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 완화했지만…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 완화했지만…
  • 권준범 기자
  • 승인 2018.08.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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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시적 완화대책 불구 여전한 우려…정치권으로 확전
▲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브리핑룸에서‘여름철 전기요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에너지신문] 정부가 7, 8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 완화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누진제에 대한 불만이 여전하고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 뿐만 아니라 에너지전환정책 문제로까지 확전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더불어민주당은 7일 당정협의를 열어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1, 2구간의 상한선을 각각 100kWh씩 올리는 내용의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 완화대책을 발표했다.

현행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는 전력 사용량이 200kWh 이하인 1구간에 kWh당 93.3이 적용된다. 200∼400kWh인 2구간에는 187.9원, 400kWh 초과인 3구간에는 280.6원을 부과한다.

이번에 확정된 전기요금 누진세 한시 완화 대책은 각각 1단계 상한선인 200kWh를 300kWh로, 2단계 상한선인 400kWh를 500kWh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했다.

이에 따라 소비전력이 2kW인 가정용 스탠드형 에어컨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일 평균 4시간을 사용했을 경우 현행 전기요금인 8만 5000원에서 7만 35원으로 인하된다. 이보다 2배 많은 8시간을 사용했을 경우 현행 16만 1560원에서 14만 281원으로 조정된다. 각각 17.6%, 13.2% 가량 인하되는 수준이다.

이처럼 전기사용량이 많을수록 할인 효과는 줄어든다. 3구간을 초과한 월 사용량이 500kWh가 넘는 가정에 대해선 상한을 높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kW 가정용 에어컨을 일 평균 12시간 이상 사용했을 경우 현행 요금인 23만 8130원에서 21만 6851원으로 약 2만 원 가량 줄어든다.

정부는 추가로 228억을 투입,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장애인, 다자녀 가구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배려계층에 적용하는 전기요금 할인 규모를 7월과 8월 두달 동안 30%가량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최대 월 2만원의 할인금액이 2만 6000원으로 늘어난다. 영유아가 있는 출산가구 할인 대상도 출생 후 1년 이하에서 3년 이하로 확대될 방침이다.

◆ 검침일 따라 전기요금 혜택 달라져

그러나 정부의 누진제 한시 완화 혜택도 검침일에 따라 더 많은 전기요금을 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검침일에 따라 일부 가정은 7월 대신 9월, 8월 대신 6월에 사용한 요금이 할인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8일 홈페이지에 '하계 주택용 전기요금 할인제도 안내'를 공지하고 7∼8월 누진제 완화에 따른 전기요금 적용 방식을 알렸다.

이에 따르면 누진제 완화가 검침일별로 올해 7∼8월분 또는 8∼9월분 전기요금에 적용된다는 것. 검침일이 1∼12일인 가구는 8∼9월분 요금이, 검침일이 15∼말일인 가구는 7∼8월분 요금을 할인된다.

검침일별로 할인되는 기간을 보면 검침일이 1일인 가구는 8월분(7월 1일∼7월 31일)과 9월분(8월 1일∼8월 31일) 요금이 대상이다. 검침일이 12일인 가구는 8월분(7월 12일∼8월 11일)과 9월분(8월 12일∼9월 11일)이다.

15일인 가구는 7월분(6월 15일∼7월 14일)과 8월분(7월 15일∼8월 14일)이며, 말일(31일)인 가구는 7월분(6월 30일∼7월 30일)과 8월분(7월 31일∼8월 30일)이 할인 대상이다.

검침일이 1일이면 가장 더운 7∼8월에 사용한 요금이 온전히 누진제 완화 혜택을 받지만 12일이면 7월 앞부분이 빠지고 상대적으로 시원해지는 9월이 포함된다.

15일이면 본격적으로 에어컨을 켜기 전인 6월이 절반가량 포함되고 8월 후반은 제외된다.

향후 실제 기온에 따라 검침에 시기에 따른 할인 혜택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한전은 한정된 인력 때문에 월별 검침을 같은 날 다 하지 못하고 7차례에 나눠 한다.

검침일은 1차 1∼5일, 2차 8∼12일, 3차 15∼17일, 4차 18∼19일, 5차 22∼24일, 6차 25∼26일, 7차 말일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전이 고객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검침일을 정하도록 한 한전의 기본공급약관이 불공정하다며 시정토록 한 바 있다.

◆ 정치권 공방으로 이어지는 누진제

정부의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 완화대책은 정치권에서 에너지전환정책에 대한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전기요금 누진세 완화 방안 관련 “정부 발표가 전기요금 폭탄 걱정으로 냉방기도 마음대로 켜지 못했던 국민의 부담을 해소해 찜통더위로 인한 불편을 덜어드렸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원내대변인은 “최근 국내 에어컨 보유가구 비율이 70%를 넘어서고 휴가를 마친 기업들이 복귀하면서 전력수요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점쳐진다”라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으로는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는 폭염대책이 국민의 건강 생명과 직결괸 중요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한시적인 선심성 정책이 아니라 폭염의 상시화에 대비한 근본적인 에너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요금 누진제가 불합리한 정책이라며 즉시 폐지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누진제 폐지를 통해 전기요금 정상화로 국민들이 냉방기기 사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8일 정부의 이번 전기요금 긴급대책은 당연한 것이고, 탈원전을 재고해야 된다는 야당의 비판은 ‘트집잡기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지난달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되는 원전 정비를 전력수급 때문에 갑작스럽게 일정을 바꾼 것처럼 호도한 데 이어, 이번에는 마치 탈원전 정책 때문에 전력수급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최악의 폭염에도 전력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원내대표는 “8월 전력공급은 1억 KW 이상으로, 7월 최대 전력수요인 9300 KW를 훨씬 상회할 정도로 충분하다”라며 “원전설비도 중대결함이 있어 더 이상 가동하기 어려운 월성1호기만 폐쇄됐을 뿐 2022년까지 4기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번 대책이 국민들의 전기요금을 100%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지만 앞으로 누진제를 포함한 전기요금 체계 전반에 대한 개편방안을 국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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