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유금속 비축, 효율적인 운영관리 위해 전문기관으로 일원화 필요"

[에너지신문] 희유금속은 전동공구부터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가전제품과 광학, 방위산업, 자동차, 의학 등 산업분야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전세계적인 희유금속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인상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의 희유금속 생산을 지탱하고 있는 중국 경제와 기술집약형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중국은 자국의 희유금속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희유금속 수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남북관계가 활기를 띔에 따라 약 2억 1600만톤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희유금속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남북관계가 걸음마를 막 뗀 현시점에서 이것은 먼 훗날에 있을 공상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희유금속 비축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늘어서있는 군산비축기지 일반창고.

▼ 1만 5천평 규모 국내 유일 희유금속 비축기지

지난 3일 기자단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희유금속을 비축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군산비축기지를 방문했다.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군산비축기지는 1만 5300평의 면적에 크롬, 몰리브덴, 니오븀 등을 보관하는 일반창고와 희토류, 텅스텐 등을 제습보관하는 특수창고로 이뤄져 있다. 기지는 광물자원공사와 조달청이 각각 운영하고 있으며 적재용량은 최대 8만 800톤이다.

군산비축기지 비축광산물 소개

광물명

크롬

몰리브덴

안티모니

티타늄

텅스텐

니오븀

셀레늄

갈륨

희토류

지르코늄

주요 생산국가

카자흐스탄, 남아공

중국, 미국, 칠레

중국, 러시아

남아공, 호주, 중국

중국, 베트남

브라질, 캐나다

일본, 독일, 벨기에

중국, 독일, 일본

중국, 호주

호주, 남아공, 중국

주요용도

스테인리스강, 합금강, 특수강

스테인리스강, 합금강, 화학품

축전지, 난연제

합금강, 화학공업, 우주항공산업

특수강, 초경합금, 텅스텐 화합물

초경합금, 고강도저합금강

전기전자용, 합금용, 착색제

태양전지, LED, 반도체(IC)

연마제, 촉매제, 첨단소재

밀링미디어, 세라믹, 전자재료

현재 공사는 수입의존도가 높고 첨단산업 원료 광물인 주요 희유금속을 적정량 확보해 국가 위기 시에 대응력을 제고, 공급중단 등 수급 위기시 국내 시장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비축사업을 운영 중이다.

광물공사의 경우 비상시 방출하기 위해 △크롬 △몰리브덴 등 희유금속 10광종에 대해 전략비축을 하고 있으며 조달청은 △실리콘 △코발트 △망간 등 희유금속 11광종과 △알루미늄 △동 △아연 △연 등 비철금속 4광종을 경제비축해 상시방출한다.

광물공사는 이들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비축광산물 민관협의체’도 운영하고 있다.

민관협의체는 지난 2007년 희유금속 구매를 통한 비축사업 실시를 시작으로 2016년 희유금속 10광종에 대한 64.5일분 비축을 달성해 지난 2017년에는 비축광산물 대여제도 도입을 통한 민간지원체계를 마련한 상태다.

광물공사의 비축광산물 대여제도는 민간의 일시적 수급장애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비축광산물을 일정기간 대여 후 현물로 상환하는 제도다.

지난해는 3개 업체 3광종에 대해 290톤의 민간대여 실적을 올린 바 있다. 또한 올해는 2건의 민간대여를 진행하고 있으며 2개 업체와 대여계약 관련해 협의하고 있다.

▲ 1만 5300평 규모의 일반창고 내부에는 크롬, 몰리브덴, 니오븀 등이 보관돼 있다.

▼ 광물공사-조달청의 비축 이원화는 한계 있어

다만 일각에서는 광산물 비축사업이 비효율적이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국회와 감사원 등은 전문성을 고려한 비축사업의 추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이원적 비축체계 및 조달청의 전문성 결여 등은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야기한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지난 2016년 6월 ‘3대 분야 기능조정’을 발표하고 그 후속조치로 광물공사의 광물비축과 광업지원 기능을 중기적으로 유관기관과 통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해외자원개발 혁신 TF는 '광물공사 진단과 처리방향' 권고를 통해 광물공사의 광업지원, 비축, 해외자원개발 민간지원 등 공적기능은 유지하되 분산된 비축기능은 조정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광물공사와 조달청으로 나눠진 비축이원화는 여러 문제점을 낳고 있다.

먼저 비축기관별 비축기준과 운영구조가 달라 효율적인 수급위기에 한계가 있으며, 광종별 특성에 따라 수급구조와 보관이 상이함에도 비 전문기관에 의한 불필요 및 과잉 비축으로 보관비축물에 변질이 발생한다. 또한 총괄조정부서인 산업부와 조달청이 서로 지시ㆍ감독 관계에 있지 않아 행정혼선과 조직운영이 비효율적이다.

현재 외국에서는 군수ㆍ민생ㆍ산업안정 목적의 전문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일본은 산업안전보장 및 공급장애 대비를 목적으로 JOGMEC(석유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이 희유금속 12광종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국가방위 및 산업지원, 고용확보를 목적으로 물자비축국 SRB가 원유, 금속 등 10종을 전략 비축한다. 아울러 미국은 국가방위 및 안전보장 등 국가 비상대비를 목적으로 방위성위탁기관인 DLA가 희유금속 26품종에 대한 전략비축을 하는 상황이다.

금속광물 비축사업 일원화 논의는 지난 2014년 4월 ‘제1회 금속자원 비축기관 협의회’에서 산업부 주도로 조정방안을 마련하도록 이미 협의가 된 상황이다. 이후 2014~2015년 2년 동안 광물공사와 조달청 간에 후속 실무협의를 4회에 걸쳐 추진했으나 조달청의 반대로 결국 결렬된 역사가 있다.

2017년 국회의 지속적인 금속자원 비축기능 일원화 요구와 원자재 비축 관리실태 감사원 성과감사에서 비축기능 일원화 지시가 떨어졌고 12월 ‘제2회 금속자원 비축기관 협의회’를 개최해 비축기준 통일 및 비축기능 일원화에 대한 공동 연구용역을 합의한 바 있다.

▲ 일반창고에 보관된 고탄소 페로크롬.

▼ 비축사업 일원화, 유기적이고 일괄된 정책 수립 기대

정부는 비축사업 일원화를 통해 비축기능 총괄관리 및 타 자원확보 연계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ㆍ자원정책을 총괄하는 산업부가 금속광물 비축사업 전체를 광업기본계획에 반영해 총괄조정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타 자원확보방법과 비축간의 연계를 통해 정부차원의 유기적이고 일괄된 자원확보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일원화 효과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시대의 신성장 산업 지원 및 해외자원개발 보완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사회ㆍ경제 전반의 화두이자 국정운영의 핵심과제인 4차산업 육성 발전을 위해서 소요되는 핵심원료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동, 아연 등 기본원자재와 함께 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 희유금속이 핵심원료로 소비될 것으로 전망돼 해외자원개발 축소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이원화 운영에 따른 비효율성이 해소된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광산물 비축차원에서의 장점도 상존한다. 먼저 비축대상 선정 및 운영관리가 전문화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질ㆍ광물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비축대상 선정 및 비축광산물 운영관리가 가능해진다는 것. 주된 비축대상인 희유금속은 부존 및 생산편재성 등 전문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탐사-개발-제련-분석-유통 등 광물자원 전 프로세스에 대한 인력활용이 가능해진다는 것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비축대상 전 광종에 대한 전수조사 완료로 수요흐름 및 유통경로를 확보해 수급 및 시장동향 변동시 적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글로벌 광물기업 및 국내 수요기업과의 네트워크로 시장동향, 거래조건 등을 적시에 파악, 시장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민간투자를 포함한 해외투자사업과의 비축연계로 시장가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비축할 수 있다.

광물자원업계 관계자는 "조달청은 1978년 석유공사에 석유비축기능을 분화한 것을 시작으로 농수산물, 가스, 석탄 등을 각 전문기관에 이관해왔다"라며 "광물도 광물공사라는 전문기관이 있는 만큼 이를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 마찬가지로 일반창고에 보관된 페로 티타늄.
▲ 특수창고에 제습보관 된 희토류.
▲ 김우경 한국광물자원공사 비축사업실 과장이 특수창고에 보관된 희토류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
▲ 군산비축기지 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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