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최근 전국 1만 5000여 전기공사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전기공사협회가 한전에 청원을 제출했다. 청원서에서 협회는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일부 전기공사업체와 한전 임직원 간 유착관계를 근절하는데 한전이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안했다.

공사업계에게는 ‘갑’의 위치에 있는 한전의 입장에서 이는 ‘굴욕(?)’으로 표현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의 공기업이자 세계 3위권의 전력사인 한전은 거의 매년 임직원들의 뇌물수수 등 비리가 터져 나오면서 이같은 수식어들이 무색해지고 있다.

‘을’인 공사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한전 임직원들은 그 댓가로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성실히 일하고 기술과 실력으로 시공하려는 많은 업체들에게 큰 죄를 진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자로 돌아선 한전은 김종갑 사장 취임 이후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선언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으나 실적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긍정적이지만 혼란스러운 현 상황에서 한전이 실적 부진을 극복하고 그 역할을 제대로 해 줘야 한다. 이런 시기에 업계와의 유착이야 말로 한국의 대표 공기업인 한전의 자존심을 스스로 버리는 행위다. 한전 임직원들이 더 이상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그들의 ‘프라이드’를 지켜주길 바란다. 아울러 회사 차원에서의 비리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도 촉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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