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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누진제 보다 무서운 탈원전 전기요금
탈원전이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은?
2018년 09월 19일 (수) 09:58:38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energynews@i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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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신문] 폭염(暴炎)이 지나간다. 살면서 우리나라 여름 날씨가 사람의 체온에 도달할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것이 거의 한 달간 섭씨 37도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는 찜통더위가 이어졌다.

냉방기를 가동하지 않을 수가 없을 만큼 살인적 더위였다. 며칠 전 보도에 따르면 올해 7월과 8월 사망자가 예년보다 7000명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적어도 2000명은 폭염이 야기한 안타까운 사망일 것이다.

전력을 공급위주가 아니라 수요관리 위주로 관리하겠다는 생각이 이쯤 되면 얼마나 비인간적인 생각인지 싶다. 전기가 무슨 귀물인가? 전기도 음식이나 다른 재료와 같이 필요하면 쓰게 해줘야 할 대상이다. 전기 절약이 삶의 모든 것보다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할 필요는 없다. 우리 경제 수준에서 관공서의 냉방기 사용을 제한해서 커피 한 잔 가격도 안되는 전기료를 아끼겠다고 고생시키는 것이 정상인가?

폭염 끝에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문제로 부각됐다. 누진제는 이제 없어져야 할 때가 되었지만 부자감세라는 정치적 주제와 엮여서 폐지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나마 올해에도 한전이 전기료를 감해준 것은 감사하지만 아랫돌 빼서 윗돌 괸 식이니 우리 국민 누군가는 그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은 누진제보다 더 무서운 것이 탈원전 전기요금이라는 점은 잘 모르는 것 같다. 탈원전 정책을 하면 전기요금이 얼마나 오를까? 정부는 당분간 전기요금은 오르지 않는다고 수차례 발표한 바 있다. 이 발표에 대해서 누구라도 소위 ‘합리적 추론’을 할 수 있다면 이 말이 ‘언젠가는’ 전기요금이 오른다는 뜻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더 나가면 정부가 시점이 다른 답을 했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2015년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발전원별 발전원가를 보면 킬로와트시(kWh) 당 원자력발전은 49.58원, 석탄발전은 60.13원, LNG 발전은 147.41원, 신재생에너지 등 기타는 221.28원이다. 원자력발전과 석탄발전 비중이 각각 33%와 37%를 차지하고 LNG 발전이 20%, 신재생에너지 등 기타가 나머지 10%를 차지한다.

발전원별 발전원가에 각각의 발전비중을 곱해서 더해보면 한전이 지불하는 전기가격을 계산할 수 있다. 현재 발전원별 비중과 가격을 곱해보면 한전이 지불하는 전기가격은 90원 정도가 나온다.

그렇다면 탈원전 정책이 이행되어서 재생에너지가 20%로 늘어나고 원자력과 석탄이 차지하던 70%를 LNG가 담당하게 되면 전기료는 얼마가 되겠는가?

곱셈과 덧셈만 하면 170원이 됨을 알 수 있다. 약 2배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야간이나 장마 등으로 재생에너지가 발전을 하지 못하는 기간 동안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예비발전기를 추가로 건설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그리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적 전력생산을 안정화하기 위해서 전력저장장치(ESS)를 증설하는 등 전력망의 안정성을 보강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감안하면 2배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이보다 더 늘리면 더 큰 차이가 날 것이다.

누진제 전기는 일정 한도를 초과해 전기를 사용할 때 내는 것이므로 절약하면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요금은 국가와 국민 전체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다. 누진제 전기료는 여름 한 철 걱정되는 전기요금이지만 탈원전 전기요금은 일년 내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 요금에 둔감한 것인가? 전기요금제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있지만, 이러한 국민적 관심은 전문가들이 끌고가는 대로 간다. 요즘은 산업용 전기와 가정용 전기의 요금차이, 누진제, 그리고 경부하 요금제 등에 대해 관심이 몰린다. 실은 우리 전기 시스템의 더 큰 문제는 발전원별 가격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다.

현재 전력가격에 대한 쟁점은 산업용과 가정용의 누가 부담을 더할 것인가에 대한 분배에 촛점을 두고 있다. 실은 어떤 발전원이 어떤 비중으로 가게 되면 전체적으로 생산에 소요되는 비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의 생산에 관심이 없다. 즉 국민이 발전원의 변화에 따른 전기요금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전력을 수요위주로 관리하는 건 비인간적”

국민 대부분 발전원 따른 요금 체감 못해

   

일본은 정지돼 있던 원전을 하나씩 가동하면서 이들이 생산하는 전력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인하하고 있다. 원전가동이 늘면서 전력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국민이 체감하게 하게 하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는 발전원과 관련없이 전기요금이 일정하다.

또 심지어는 전기요금을 시장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일정하게 묶어놓기 위해서 세제혜택 등 편법도 동원된다. 이 때문에 국민이 발전원별 전기요금의 차이에 둔감하다. 이 제도는 우리의 판단을 마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누진제는 전기 절약을 유도하기 위한 추가적인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지만 이 돈이 사회 전체로 보면 소진된 것이 아니라 전기사용가에서 한전으로 이동된 것일 뿐이다. 즉 소진된 것이 아니라 위치만 바뀐 것이다. 그러나 탈핵으로 인한 전기요금은 실제로 우리 사회가 추가적으로 지출을 해야 하는 돈이다. 이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국부가 유출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료 상승은 산업용 전기에도 고루 그 결과가 미치기 때문에 물가상승과 국가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의 작가이자 진보적 환경운동가인 마이클 쉐렌버거(Michael Shellenberger)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TED 동영상의 제목은 ‘원자력에 대한 공포가 환경을 얼마나 해치는지(How fear of nuclear power is hurting the environment.)’이다. 원자력에 대한 공포의 댓가를 우리는 얼마나 치러야 할까?

40년을 넘게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운영해왔다. 값싼 전기를 공급했고 안전하게 운영했다. 반백년간 이보다 안전한 산업이 또 있었는가? 국가적으로 기술력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런데 가짜뉴스에 속고 안전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인해 경제성, 안정성, 환경서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원자력발전을 포기하려고 한다니 말이 되지 않는다. 원전이 없어지면 매우 행복해지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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