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UAE 바라카원전 1호기가 마침내 건설을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현지에서 역사적인 완공 기념식을 가졌다. 이국의 사막 위에 우리의 기술과 땀으로 일궈낸 값진 성과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며, 국내에서의 탈원전 갈등과 무관하게 우리나라의 원전산업 역량을 검증한 자랑스러운 결과물이다.

총 4개호기 가운데 이제 막 1호기를 완공했을 뿐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UAE 원전의 성과만으로 안주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국내로 한정할 때, 이미 원전은 사양 산업으로 가고 있으나 세계 시장은 활짝 열려 있다.

당장은 사우디 원전 수주가 당면 과제다. 우리나라는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원전 강국들과 어께를 나란히 하며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입찰가 등에서 우리나라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으로 입증된 건설능력과 함께 UAE가 중동지역 ‘절친’인 사우디에 우리나라가 수주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치명적인 약점도 있다. 바로 국내의 탈원전 정책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취급을 받으며 계획된 신규 원전이 취소된 것은 물론, 짓고 있던 신고리 5,6호기 마저 허물어질 뻔했다. 우리가 위험하기 때문에 더 이상 만들지 않는 물건을 다른 이에게 팔겠다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다.

그러나 이미 수주전에 뛰어든 우리로써는 어떻게든 성사를 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먹거리가 크게 줄어버린 국내 원전 산업계의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그리고 급격한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정부에게 날아오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에 현재로써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

사우디 정부는 조만간 예비사업자 3곳 정도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예비사업자에는 무난히 포함될 것으로 보인지만 올해 연말 최종 사업자 선정은 안갯속이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우디 왕세제와 면담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도 문재인 대통령이 나설 때가 됐다. 탈원전 정책과 별개로 해외에서 만큼은 치열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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