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이제 한수원은 세계적인 에너지종합기업으로 발돋움할 때다. 신재생에너지, 원전 수출 및 해체 역량을 확보하고 나아가 에너지 종합 컨설팅을 할 수 있는 회사가 돼야한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지난 4월 5일 취임식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에너지전환과 4차 산업혁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원전과 수력만으로 1만 2000명이 넘는 직원들을 책임진다는 것은 무리임을 예견한 듯 했다.

정 사장 취임 이후 한수원은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을 표방하며 사업 다각화를 계획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은 나오지 않았으나 곧 있을 대규모 인사이동 직후 새로운 사업 계획이 공개될 듯하다.

물론 정 사장의 전임이었던 조석 전 사장 시절에도 연료전지, 태양광, 지열 등 다양한 신재생 사업들을 진행해왔다. 다만 당시에는 RPC 공급의무자로서의 생색내기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기업의 사업 방향 자체가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명확한 차이가 있다.

원전 운영사에서 에너지종합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데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최근 한수원측이 공시한 올해 1분기 실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매출 2조 6878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1분기 기준 매출은 1조 98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26%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7393억원) 대비 75%나 급감한 1834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5675억원에서 올해는 652억원에 머무는 등 최악의 1분기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과 맞물린 이러한 한수원의 실적 하락은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변신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절대 서둘러서는 안 될 것이다. 원전 외에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여유 있고 냉정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현 상황에서는 한수원이 신재생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 해도 그들을 비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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