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에 따른 전력판매량 증가 및 자구노력이 견인
연료비 상승ㆍ전력구입비 증가로 전년 동기대비 크게 줄어

한국전력 전경.
한국전력 전경.

[에너지신문] 한전이 올 3분기 영업이익 1조 395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 이후 이어져 왔던 영업적자의 터널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전은 13일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 1조 3952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누적(1~9월) 영업손익은 58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영업적자에서 올해 첫 흑자 전환한 것으로 지난 여름철 전력판매량 증가와 높은 판매단가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누진제의 한시적 완화에도 불구하고 여름철 전기 판매량 증가로 판매수익은 3847억원 증가했다.

한전에 따르면 하계 누진제 한시 완화 금액은 3587억원이었다. 7~8월 할인 대상 가구 수는 월평균 1670만 가구였으며 가구당 할인 금액은 월 평균 1만 2220원(전력기금, 부가세 포함)에 이른다. 그러나 판매량 증가율이 전년 동기 3.7%에서 올해 3분기 4.8%로 크게 오르면서 수익 증가를 견인했다.

한전의 자체적인 자구노력도 흑자전환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고유가 지속 등 대외환경 악화를 극복하고자 김종갑 사장 취임 이후 고강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한전은 올 연말까지 전력그룹사와 공동으로 2조 5000억원 규모의 비용절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흑자전환에도 전망은 밝지 않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무려 1조 3777억원이나 줄어든 것. 국제연료가격 상승에 따른 발전자회사의 연료비 상승,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 증가 등으로 주요 영업비용이 1조 9000억원이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3분기 국제연료가를 비교해보면 두바이유가 배럴당 51달러에서 74달러, 유연탄은 톤당 94달러에서 118달러, LNG는 단위열량(GJ) 당 1만 2000원에서 1만 4000원으로 각각 크게 인상됐다.

발전자회사의 연료비는 유가 46% 이상 급등, 유연탄 가격 26% 동반 상승 등 국제 연료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유연탄 개별소비세 인상(30→36원/kg) 등의 영향으로 약 1조원(23.5%)이 증가했다. 또 LNG가격 상승으로 전력시장 가격이 19.5% 올라 민간발전사로 구입한 전력의 총비용 역시 9000억원(26.3%)이 늘어났다.

한전 관계자는 “안전점검을 마치고 정상 가동되는 원전이 늘면서 원전이용률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음에도 불구, 국제 연료가격 상승으로 영업비용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3분기 영업이익 증가는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전력수요가 많지 않을 4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외부적으로는 수익률을 개선의 여지가 많지 않은 만큼 한전은 전력그룹사 전체와 연계, 자체 자구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전에 따르면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설비보수 자체수행, 송배전 설비 시공기준 및 방법개선 등을 통한 7000억원의 비용절감을 달성하고 송배전설비 및 통신설비 임대수익 확대, 해외 발전사업 조기 배당실현 등으로 부가수익 2000억원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타 제도개선에 따른 2000억원 절감 등 총 1조 1000억원 규모의 고강도 경영효율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발전자회사는 각 회사별 상황에 따라 불요불급한 비용절감, 제도개선 등 총 1조 4000억원 규모의 비상경영을 추진한다.

특히 내년으로 예정된 사우디 원전사업 우선협상자 선정에 대비, 원전 추가 수주 노력 등 해외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며, 지난달 열린 빛가람 전력기술 엑스포(BIXPO)의 성공적 개최 등 전력사업 다변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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