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CC가동ㆍ중국 석유화학 육성 등 공급과잉 점쳐져

[에너지신문] 정유사의 NCC 분야 진출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2022년 경에는 세계 석유화학경기 악화가 예상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14일 '최근 국내 석유화학산업 동향 및 향후전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저유가 △주 수출대상인 중국의 자급률 상승 △저성장기조 전환 △트럼프 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으로 촉발된 국제 통상 마찰 심화 등 불리한 산업 여건으로 주력산업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양호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국내 정유ㆍ가스사들은 나프타분해설비(NCC)와 합성수지 등 석유화학산업의 핵심영역으로 신규 참여를 발표하거나 참여를 검토하는 등 투자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값싼 셰일가스를 원료로 하는 미국의 에탄분해시설(ECC)가 지난해부터 속속 가동에 들어가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2015년 들어서 저유가 지속에 따른 원료가격 하락과, 세계 설비 신증설 둔화에 따른 수급 개선으로 시황이 호조되면서 전반적으로 양호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

▲ 전남 여수 GS칼텍스 공장.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합업계 영업이익률은 2014년 3.1%에서 2015년에는 8.4%로 크게 개선됐고, 2016년에는 13.6%를 기록하면서 1990년대 초반 투자자유화 이후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2017년 미국 동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과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수입중단 정책, 세계경기 회복으로 인한 선진국 중심 제조업 수요 증가로 2017년 영업이익률은 14.2%로 더욱 증가했다.

다만 김 본부장은 이같은 호황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들어 미국의 신증설 설비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가운데, 향후 고유가 전환시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은 우리나라 나프타 기반 설비들은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아울러 국내 정유사의 석유화학 진출 확대 및 NCC 투자 움직임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화평법, 화관법 등 각종 환경규제 정책 강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같은 산업환경 변화는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미국의 에탄분해 신규설비 가동으로 글로벌 공급과잉에 의한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수익성 하락 초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국내 석유화학산업 수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중국도 현재 80% 수준인 석유화학 자급률을 제고하기 위해 석유화학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점쳤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정유사의 석유화학 산업 진출확대는 석유화학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특히 GS칼텍스가 올해 2월 여수에서 약 2조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건설하는 올레핀 생산시설이 완공되는 2022년 경에는 미국의 셰일가스 기반 설비들의 본격 가동으로 세계 석유화학 경기 악화가 예상된다.

아울러 중국도 같은 기간 석탄화학을 포함한 약 1000만톤에 달하는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자칫하면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동의 위기가 유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 본부장은 국내 석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유-석유화학 통합이라는 국제 추세에 맞춰 국내 석유화학사와의 전략적 제휴 및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양 업계가 공존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기업은 범용제품의 원가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적극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고부가 제품을 적극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며 “이를 위해 산업구조의 질적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R&D 투자를 장기에 걸쳐 일관성 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세제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라며 “사업모델의 발굴ㆍ육성을 통해 신시장을 창출하고 혁신제품의 사업화 리스크를 경감하는 데 앞장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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