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마당] 대통령 유럽순방의 의미와 과제
[월요마당] 대통령 유럽순방의 의미와 과제
  •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
  • 승인 2018.10.3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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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 네 번째 방문국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참석하게 된 제12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보호무역주의의 확대·심화와 함께 다자무역체제가 전례 없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개최됐다.

미국은 중국 뿐 아니라 동맹국인 EU, 캐나다, 일본 등을 대상으로 보호주의 장벽을 세우고 있으며, 중국과 같은 비시장경제국을 제대로 규율하지 못한 다자무역체제의 실패를 주장하며 그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실효적 기능을 상실하게 된 세계무역기구(WTO)의 입법 기능을 되살리기 위한 대안으로서 추진됐던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현재는 CPTPP로 변경됨)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후 미국이 탈퇴했을 뿐 아니라,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와의 역내 경제통합을 강화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CMA)를 타결함으로써 초기의 동력과 의미를 완전히 상실하게 됐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개최하게 된 이번 ASEM 정상회의는 아시아 21개국과 유럽 30개국의 정상들이 오늘날의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과 주요 현안에 대해 한 자리에서 논의할 수 있는 협의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의 주제인 ‘글로벌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동반자’ 하에서 51개국 정상들은 다자주의와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 지속가능한 성장, 기후변화, 비핵화, 난민문제, 사이버 테러 등 다양한 국제 이슈에 대한 논의를 통해 ASEM 회원국 간 국제적 공조와 협력 의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ASEM 정상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통해 다자무역질서의 위기, 경제·사회의 양극화, 기후변화, 테러 등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에 대한 아시아와 유럽의 연대와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특히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경제, 아시아와 유럽의 연계 강화 및 한반도의 평화를 통한 아시아·유럽의 공동번영에 대한 우리 정부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보호무역의 확산 등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개방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는 다자무역질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부각시키고, 일부 국가의 국력(power)이 아닌 규범(rules) 기반의 다자무역체제 속에서 그동안 안정적으로 수출주도의 경제성장을 이뤄온 우리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개최된 ASEM 정상회의 개최 결과 채택된 의장성명은 논의된 모든 의제에 대한 각국 정상들의 지지와 공동 노력을 표명하고 있다. 정치·안보, 경제·금융, 사회·문화의 세 개 축을 중심으로 사이버 테러와 테러, 난민, 해양 거버넌스, 다자무역체제, 세계경제성장 유지, 지역경제통합, 중소기업·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디지털 경제, 교육, 지속가능한 관광, 문화외교 등의 의제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

특히 공동성명의 서두 부분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의 확립에 대한 지지를 명시적으로 표명하며, 북한에 대한 모든 핵·대량살상무기·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촉구하고 있다.

이번 ASEM 정상회의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을 아시아와 유럽 각국 정상들에게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다자적 무대라는 점에서 실질적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북한 제재와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럽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협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또한 평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정부는 유럽 정상들의 북한에 대한 ‘CVID를 전제로 한 제재 완화’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우리 정부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반영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앞으로의 전략 계획을 계속 수정·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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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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