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LNG선 27척 중 국내 조선사 23척 수주
해양플랜트는 ‘0’…대우조선, 로즈뱅크 수주할까?

[에너지신문]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전세계 발주 LNG선박을 모두 싹쓸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고부가가치의 해양플랜트 수주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실적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박은 총 27척. LNG선박 1척이 약 2000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총 5조 4000억원 규모의 선박이 발주됐다. 이중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 3사가 수주한 선박 규모는 23척에 달한다.

▲ 지난 5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서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왼쪽)과 씨탱커스社 마리우스 허만슨 신조담당 이사가 LNG운반선 건조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 전 세계 발주 LNG선박 ‘싹쓸이’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의 LNG선박 수주는 대우조선해양이 12척으로 가장 많고, 현대중공업그룹(현대미포조선ㆍ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이 7척, 삼성중공업이 4척을 각각 수주했다. 상대적으로 저가인 LNG벙커링 선박 4척을 제외하면 사실상 국내 조선사가 LNG선박 전량을 싹쓸이한 셈이다.

국내 조선 빅 3사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조선사는 대우조선해양이다. 지난 6일 대우조선해양은 노르웨이 씨탱커스 (Seatankers Management)로부터 LNG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자랑하는 천연가스 추진 엔진(ME-GI)과 완전재액화시스템 FRS(Full Re-liquefaction System)가 탑재된 이 선박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0년 인도될 예정이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운반선 12척을 수주했다.

현재까지 7척의 LNG선을 수주한 현대중공업그룹도 최근 그리스 선사인 캐피털 가스(Capital Gas)로부터 17만CBM급 LNG선 10척에 대한 LOI(Letter of Interest, 발주의향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져 기대를 낳고 있다. 4+3+3척 조건으로 최소 7.2억달러, 최대 18억달러에 달하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6월초 모나코 선사로부터 18만㎥급 LNG선 1척을 수주함으로써 올해들어 총 4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국내 조선사가 올해들어 꾸준히 중국 등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수주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 조선사보다 훨씬 낮은 선박 가격에 일감을 따냈던 중국 조선사의 경우 최근 인건비가 오르고 세계 선박 가격이 하락하면서 강점으로 내세우던 저가와 빠른 인도 전략을 지속할 수 없는 형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국내 조선사는 부유식 LNG생산설비와 LNG 재기화설비 등을 세계 최초로 인도하는 등 중국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건조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 LNG선박 발주량도 2016년 9척, 2017년 17척에 그쳤지만 올해들어 7월 현재 27척에 달하는 등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유가 상승으로 LNG선 발주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국내 조선사의 수주량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지난 2013년 현대중공업이 쉐브론(Chevron)사로부터 수주해 설계했던 로즈뱅크(Rosebank)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조감도. 지난 2016년 12월 국제유가 급락을 이유로 쉐브론이 현대중공업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 해양플랜트 수주는 ‘全無’

이같은 LNG선박 수주와는 달리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사의 해양플랜트 수주는 고전을 겪고 있다. 고부가가치의 해양플랜트 수주가 없다보니 지난해 대비 LNG선 수주실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기대 수주금액에는 못미치는 성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운반선 12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5척, 특수선 1척 등 총 28척 약 35.4억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 73억 달러의 약 48%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 목표 132억 달러를 설정했지만 상반기 70여척 60억달러 수준의 수주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 82억달러 중 상반기까지 총 26척, 25억4000만 달러 수주에 그쳤다. 국내 조선3사 모두 절반에도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이같은 낮은 수주실적은 올해 조선 3사의 해양플랜트 수주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3조원 규모 초대형 원유생산 플랜트(TCO 프로젝트)가 마지막 해양 플랜트 수주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014년 아랍에미리트(UAE)의 나스르 프로젝트 이후 4년째 해양플랜트 수주가 없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6월 2조 8534억원(약 25억 달러) 규모 초대형 해양플랜트인 모잠비크 코랄(Coral) FLNG프로젝트 건조 계약 이후 무소식이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쉐브론이 로즈뱅크(Rosebank) 해양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SO) 입찰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싱가포르 조선사인 ‘셈코프 마린’이 최종 후보자로 경쟁하고 있다. 2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당초 지난 2013년 19억 달러 규모로 현대중공업이 이 사업을 수주했었지만 쉐브론이 국제유가 급락을 이유로 2016년 12월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이번 입찰에서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도전장을 냈지만 일찌감치 탈락했다.

쉐브론과 그동안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온 대우조선해양이 이번 수주전에서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국내 조선사의 올해 첫 해양플랜트 수주를 기대케하고 있다.

조선업계의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LNG선박 수주에서는 기술력 등을 앞세워 올해 수주 시황이 좋지만 해양플랜트 수주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최근 해양부문 등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조선산업이 정상화 궤도에 진입하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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