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옥 한국가스공사 수석연구원

▲ 한정옥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 박사
천연가스버스는 도심지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00년도부터 지속적으로 디젤 버스와 교체돼 왔으며 2010년 현재 2만대 이상이 운행 중에 있다.

천연가스버스가 지금까지 대기환경 개선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은 명백하지만 과거 대기오염의 주범이었던 디젤엔진이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오염물질을 대폭 줄인 것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기술적 발전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천연가스는 연료로서의 청정성뿐만 아니라 매장량이 풍부하고 세계 각지에 분포돼 있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공급이 가능한 석유 대체 에너지이다. 세계 천연가스 자동차 통계를 보면 2000년 이후에 천연가스 자동차의 보급이 급격히 증가했고 2009년에 1000만대를 넘어섰다.

석유의 점차적 고갈과 에너지의 무기화 경향은 세계 각국으로 하여금 석유 대체에너지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게 했으며 천연가스가 중요한 대응 방안의 하나임을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수송용 연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의 경우는 에너지원의 다변화 차원에서 고유가 상황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천연가스는 옥탄가가 높아 소형과 대형 엔진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고 삼원촉매를 사용하는 이론공연비 연소는 물론이고 희박연소만으로도 EURO-V 배기규제를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자동차 연료로서 매우 우수한 연료이다. 그러나 배기가스 온도가 디젤엔진에 비해 높아 대형 엔진에서는 터빈 등 배기계의 열부하를 줄이기 위해 희박연소를 많이 사용하는데 국내 천연가스 시내버스가 이에 해당된다.

EURO-VI 규제(유럽에서는 2014년부터 적용)부터는 NOx 배출허용기준이 매우 엄격해져서(EURO-VI는 EURO-V의 20% 수준) 천연가스 엔진의 경우 희박연소만으로는 NOx 규제를 만족시킬 수 없고 디젤 엔진과 같이 고가의 De_NOx 촉매를 장착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천연가스에 수소를 첨가하는 천연가스-수소 혼합연료(HCNG) 엔진을 차세대 천연가스자동차 기술로 미국 및 유럽 여러나라에서 실증수준을 넘어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다. 천연가스-수소 혼합연료를 사용하고자 하는 배경에는 미래의 궁극적 연료인 수소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에 앞서 사회적 그리고 기술적 인프라의 가교역할을 천연가스-수소 혼합연료가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과 인도에서도 HCNG 기술을 도입해 상업화를 시도하는 등의 빠른 기술도입 행보를 보이는 것도 수소시대를 미리 대비하기 위함이다. 천연가스와 수소를 혼합하는 이유는 H/C 비율이 높은 천연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기 유리하고 천연가스와 수소의 혼합이 쉬울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충전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소의 빠른 화염속도와 넓은 가연범위가 천연가스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훨씬 더 넓혀 후처리장치 없이 EURO-VI의 NOx 허용기준치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HCNG 충전 시스템 중 먼저 천연가스를 이용한 스팀개질 방식은 기존 CNG 충전소에 적용이 용이한 방식이다.

국내의 경우 2000년부터 보급한 CNG 시내버스 보급정책으로 전국적으로 약 155여기의 CNG 충전소가 있으며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HCNG 충전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용이할 뿐만 아니라 향후 수소충전인프라 구축도 자연스럽게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off-site 방식으로 수소를 튜브 트레일러에 의해 공급받는 방법은 보급초기에는 설비 투자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하나 수요가 확대될 경우 운전 효율이 낮은 단점이 있다.

시내버스를 중심으로 천연가스 자동차가 보급된 국내의 경우, 관리가 용이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점과 천연가스 엔진기술을 바탕으로 한 가스 엔진기술이 앞서 있다는 점에서 HCNG 연료의 보급이 다른 국가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스 충전소에 대한 법령이 강하고 주민의 인식이 우호적이지 않아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따라서 에너지 다변화와 수소에너지 시대의 대비를 위해 국가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며 가스 연료에 대한 안전성 강화와 홍보를 통해 주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더욱이 천연가스 연료가 저공해 연료로서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선진기술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기술적 발전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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