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 개수 매일 5억개 달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화로 부가가치 높여

[에너지신문] 최근 콧구멍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바다거북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퍼지면서 기업 및 도시 차원에서 플라스틱 퇴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6월 맥도날드가 영국 내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빨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스타벅스가 2020년까지 전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국인이 사용하고 버리는 플라스틱 빨대의 개수가 매일 5억개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는 미국인 1명이 평생 플라스틱 빨대 3만 5000개 이상 사용하는 셈이다.

한국에서도 스타벅스ㆍ엔제리너스ㆍ이디야 등 12개 커피 전문점과 맥도날드ㆍ버거킹 등 5개 패스트푸드점이 환경부와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어 일회용컵 사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플라스틱 퇴출 움직임에서 볼 수 있듯이 쉽게 분해되지 않는 석유화학제품은 환경에 큰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석유화학제품의 재활용 방향’을 1일 공개하고 플라스틱의 사용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이 글에서 석유화학제품 중 플라스틱이 가장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자연에 배출될 경우 자외선 등에 의해 미세하게 분해되기는 하나 완전히 소멸되지는 않아 분해까지 20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 탓에 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영향이, 특히 바다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실정이다.

밀도가 낮아 수중에 부유하고, 바람에 날리기 쉬운 특성 때문에 나노고분화 된 플라스틱이 조류의 흐름에 따라 여기저기로 흩어져 플랑크톤 등으로 오인되고, 이를 섭취한 어류가 상위포식자의 먹이가 되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인간에게 위해가 된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플라스틱은 우리 인류사에 혁명적인 발명품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필수 적이나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면 우리 인류에게 커다란 문제를 주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배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석유소비국이며 세계4위의 플라스틱 생산국이다. 연간 2197만 8000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하며 이 중 1만 1629톤을 내수시장에사 사용한다. 전세계적으로 인구대비 합성수지 사용량 1위로 추정된다.

이런 우리나라에서 폐기물은 생활계와 사업장계로 구분하고 있으며, 생활계는 재활용 가능자원과 종량제봉투에 투입되는 폐기물로 연간 400만톤, 사업장계는 사업장의 배출시설계 폐기물 450만톤, 건설폐기물 50만톤, 지정폐기물로 2만톤 등 약 500만톤으로 총 900만톤 정도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한다.

정상적인 수거체계를 거치지 않고 자연계에 잔류할 경우 환경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줄 수 있는 양이라는 것.

폐기물로 발생된 플라스틱의 처리방법을 크게 분류하면 매립, 소각, 재활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플라스틱을 매립할 경우에는 분해가 불가능해, 토양 내에서 안정화되지 않고 그대로 잔류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립처분지 확보가 어렵고, 소각장의 2차오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인허가가 더 이상 나지 않는 상황이어서, 이들 매립장 및 소각장의 희소성 때문에 폐기물 처분비용이 급상승했다.

배 교수는 소각과 매립이 어렵다면 재활용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재활용은 물질 및 에너지 재활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에너지 재활용은 고형연료로 제조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주로 화력발전소, 열병합발전소와 같은 대량소비처에서 사용이 됐으나, 지역단위의 민원과 미세먼지 대책 등으로 혼란이 가중돼 일부를 동남아시아로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폐플라스틱을 에너지화가 가능한 연료(액상 또는 가스상)를 만드는 기술로서는 열분해유화가 개발돼 일부지역에서 상용화플랜트가 가동되고 있다.

열분해유화는 무산소의 상태에서 탱크 내에 플라스틱을 장입시키고 350∼600℃온도에 저분자화를 유도해 기름을 제조하는 기술로서 등유 혹은 경유에 해당하는 등급의 기름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생성유는 그대로 가열로 등에서 연료로 사용할 수 있으나, 정제 시 부가가치를 높여 고급 정제유로 판매도 가능하다.

열분해유화기술은 1990년대부터 국내에 도입돼 많은 기업에서 시도했으나, 지속적으로 기술을 보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본적으로는 투입되는 폐플라스틱 대비 40∼ 50%의 수율로 생산이 가능하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재활용 오일은 석유사업법 품질기준에 맞는 경우 판매도 가능하다.

석유유래의 특성을 활용,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등유 및 경유를 생산할 수 있 는 점은 유용하나 장치의 부식문제, 대기오염방지 등을 위해 부산물로서 발생하는 가스상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을 제거해야 한다는 점 등은 과제이며, 생산된 열 분해유를 연료유로서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감압증류 혹은 별도의 정제를 통해 생산하고, 유통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향후 숙제로 남아 있다.

배 교수는 “플라스틱은 인간에게 편익을 안겨준 혁명적인 제품이지만, 그 사용량과 폐기량이 증가하면서 재앙의 물질로 다가오고 있다”라며 “폐플라스틱은 기본적으로 사용을 억제하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마지막으로 “폐플라스틱이 발생됐다면 깨끗한 형태로 분리 배출해 가능한 물질재활용하고, 물질 재활용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석유대체물질(열분해유화유)로 전환시키거나,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고형연료를 제조하거나, 직접 연소해 전기와 폐열로 회수해, 플라스틱이라는 형태 자체를 소멸시켜야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현재 전세계에서 1인당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재활용으로 처리하는데 한계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플라스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