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생산 정상복귀 2~3년 소요

내년 세계 석유수요 당초 전망보다 하향

원유생산 회복은 “천천히 진행” 지배적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를 이유로 올해와 내년 세계 석유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EA는 지난 13일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석유수요량을 당초 전망보다 하루 20만배럴, 내년 석유수요는 하루 4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세계 하루 석유수요 전망치는 각각 8930만배럴, 9070만배럴로 하향 조정됐다.
IEA는 세계 경제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해 원유 수요 전망도 낮출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IEA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당초 예상치인 4.2%에서 3.9%로, 내년은 4.4%에서 4.2%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IEA는 6개월간 내전상태를 지속해온 리비아의 석유생산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석유생산 회복속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IEA는 리비아의 석유생산 능력과 관련, 올 4/4분기에는 당초 예상치보다 10만배럴 많은 30만배럴로 상향 조정하면서 올해 말에는 하루 35만~40만배럴에 달하고, 내년 4/4분기에는 하루 11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IEA는 보고서에서 "리비아의 안보상황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리비아의 석유생산 재개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리비아가 석유생산 능력을 완전히 회복하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비아의 석유생산 재개가 세계 석유수요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최근 IEA 브리핑을 중심으로 리비아의 단기 원유공급 재개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리비아의 정세

트리폴리가 리비아 시민군의 영향권내에 들어간 지난 8월 21일 이후, 리비아산 탄화수소 공급이 단기간내에 부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리에서 9월 1일 개최된 리비아의 미래 논의를 위한 서구 국가와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간 회의 이전에 UN과 EU는 리비아 해외자산, 항구 및 석유회사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그러나 가다피와 그의 추종자들이 Sirte 해안과 그 남쪽인 Sebha 지역에서 저항중이기 때문에 치안 문제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현재 IEA는 리비아의 원유 생산능력을 올해말까지 하루 35만~40만배럴, 내년 4/4분기에는 하루 110만배럴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Zawiya와 Tobruk 정유시설의 복구(합계 하루 14만배럴 규모)가 진행중이지만 보다 큰 규모 (하루 22만배럴)인 Ras Lanuf 정유공장의 복구에는 수 개월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용 원유와 외화획득을 위한 원유수출간의 상대적 우선 순위에 따라 원유수출 물량은 올해 4/4분기 하루 20~25만배럴, 내년말 하루 65~85만배럴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유생산 재개는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원유생산 재개를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성과 함께 외국계 석유회사가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지상 치안 유지라는 두가지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현재 리비아 원유생산은 Zawiya와 Tobruk 지역 정유공장이 가동중이기는 하지만 매우 제한적인 물량만을 공급하고 있어 리비아는 석유제품을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내전 발생이전, 유럽은 리비아 원유수출의 85%를 차지했고 수출물량의 13%는 수에즈 동쪽으로 반출됐다.

지난해 리비아는 하루 120만배럴의 원유를 IEA 국가에 수출했고 리비아산 원유 하루 10만배럴은 중국으로 수출되면서 중국 전체 원유도입의 3%를 차지했다.

원유 생산시설 복구

리비아산 원유의 세계 석유시장 공급 재개 관련 현실적인 예측을 위해서는 원유 인프라 피해 평가 및 복구계획을 위한 일정이 마련돼야 한다.

IEA는 여러 경로의 보고서와 석유기업 관계자들과의 토론을 통해 단기에 리비아산 원유생산 재개 관련 예비적인 시간표를 추정하고 있다. 이 예측은 내전의 조속한 종료와 단기간내에 정치적인 안정과 치안이 확도됨을 전제로 추정된다.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와 국영 아라비아걸프석유회사(AGOCO)는 매우 야심찬 원유생산 복구 계획을 공표했지만 대부분의 외부 전문가들은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리비아는 최근 국가 재건자금 마련을 위해 석유 수출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12일 동부 벵가지 기반의 최대 석유업체 '아라비아걸프석유회사(AGOCO)'가 사리르 유전지대에서 생각보다 빠르게 석유생산시설이 가동이 시작됐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4일 리비아 석유공사(NOC) 누리 베로윈 사장은 이날 동부 투브루크항에서 석유 수출이 재개될 것이라며 "8~10일 이내에 100만배럴의 석유 선적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로윈 사장은 이어 "6개월 이내에 국가 총 생산량인 하루 80만~100만 배럴을 생산할 것"이라며 "장비 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NOC가 전체 피해 조사를 지휘하고 있다"며 "내전으로 파괴된 모든 시설을 수리하기 위해서는 수십 억 달러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수 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과는 달리 석유시장 전문가와 국제 석유기업들은 최대 생산규모 복귀까지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긍정적 측면

UN(8월 29일)과 EU(9월 1일)의 대 리비아 제재 해제로 150억달러 규모의 리비아 자산을 단기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NTC에 따르면 리비아 원유의 80%를 담당하는 동부 유전지역 보호를 위해 무장군이 파견됐고 9월초 Sarir와 Mesla 유전의 피해 상황 조사를 위한 기술팀도 방문했다.

리비아 국내 발전시설용 가스(원유생산 부산물)를 신속히 공급하기 위해 원유생산 재개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으로 Green Stream BV 해저 가스파이프라인이 복구되어 빠르면 10월 15일이전에 가스운송 재개가 가능할 전망이다.

510km의 이 가스파이프라인은 이탈리아 석유기업인 Eni가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트리폴리 인근 Mellitah와 이탈리라 Gela 를 연결하고 있다.

부정적 측면

카다피 추종자들에 의한 지형적 안보 불안과 일부 전략적 유전지역에 대한 무장세력 주둔 가능성이 있다. 또 부족, 지역간 분열로 인해 지속가능한 새로운 지도부 출범 및 투자 재개에 필요한 제도 마련 지연 등의 우려가 존재한다.

NTC와 Misrata에서 서부 산간지역에 이르는 반군세력간 알력이 존재하며 이슬람 세력이 단일 정부 수립에 큰 장애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안전에 대한 우려로 인해 피해산출 및 복구작업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의 확보가 예상보다 더 오래 소요될 우려가 있고 가장 대규모인 Es Sider 원유시설(하루 45만 배럴)를 비롯해 대부분의 리비아 원유 생산 인프라 상태의 정보가 불확실하다.

이러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IEA는 조심스런 예측을 반영해 지난 13일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리비아의 석유생산 능력과 관련, 올 4/4분기에는 30만배럴, 올해 말에는 하루 35만~40만배럴에 달하고, 내년 4/4분기에는 하루 11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리비아 내전 이전상태인 원유생산 하루 160만배럴까지 회복되기 까지에는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유 수출재개는 신정부의 재정확충을 위해 필요하며 빠르면 10월경 Tobruk 광구에서 하루 5~6만배럴 규모의 원유가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수출 물량은 초기 하루 5~6만배럴에 불과할 전망이며 추가로 하루 3~4만배럴 정도가 지역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정유공장으로 공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유시설 현황

리비아의 정유설비 능력은 5개의 시설에서 하루 총 37만8000배럴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이다.

지난해 리비아는 총 설비능력에 가까운 하루 37만배럴 규모로 정유시설을 운영했으며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한 결과 IEA는 리비아의 정유생산은 3월이후 하루 7만배럴, 8월이후에는 원유설비 피해로 생산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추정했다.

트리폴리에서 50km 정도 떨어진 하루 12만배럴 규모의 Zawiya 정유공장이 8월까지 카다피군에 하루 4만배럴 규모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었지만 트리폴리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 피해로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루 22만배럴 규모의 Ras Lanuf 정유시설은 여러 가지 사유로 운영 재개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8월말 이탈리아의 Eni사는 NTC에 리비아 국민의 절실한 기본 수요를 충족시킬 정유제품을 제공키로 약속하고 현재 제품을 수송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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