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과 혁신’으로 새롭게 도약할 터

[에너지신문] 지난 1월 8일 취임한 이후 4달을 넘긴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취임시 꺼내든 최우선 과제다. 그가 꺼내든 첫 카드는 인사혁신이었다. 곧바로 취임식에서 약속했던 여성차별ㆍ지역주의ㆍ초고속 승진 관행을 철폐하는 공정인사를 실시하고, 능력우선ㆍ안배차선이라는 인사원칙을 실행에 옮겼다.

가스안전공사는 지난 2월 1일 창립 44주년을 맞아 ‘KGS 2025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최고의 가스안전 책임기관’을 2025 비전으로 선포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4대 경영방침과 8대 경영목표를 설정했다. 이의 근간이 될 5대 핵심가치로 △절대안전 △현장우선 △사람중심 △열린혁신 △지역공헌을 정립했다.

3개월간 ‘청산과 혁신 TF’를 발족, 운영해 ‘낡은 관행 청산을 통한 국민신뢰 회복’과 ‘참여와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2대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8가지 혁신방안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 4월 5일 열렸던 기획재정부 주최의 30개 공공기관 워크숍에서 모범사례 발표로 이어졌다. 가스안전공사가 불신과 오욕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청산과 혁신’을 근간으로 가스안전공사의 새로운 도약과 미래 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
 

‘2025 비전’ 선포…4대 경영방침·8대 경영목표 설정

‘신뢰회복’,‘사회가치’ 2대 전략·8개 혁신방안 마련 
                                             

 

▶  취임이후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는.

= 지난 1월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업무 파악부터 시작해 그동안 잘못 이뤄졌던 관행을 어떻게 뿌리 뽑고 새로운 문화를 정착해 나갈지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비록 지난해 인사비리 등 문제가 불거지긴 했지만, 공사 직원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열정과 전문성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런 직원들이 앞으로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펼쳐 우리나라 가스안전을 확보하는데 더욱 주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

▶ 공공기관으로서 가스안전을 확보하고 새롭게 재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계신데요. 어떤 부분을 가장 변화시키고 싶은지,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 국민의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공사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된 부분을 과감하게 청산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취임 직후 ‘청산과 혁신 TF’를 꾸리고, 버리고 고쳐야할 과제와 앞으로 공사를 이끌어나갈 혁신적인 과제가 무엇인지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두 달 동안 학계와 업계, 전문가 등과 함께 토론을 거듭하면서 ‘낡은 관행 청산을 통한 국민신뢰 회복’과 ‘참여와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8가지 실행과제를 확정했다.

신뢰 회복을 위해 조직 내 부당하거나 부패를 유발하는 요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생각이다.

사장인 저를 포함해서 부당한 업무 지시자 뿐만 아니라 지시를 받고 업무를 수행한 사람에 대해서도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부당 업무는 신고토록 의무화했다.

또한 상벌규정에 임원 비위 처벌 기준을 신설해 임원의 부패 비리 행위 처벌 근거를 마련하고 책임의식을 강화했다.

사회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국민이 참여하고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사회적 안전 이슈가 발생했을 때 민간 전문가 위주의 국민점검단을 꾸려 공사와 합동 점검으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학교·재래시장 등 다중 밀집시설 검사 시에는 그곳에 직접적으로 관계된 학부모와 시장 상인회 등 관계자들이 참여해 국민 눈높이에서 안전을 점검하고 강화할 생각이다.

또한 지역과 상생 발전을 위해 올해 지역인재 채용 목표를 정부 목표보다 3% 초과한 21%로 설정해 2022년까지 계획된 30% 채용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역대학과 연계한 취업설명회를 열어 정규직 뿐만 아니라 위촉연구원·인턴 등 다각적인 지역인재 채용에 힘쓸 계획이다.

인사 채용비리 원천차단·도시가스 전수조사 내진강화

120억원 투입해 서민층 4만 9000여 가구 시설 개선

▶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채용비리 탈락 직원들을 구제했다. 앞으로 채용, 인사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가.

= 지난해 채용비리로 인한 인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사 차원에서 조직 쇄신·정상화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혁신 방안을 도출했다.

문제가 있었던 채용시스템 뿐만 아니라 조직, 인사, 평가, 검사 등 공사 업무 전반에 걸친 혁신 방안을 마련했다.

사장이 인사관리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채용할 수 있다고 한 특별전형을 폐지하고, 채용 전 단계(서류, 필기, 면접) 평가표는 평가 완료 즉시 감사실 입회하에 봉인해 보관토록 했다.

뿐만 아니라 채용 전 과정에 대한 블라인드화, 면접위원 중 외부위원을 1/2 이상으로 확대, 세부 채용 가점기준 규정화 등 부정 채용과 재량권을 남용할 수 있는 개연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또한 서류, 필기, 면접에 필요한 문제출제 및 진행 등을 외부 채용 전문업체에 대행이나 위탁할 수 있게 하고, 이들 업체의 부정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2회 초과 연속해서 공사 채용을 진행한 경우에는 업체를 변경토록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합격자 결정 권한을 사장이 아닌 인사위원회로 위임해 채용과 관련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인사 비리와 관련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징계도 강화했다. 채용 면접위원 명단을 사전에 유출하거나 순위를 조작하는 등 비리에 가담한 사람에 대해 처벌 규정을 신설하고, 인사비리 징계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등 인사 채용과 관련한 비리를 원천적으로 막을 계획이다.

▶ 가스안전관리 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의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우리나라는 가스안전 관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도 높은 기준을 채택해 적용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높은 경제성장을 기록한 만큼, 우리나라는 그동안 가스안전 분야에서도 많은 노하우를 쌓아왔다.

그 결과 백만 가구당 가스사고 사망자 수가 지난 2013년 7.4명에 달하던 것이 지난해는 4.9명으로 낮아졌다. 이는 우리나라 가스안전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스안전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해 국내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베트남이다. 베트남이 가스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난 2011년 시스템 구축 지원 MOU를 체결하고, 최초로 가스안전관리 자문관을 파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LPG용기 및 충전시설과 관련한 기술 기준안을 제공해 베트남에서 법제화되면서 우리 기업의 베트남 수출이 증가하는 성과도 있었다.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베트남 산업무역부(MOIT)가 에너지 안전관리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우리 공사의 지원 업무가 더욱 확대됐다.

앞으로 베트남에 LPG와 LNG의 안전관리 법령과 기술기준 구축 및 개선에서부터 가스안전관리 정책 컨설팅, 가스안전관리 전문 인력 양성, 가스 시설에 대한 진단 서비스, 에너지 안전 종합교육원 건립 지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지원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가스안전 시스템이 필요한 나라에 안전관리 시스템을 이전하고 보급함으로써 그 나라의 가스안전 수준을 높이고, 우리나라는 관련 기업의 수출 시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간 1341건의 가스사고가 발생했다. 경주, 포항 지진으로 가스시설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가스 안전 강화 대책은.

= 최근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지진이 발생해 많은 분들이 안전과 관련한 불안감을 갖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 가스시설과 관련한 내진설계 기준은 모두 마련돼 있지만 일부 정압기실과 가스배관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내진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압기실 3072개소, 가스배관은 2만 2777km에 대한 내진성능을 확인하고, 내진성능이 부족한 시설은 보수보강을 추진할 방침이다.

공사에서 내진성능을 확인한 정압기실 표본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지상 철근콘크리트, 지하 철근콘크리트, 조적식 등 건축 유형별로 도시가스사와 내진성능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후 2020년까지 도시가스에서 전수 현장조사를 실시한 뒤 성능평가 등을 통해 내진성능을 확인하고, 보수보강은 내진성능 부족을 확인한 시점에서 3년 이내에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가스배관과 관련해서는 공사에서 가스배관의 재질, 관경, 매설깊이 등에 따른 성능평가 표준계산서를 제공하고, 도시가스사에서 일정 구간별로 전수 확인을 통해 성능확인을 2019년까지 실시하고 보수보강을 추진할 방침이다.

앞으로 도시가스시설의 지진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진미설계 시설에 대한 성능확인과 보수보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지진에 대한 도시가스시설의 안전 확보와 가스사고에 대한 대국민 불안감을 적극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R&D 투자 계획은.

= 정부는 양질의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 공공기관의 선도적 R&D 투자를 권고하고 있다. 우리 공사도 최근 3년간 총 9개의 가스안전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등 가스안전 R&D 활성화를 위해 매년 R&D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예산 중 3.4%인 약 34억원을 투자해 정부 권고정책을 초과 달성했다. 이는 권고정책 이행 대상인 전국 30개 공공기관 중 우리공사를 포함해 11개 기관만이 달성한 실적이다.

또한 자체 R&D 예산 투자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총 63억원 규모인 51건의 국가연구과제에 적극 참여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총 97억원의 R&D 예산을 투자했다.

특히 올해에는 총 100억원 규모의 직·간접적 R&D 예산 투자를 목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점진적인 가스사고 감축은 물론 가스안전 기술수준 발전과 가스산업의 성장을 지원할 것이다. 매년 R&D 예산을 확대 투자해 국민 삶의 질적 향상을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창립 44주년을 맞아 'KGS 2025비전 선포식'을 열었는데.

= ‘KGS 2025 비전’은 4차 산업혁명과 정부 공공정책, 공사 내부 이슈 등 급격한 대내외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5개월에 걸쳐 마련했다.

2025 비전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최고의 가스안전 책임기관’을 선포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8대 경영목표를 설정했다.

모든 영역이 중요성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 중 첫 번째는 공사의 설립 목적인 ‘안전관리 영역’이다. 가스사고 예방으로 인명피해를 줄이고 안전 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스안전망 구축부터 산업시설까지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가스안전망 구축 사업 중 대표적인 것이 ‘서민층 가스시설 개선’ 사업이다.

서민층을 대상으로 LPG호스를 금속배관으로 무료로 교체해 주는 것으로 지난 2011년 시작해 2017년까지 55만 가구가 혜택을 받았다.

그 결과 2010년 41건이었던 LPG 주택사고는 2017년 31건으로 24.4%나 줄었다. 더불어 480명의 일자리도 창출했다.

또한 가스사고 감소 등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사업 평가에서는 ‘서민층 가스시설 개선 사업’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도 11월까지 서민층 4만 9000여 가구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 예산 120억원을 투입해 시설개선 작업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산업시설에서 가스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가 막대한 만큼 고위험 가스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를 집중 강화할 생각이다.

도심지 고압 도시가스 배관이 안전한지 여부를 선제적으로 확인하고, 산업가스 안전관리를 위해 독성가스 중화처리 및 안전기기 성능 인증 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8월 진천에 개소 ‘산업가스안전기술지원센터’는 사용량이 늘고 있는 산업가스의 안전관리를 시스템화하고 선제적인 사고 예방을 위한 중추 역할을 할것이다.

또한 비상대응팀과 가스안전보안관 운영을 통해 현장 중심의 위기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사고 골든타임 대응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 ‘사회적 가치 실현’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중요해 졌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은.

= 지난 2월 1일 공사 창립 44주년을 맞아 비전2025 선포식을 개최하며 경영목표를 새롭게 수립했다. 특히 경영목표 실현을 위한 핵심가치 5가지를 정했는데, 이 가운데 소통상생과 지역공헌이 담겨있다.

그 전에도 소통상생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지난 3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동반성장위원회가 주관한 ‘2017년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6년 연속 최고등급(우수)을 받았다. 

글로벌 저성장 시대에 국가별 새로운 기술무역장벽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사업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앞으로도 공사와 국내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지원할 것이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과제도 마련했다. 지난 1월 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직후 ‘청산과 혁신 TF’를 꾸리고, 두 달여 간에 걸쳐 과제를 발굴했다. 이 과제는 ‘낡은 관행 청산을 통한 국민신뢰 회복’과 ‘참여와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달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회 가치 실현을 위한 과제는 다섯 개가 선정됐다. 이중 가스안전 체계 구축과 일자리 창출, 균형발전을 통한 지역 격차 해소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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