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배숙 국회의원(민주평화당)
[인터뷰] 조배숙 국회의원(민주평화당)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8.09.18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조건적인 탈원전 정책, 동의할 수 없어

폭염의 일상화로 ‘에너지 디바이드’ 우려

일부 에너지 민간개방 전향적 검토 필요

▶▶▶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이 수립중이다. 반드시 반영돼야하는 정책이 있다면 의견을 말씀해 달라.

= 이번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2040년까지의 장기 계획이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공정한 시장 환경을 만들고, 투명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에너지 시장은 거대 공기업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산업부 퇴직관료들이 한전과 그 자회사 임원으로 재취업하면서 규제의 주체와 객체의 구분도 어렵고, 막대한 한전 연구용역 자금의 수혜를 받는 교수나 전문가들이 주요 위원회의 민간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수행해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양한 에너지원·사업자에게 공정하고 공평한 기회가 돌아가기 보다는 석탄이나 원전과 같은 특정 에너지원이나 특정 공기업에게 유리한 시장제도와 정산규칙이 만들어져 운영돼 온 측면이 있다.

이러한 불공정한 에너지 거버넌스 체계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주요 의사결정의 과정과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며, 규제기관과 주요 위원회에서 이해관계자를 배제하고 이해상충을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산업부에서 분리된 에너지 규제기구를 만들 필요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장단기 대책들이 제3차 에기본에 담겨야 한다.

▶▶▶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 및 개편에 대한 의원님의 견해는?

=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는 대폭 개편돼야 한다. 누진제를 유지하기에는 환경이 너무나 달라졌기 때문이다. 2016년 폭염에 대해 정부는 ‘예외적인 폭염’이라고 했지만, 겨우 두 해 지나 올해와 같은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다.

폭염이 일상화 장기화되고 있는 기후환경에서 서민들이 전기료가 무서워 냉방을 못한다면 심각한 에너지 디바이드가 생기는 것과 같다. 서민들이 전기를 적게 쓰기 때문에 누진제로서 서민들에게는 싼 값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명분이 사라진 것이다. 에너지 복지를 강화하고 에너지 격차를 줄이는 새로운 전기요금 체계를 마련할 시점이 됐다.

▶▶▶ 원전축소에 대한 찬반 여론이 여전히 뜨겁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 원전의 단계적 축소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정부의 무조건적인 탈원전 정책에는 동의할 수 없다.

지난 2008년 제1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2030년까지 원전설비 비중을 41%까지 높이고, 발전량 비중은 59%로 상향시키는 계획까지 있었다.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도 이런 에너지믹스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가동 중인 모든 원전을 수명 연장하지 않고 무조건 폐쇄하는 것은 기저 전력을 담당할 전원을 무조건 빼내는 것과 같다. 원전 축소는 먼저 효율성을 위해 에너지원단위를 착실히 개선하고, 기저 전력을 교체할 전원을 마련해 나가면서 진행돼야 한다.

▶▶▶ LNG 직도입과 관련 의견이 분분하다. 바람직한 천연가스산업 방향에 대해 제언하신다면?

= 연료비 절감 등을 위한 LNG 직도입 문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제 가스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LNG 직도입 확대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하고 저장시설, 가스공급 배관망 등 인프라 확충도 수반돼야 한다.

또한 개별 발전사들의 LNG 직도입 물량 확대시 가스 시장 변동에 따른 한국가스공사의 LNG 가스 수급 관리문제, 물량 처분 리스크, 소규모 물량 구매에 따른 협상력 약화 등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 공기업 주도의 에너지시장을 민간에 개방해 효율화를 꾀해야한다는 정책방향과 에너지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방향이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한 의원님의 의견은?

= 에너지는 기본적으로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추진했던 ‘에너지 공공기관 기능조정안’과 같은 민간 개방은 전력·가스의 민간 개방 확대에 따른 에너지 공공성 훼손 문제, 에너지 공기업들의 출자회사 헐값 매각 문제 등으로 반대한 바 있다. 다만 일부 에너지 시장은 민간 개방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전력시장의 민간 개방 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태양광 사업 등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소규모 전력공급자(프로슈머)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바, 이들이 만들어낸 전력의 수요관리 차원에서 소규모전력중개사업 등은 민간에 개방하는 것은 필요하다 생각한다.

▶▶▶ 부실한 해외자원개발 논란이 여전하다. 이와 관련 의원님의 견해와 향후 해외자원개발 방향에 대해 의견을 밝혀달라.

= 막대한 규모의 손실을 초래한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부실규모 및 부실원인에 대한 정확한 평가, 그리고 철저한 책임소재 규명이 필요하다.그러나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원 수입 의존도가 97%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해외자원개발 기능의 축소는 옳지 않다고 본다. 해외자원개발의 경제성 분석 능력, 탐사능력, 개발된 자원의 국내 도입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 전기차, 수소차 등의 친환경차 보급 필요성이 강해지고 있다. LNG, CNG, LPG차와 경유차 등 수송용 시장이 향후 어떻게 재편되는 것이 옳다고 보시는지 견해를 말씀해 달라.

=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으로 인한 국민건강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의 전환은 필수불가결한 시대적 흐름이라고 본다. 하지만 충전소 확충, 양산형 완성차 등 전기차와 수소차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가 갖춰지기 까지는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그 과정 속에서 가교(假橋)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LPG 자동차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자동차 연료로 LPG사용을 특정 계층 및 차종에게만 허용하고 있다. 이제는 규제를 완화, 그리고 더 나아가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국민들의 연료선택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정책 방향이다.

▶▶▶ 바람직한 에너지요금체계 개편 방향에 대한 의원님의 생각을 말씀해 달라.

= 첫 번째는 에너지 사용의 사회적 비용을 반영하는 쪽으로 개편돼야 한다. 지난 해 국민 안전과 환경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전력시장 우선순위와 다르게 전력생산 할 수 있도록 전기사업법이 개정됐다. 이 법에 따라 전력거래소가 전력생산을 한다면 전기요금 또한 변화할 것이다. 에너지요금체계 또한 안전과 환경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번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원가와 사회적 비용을 반영한 에너지 가격구조를 확립해가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두 번째는 가격을 규제하면서도 에너지산업에 교차보조를 지속하는 구조를 정상적인 구조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시장과 조세체계를 어지럽히는 규제와 보조를 줄이고, 조세체계를 바로잡는 동시에 에너지 격차를 줄이는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

▶▶▶ 최근 남북경협을 통한 슈퍼그리드, PNG 도입 등의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찬반 의견과 의원님이 생각하시는 에너지 안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 에너지는 한 나라의 산업,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안보는 매우 중요하다. 급격한 기후변화와 국민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짐에 따라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늘고 있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믹스’를 통한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이 에너지안보를 위해 가져야 할 기본 원칙이며, 정책방향 또한 이 원칙에 부합해야 한다.

북한을 경유하는 러시아 PNG 배관망 도입은 배로 실어오는 LNG, CNG 방식보다 경제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경제성 이외에 남북관계, 동북아 정세 등의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에너지 협력을 통한 남북관계의 개선과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과 동북아 전력그리드 체계를 갖춤으로써 에너지고립섬이라고 볼 수 있는 한반도의 에너지 안보가 한층 더 두터워질 수 있다고 본다.

▶▶▶ 에너지ㆍ자원분야에서 하반기 또는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법안이 있다면?

=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이 블랙아웃 같은 사태를 불러오지 않기 위해서는 전력계통 유연성을 강화시키는 법안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전력계통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전일 시장, 당일 시장, 실시간 시장을 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으며,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수요관리기업에 최대부하의 1%에 해당하는 규모의 ESS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필요하다.

▶▶▶ 기타 에너지분야에 대한 견해를 밝혀주실 내용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 현재 에너지 정책 논의가 탈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에 매몰돼 있어 불안하다. 안전을 위해 원전 축소도 논의돼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가경제의 효율성, 에너지 민주화와 에너지 복지라는 차원을 먼저 바탕에 둬야 한다. 제3차에너지기본계획에 이런 방향이 제시됐으면 한다.

 

조배숙 국회의원은...

 

-전북 익산 출생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

-제16대 국회의원

-국회 한-루마니아 의원외교협의회 회장

-제17대 국회의원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

-제18대 국회의원

-現 제20대 국회의원

-現 민주평화당 당대표

김진오 기자
김진오 기자 다른기사 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