리 및 여러 귀빈을 초청, 운전 착수행사를 개최하고 언론에 적극 홍보해 연료전지의 안전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일반인에게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2차년도 사업 (2007.12-2010.11)

1차년도 모니터링 사업과 달리 2차년도 모니터링 사업은 서울시를 비롯해 경기도, 대구시 등 6개 광역단체가 1차년도 사업을 통해 경험을 축적한 도시가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여기에 시스템 제작업체로 효성이, 운영기관으로 서해·인천·한진도시가스가 새롭게 참여해 총 70기의 연료전지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 2차년도 누적 발전량.

1차년도에 도시가스를 중심으로 장소를 실내로 한정해 비교적 온화한 조건에서 시스템을 운영했던 것에 비해 2차년도에서는 실외에 설치해 운영했으며, 특히 혹한기에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사계절 운전을 실시했다. 또한 실제 일반가정에서의 사용을 기준으로 3단계 부하변동운전을 실시, 부하변동시 고장원인 및 주요부품의 성능변화를 파악하고 있다.

2차년도 모니터링 사업은 지자체의 참여를 통해 가정용 연료전지를 다양한 수요처로 접근토록 하는 기회를 열어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의 시작을 알렸다는 점에서 중요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기존의 통제된 장소에서 벗어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실험 환경을 다각화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게 돼 향후 연료전지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2차년도 모니터링 대상 70기중 서울시청에 4기 설치 운영을 통해 연료전지의 안전성 및 온난화 가스 저감 및 신에너지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이뤄지고 있으며, 2008년 8월 20일 총리공관 2기 설치, 2008년 11월 KIST 원장 공관 2기 설치 및 광역단체장 공관 설치를 통해 3단계 일반가정으로의 운영기반조성을 위한 모니터링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2차년도의 일부 시스템의 경우 실외의 악조건에서 16MWh이상 운영된 시스템도 있는데 이것은 실제환경에서 국내에서 운영된 시스템 중에 가장 장기간 운영된 예다. 이는 국내 연료전지 시스템의 내구성도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3차년도에는 과제 시작시 계획인 8000kWh를 넘어 목표 발전량을 1만kWh로 정해 운영키로 했다.

▲ 2차년도 시스템 운영 현황.

●3차년도 사업(2008. 12-2011. 11)

총 100대가 공급되는 3차년도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이 2008년 12월부터 추진됐다. 서울특별시 40대, 경기도 28대를 비롯해 강원도 4대, 경상남도 2대, 전라북도 1대가 운영되며 서울도시가스와 강남도시가스가 각각 3대, 2대의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각 지자체의 연료전지 시스템은 2차년도와 같은 방식으로 연료전지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도시가스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운영된다. 또한 한국가스공사에서 20대의 연료전지를 모니터링하고 이 중 선진기술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외국제품 수대가 운영된다. 가스공사에서 운영하는 20기 중 10대에는 순수 국산기술로 개발 제작된 연료처리장치가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가스공사에서 개발된 연료처리장치를 이용해 (주)효성에서 6대의 제품을 제작하며, GS퓨얼셀은 국가과제를 통해 자체개발한 연료처리장치 2대를, 퓨얼셀파워에서는 순수국내기술로 개발된 연료처리장치 2대를 제작해 가스공사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3차년도 모니터링 사업에서는 제품 사양을 기존보다 강화됐다. 온수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외부로 방출하지 않도록 수냉식에서 공냉식으로 제품사양을 변경하고 겨울철 동파 방지 및 효율 향상을 위한 시스템 설계기 보완됐다. 도시가스 회사를 포함한 운영사에 대한 제작사의 유지보수 교육도 수시로 추진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조건에서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실제 일반인이 거주하는 주거환경(파란 박스)에 설치해 국내 연료전지 시스템의 적용 가능성을 살펴보고, 아파트 실내에 시스템을 설치했을 때 소음이나 배가스등 환경조건을 평가하기 위해 아파트 시뮬레이션 장소에 설치해 환경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3차년도의 누적발전량은 약 10MWh로 현재 목표를 달성한 시스템은 없으나, 시스템이 계속 운영중에 있고 비교평가를 위해 외산의 시스템도 실증 운영중에 있다.

이 모니터링 사업의 결과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200대 이상 규모의 시범보급사업이 진행중이며 일본과 마찬가지로 실제 일반인이 고분자 연료전지시스템을 운영해 전기와 열을 공급받고 있다.

▲ 3차년도 시스템 운영 현황.

▲향후 계획 및 기대효과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은 가정이나 소형 건물에 적용되는 연료전지 시스템으로서 일반주택에서 전기와 열을 생산할 수 있는 열병합 시스템이다. 일본의 경우 고분자 연료전지 시스템은 대규모 실증 후 보급사업이 진행돼 2009년부터 매년 5000대 이상의 시스템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한국가스공사가 추진하는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을 통해 GS 퓨얼셀, 퓨얼셀 파워, 효성의 210대 시스템이 장기간 운영돼 내구성과 신뢰성을 검증중이다. 또 LS산전, 현대하이스코도 고분자 연료전지 시스템을 1기 제작해 한국가스공사에서 운영중에 있다.

모니터링 사업은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성과를 거뒀다. 우선 첫 번째는 기존에 설치 운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시스템의 성능 및 신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단계적으로 실현했다는 점이다.

둘째 시스템제작사와 부품사업자의 유기적인 개발 및 적용을 위한 네트워크가 수립돼 향후 연료전지의 국산화 비율 향상 및 보급 시 가격저감 등 국내 산업화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셋째 초기에는 국내 제작사들 간의 기술 비밀 등 한 배를 탔다는 인식이 부족했으나 이제는 전체적인 연료전지시장의 규모를 키워나가자는 공감대 속에서 서로의 의견을 제시하거나 공유하는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도 또 다른 성과라 하겠다.

이러한 모니터링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2010년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가정용 연료전지의 본격적인 보급이 착수된 것이 모니터링사업의 실질적이고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