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한국수력원자력이 15일 이사회를 열고 월성 1호기 조기폐쇄와 신규원전 백지화를 결정했다. 이번 긴급 이사회는 마치 지난해 신고리 5,6호기 건설 일시중단 때와 흡사하다. 당시 이관섭 前 사장을 비롯한 13인의 한수원 이사진은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사회가 노조에게 저지되자 다음날 경주 모처의 호텔에서 만나 일시 중단 찬성을 의결했다. 이같은 기습 이사회는 노조는 물론 많은 원전산업 관계자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이번에도 노조는 강력히 반발했다.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중단을 결정했던 한수원 이사회가 사장이 바뀌었음에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기습 이사회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여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6.13 지방선거 직후라는 이사회 시점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수원이 정치권의 눈치만 봐오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약속한 듯 정부 정책에 편승했다는 것이다.

한수원 경영진은 이사회 직후 경영현황설명회를 열고 이번 결정의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지금 월성 1호기 수명연장과 관련한 재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자발적으로 조기폐쇄를 결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한수원은 원전 사업자이기 전에 공기업이며, 정부 정책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습적이고 비정상적인 방법 대신 보다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나눴다면 어땠을까? 어차피 결과는 같았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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