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민들의 연금’ 영농형 태양광 서둘러야
[기고] ‘농민들의 연금’ 영농형 태양광 서둘러야
  • 김형진 녹색에너지연구원장·공학박사
  • 승인 2018.09.19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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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농촌에너지 자립, 그 숙제는

[에너지신문] 전남에 위치한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지역도민들이나 기업들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초점을 맞춘 전력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농업을 영위하면서 태양광발전사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을 연구하는 것이다. 기획 당시에는 ‘태양광 이모작’으로 명명했으나 농업인들이 작물 이모작으로 혼동을 일으켜 현재는 영농형 태양광이라 부르고 있다.

기획 단계에서는 연구개발을 추진할 협력기관을 찾기가 쉽지 않았고, 국책과제에 수요조사를 제안해도 탈락하기 일쑤였다.

‘일반 태양광도 가격이 많이 내려 경제성 확보가 시급한 시점인데 토지면적도 70% 이상 더 필요하고 설치비용도 일반 태양광발전 보다 더 들어가야 할 이 아이템을 농민들이 선택을 하겠는가?’, ‘이 과제가 과연 연구개발 할 가치가 있는가?’, ‘일반 태양광 발전소 주변에 농사지으면 되는 것 아닌가?’ 등 냉담한 반응들이 주를 이뤘다.

연구원 직원들은 2000년 초반부터 일본의 초고효율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NEDO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을 살려 지속적으로 일본의 태양광 관련 연구개발 동향을 모니터링 하고 있었다. 2000년 초반에는 세계적으로 태양광 연구개발이 고효율화·저가화가 주제가 됐다면 2010년도부터는 점차 다용도화 연구로 변화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국내외 영농형 태양광 현황

일본에서는 2013년 Solar sharing이란 이름으로 영농형 태양광이 이미 NEDO 연구개발 과제로 시작됐으며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꼭 개발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획을 하게 됐던 것이다.

어렵게 지금의 파트너인 영농법인 솔라팜과 에스엠소프트웨어와 함께 자유공모 과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안해 2016년 12월부터 ‘한국형 태양광 이모작(농업·태양광 발전병행) 스마트 영농 시스템 개발’이란 과제명으로 영농형 태양광 관련 국내 최초 국가 연구과제를 수행하게 됐다. 본 과제에서는 일본의 영농형 태양광발전 보급 모델을 국내에 적합한 시스템으로 적용, 개발 하고 있다.

또 이를 기반으로 확보된 요소기술들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 제안, ‘100kW급 농가 보급형 농업 병행 태양광발전 표준시스템 개발 및 실증과제’를 2017년 12월부터 시작했다. 본 과제는 국비 48억원, 민간부담금 34억원, 총 82억원 규모로 총 3년간 수행하고 있다.

원광전력(주)가 주관을 맡고 영농형 태양광발전의 표준시스템 개발을 위해 녹색에너지연구원, 엘지전자, 쏠라테크, 전남농업기술원, 남동발전, (주)솔라팜, 에스엠소프트웨어, 가천대학교가 공동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100kW급 농가 보급형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도출을 위해 6개소의 총 면적 1만 5000m2 규모의 테스트베드에서 감자, 배추, 무, 마늘, 양파 등 밭작물과 포도 등 과수, 그리고 차, 사료, 특용작물 등 10개 이상의 농작물을 검증할 계획이다. 또 농작물에 대한 수확량 및 안전성 등을 철저히 검증, 농민들이 안심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시스템의 경제성 확보와 농업인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투과형 양면발전 고효율 태양광 모듈과 전용 구조물을 개발하고 있다. 본 태양광모듈 적용시 태양광 빛이 투명한 모듈을 투과, 농작물에 입사되는 광량이 증대되고 전후면으로 두 번 발전이 가능해 그 효과가 증대된다. 또 남동발전(경남 고성), 솔라팜(충북 오창), 녹색에너지연구원(전남 나주)이 기 설치한 테스트베드의 선행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농작물, 농지 및 지역에 최적화된 설치 구조물도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 영농형 태양광 설치 사례는 지난 2016년 3월 농업회사법인 솔라팜이 충청북도 오창에 15kW급 2기를 논과 밭에 설치한 것이다. 이를 모델로 다음해인 2017년 남동발전이 경남 고성에 100kW, 한수원이 경기 가평에 73kW, 녹색에너지연구원이 전남 나주에 20kW를 설치한 것이 현재까지 국내에 설치된 시스템들이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서 농업진흥구역 내 염해간척지 1만 5000ha, 농업진흥지역 이외 농지 86만ha, 농업용 저수지 188ha 등에 영농형 태양광이 10GW의 대규모로 계획되면서 현재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이 있는 기관들의 연구와 실증결과를 바탕으로 주무기관에서 설치 및 관리에 관한 기준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동향을 보면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영농형 태양광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영농형 태양광을 ‘Solar Sharing’이라 부르고 있으며 2003년에 처음으로 시작해 2018년 현재 1500개소 이상의 발전소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경우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태양광-농업 병행시스템을 APV(Agrop

hotovoltaic)라 명명하고 다양한 농작물의 정량적?정성적 효과 분석, 환경 및 생물다양성, 농작물 생산을 극대화하는 태양전지모듈(PV)의 방향, 사회적 수용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

농가 수익·재생에너지 확대 ‘1석 2조’ 기대

700평에 100kW 설치 시 월 100만원 수익

■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영농형 태양광이 지속 확대되려면 농업인이 주체가 되는 지속가능한 영농의 담보가 전제 조건이 돼야한다. 태양광 발전소에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지으면서 상부에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도록 공유해 주는 개념이다.

영농형 태양광에서 중요한 점은 반드시 농사가 우선순위가 돼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에 많은 실패를 겪었던 태양열이나 가짜 태양광 버섯사와 같은 실패를 경험하지 않게 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현재 국내 전체 농지는 167만 9000ha이고 농업진흥지역은 48%인 81만ha이다. 절반이 넘는 농업보호구역에는 농지전용 허가 심사를 거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가 가능하나 농업진흥지역에는 설치할 수가 없다.

일부에서는 일조량이 많은 지역 농업인들의 참여를 위해 농업진흥지역에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부동산 투기세력들로 인해 농촌지역 지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안으로는 농가당 100kW를 설치할 수 있는 700여평에 대해서는 농업진흥지역이던 농업보호구역이던 20년간 한시적으로 농지 전용 없이 타 용도 일시 전용만으로 영농형 태양광을 할 수 있게 해 준다면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도 올해 시범사업에 한해 농업진흥지역에 한시적으로 이를 허용한다고 검토한 바 있다. 이 경우 농지에 대한 법적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20년간 장기허가를 한다면 금융권 융자도 문제없이 해결 될 것이다. 다만 농사는 안 짓고 태양광발전만을 할 경우를 우려할 수가 있는데, 일본은 타 용도 일시전용을 3년 주기로 정해 농지에서의 소출량이 인근지역의 동일 농작물의 20%이상 감소할 경우 철거를 명 할 수 있도록 하여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시 전용을 일본과 같이 단기간으로 할 경우 관리하기는 쉽지만 금융권 융자가 어렵게 된다. 그 외에도 농작물의 생산량 관리는 어느 기관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다.

또 하나는 영농형 태양광뿐만 아니라 태양광 전체에 직결돼 있는 계통문제를 들 수 있다. 전라남도의 경우는 지금 설치하려면 4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계통부족의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한전이나 발전사들이 MW급 대규모 영농형 태양광시스템을 먼저 설치할 때에 변전소나 계통을 설치하게 되면 이 계통을 이용, 소규모 농민주도형 영농태양광 시설을 접속 할 수 있게끔 해주거나 대규모 일부 농지를 소규모 농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발전사들은 REC를 확보하고 농민들은 농지 대여비 형태로 수익금을 배분받고 계통까지 제공받는다면 좋은 상생의 그림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촌실정은 생각보다 열악하다. 약 1000평에 벼농사를 지어 농민이 1년에 가져가는 순이익은 약 130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700여평에 농가당 100kW의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한다면 20년간 농민이 월 100만원 내외의 추가 수익을 가져 갈 수 있다. 이것은 분명 ‘농민연금’이 되는 것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쌀 직불금과 같은 보조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20년 동안 지속 가능한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는 수익금으로 농민들이 농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탱해 주는데 목적이 있다.

그간 막대하게 써왔던 에너지 수입액의 일부를 농촌으로 유입, 농촌을 살리고 에너지 자립을 하자는 취지다. 2016년 기준 한해 에너지 수입액이 93조억원에 달했는데 이 중 약 20%인 20조원을 영농형 태양광에 투자하면 2030년까지 계획한 10GW를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2030년은 이제 12년 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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