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019년까지 전량교체"...현재 교체율 20% 불과

[에너지신문] 지하 공동구 내 전력케이블이 화재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화재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하 공동구는 상하수도, 전화케이블, 가스관 등을 함께 수용하는 터널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송갑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출받은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지하 공동구 내 전력케이블의 난연성능이 화재안전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최대 15년간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공동구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인근 전력케이블로 화재가 번져 대규모 정전 사태가 우려된다.

2014년 부산 녹산공단 내 지하전력구 접속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근 전력케이블이 손상을 입어 총 8개 배전선로의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한전은 전력케이블 난연 보강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전력연구소에 성능시험을 의뢰, '연소방지도료는 도포 후 10년 이상 경과할 경우 난연성능기준을 만족하지 못한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한전은 이후 배전전력구 운영기준개선(안)을 수립하면서 전력구 내 비난연성 전력케이블에 도포한 연소방지도료의 성능이 떨어져 화재안전기준에 못 미친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나 시공이 어렵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전은 비난연성 케이블에 연소방지도료를 칠하는 작업은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든다며 2019년까지 난연성 케이블로 모두 교체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2017년 현재 교체율은 20.8%에 불과하다는 게 송갑석 의원의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아직 교체되지 않은 공동구 내 비난연성 전력케이블의 경우 연소방지도료가 모두 도포돼 있었으나 이 중 약 98%가 도포된 지 10년 이상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21년이 지난 것도 20.9%에 달해 화재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송갑석 의원은 "과거 종로와 여의도 지하 공동구 화재로 며칠동안 통신은 물론 증권사, 금융기관 업무가 마비되는 사태를 겪었음에도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한전은 비용부담을 핑계로이를 차일피일 미룰 것이 아니라 공동구를 사용하고 있는 다른 기관들과 함동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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