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등 긍정적 글로벌 시장전망에 국내 조선사 "경쟁력 갖춰라" 특명

[에너지신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국제유가 회복세에 힘입어 LNG선, 초대형유조선(VLCC) 등을 연이어 수주하고 있다.

특히 LNG선박 건조에서 가장 높은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였던 국내 조선산업이 다시 기지개를 펼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올해들어 수주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가스,원유,석유제품 등을 운반하기 위한 선박수요가 증가하면서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가 잇따르고 있어 고무적이다.

석유가스메이저인 쉘(Shell)에 따르면 글로벌 LNG 생산능력은 2016년 2억 6400만톤에서 2019년까지 3억 7800만톤으로 43%에 달하는 1억 1400만톤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쉘은 2020년부터 LNG 공급이 부족해 LNG 생산 설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카타르는 2300만톤의 LNG 설비 증설을 발표했으며, 1200만톤 규모의 모잠비크 육상 LNG 프로젝트도 FID(투자결정)를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전망속에서 주요 LNG선사와 리서치 기관들은 현재 건조 중인 LNG선의 90% 이상 용선이 확정됐으며, 2020년경부터 LNG선 용선 부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올해 미국 모잠비크를 중심으로 예정된 신규 LNG 플랜트에서만 약 45여척의 LNG선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고 있어 향후 LNG선 시장 전망은 매우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조선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그동안 세계 선박 건조시장을 호령해 왔던 한국의 조선산업이 다시 순항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현대중공업은 올해들어서만 가스선분야 11척(LNG선 3척, LPG선 8척), 유조선 10척, 컨테이너선 6척, VLOC(초대형 광탄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 올해 29척 수주 '순항'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다양한 선종에 걸쳐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5일 유럽 선주사로부터 LNG선 2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27일에는 LPG선 2척, 28일 VLCC(초대형 유조선) 2척, 1일 VLGC(초대형 가스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일주일 동안 총 8척, 약 8억불 규모의 선박을 수주한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도 한달 간 총 21척, 19억불을 몰아 수주했고, 비수기라 할 수 있는 올해 1월에도 4년 만에 최대치인 15척, 10억불을 수주하는 등 조선 시황 회복과 함께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들어 현대중공업그룹이 수주한 선박은 총 29척으로 20억불 규모에 달한다. 가스선 분야에서 11척(LNG선 3척, LPG선 8척), 유조선 10척, 컨테이너선 6척, VLOC(초대형 광탄운반선) 2척 등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다양한 선종, 크기에 걸쳐 선박 건조가 가능한 프로덕트믹스(Product Mix)를 갖춘 세계 유일의 조선그룹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중동 고객사들로부터 다양한 선박을 두루 수주하는 비결이다.

선주들의 발주 경향을 볼때 지난해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 89.9%, 순차입금비율 18.5%의 현대중공업 재무구조도 수주에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은 미국의 에너지 수출 기조와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소비정책이 맞물리며 LNG 및 LPG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 수요가 견조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스선 분야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발주 증가가 예상되는 LNG선 관련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NG 연료공급시스템, LNG 재기화 실증설비에 이어 최근 혼합냉매 완전재액화(SMR) 실증설비를 구축함으로써 선주사들에게 최적화된 LNG선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LNG선에서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100% 재액화하는 ‘혼합냉매 완전재액화(SMR; Single Mixed Refrigerant)’ 실증설비를 울산 본사에 구축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안전승인을 획득했다. SMR은 영국의 가스처리엔지니어링 업체인 LGE(Liquid Gas Equipment)사와 공동 개발한 기술로 세계 최초로 혼합냉매를 이용해 LNG 운반선에서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100% 재액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6년 선보인 단일냉매를 이용한 완전재액화시스템에 비해 에너지효율을 최대 40%까지 높였으며, 설비 규모를 줄이고 조작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특히 운항 중 발생하는 LNG 자연기화율(BOR; Boil Off Rate)을 기존 LNG부분재액화시스템을 사용했을 때보다 세 배가량 낮춘 거의 제로수준(0.017%)에 근접해 LNG선의 ‘Low BOR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스템은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그리스 및 러시아 선사로부터 수주한 4척의 LNG운반선에 최초로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에만 토탈(TOTAL), 에넬(ENEL) 등 유럽과 미국의 에너지기업으로부터 총 15척(옵션 7척 포함)의 LNG선을 수주, 대형 LNG선 수주점유율 40% 이상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라며 “대규모 LNG선 추가 수주 계약이 기대되는 등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한 148척, 99억불을 수주해 당초 목표였던 100척, 75억불을 초과 달성했으며, 올해에는 조선 부문에서 2017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132억불을 수주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 삼성중공업은 올해들어 컨테이너선 8척, LNG선 1척, 유조선 2척 등 총 11척, 10억 3000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거뒀다.

▶삼성중공업, LNG선박 경쟁력 '자신감'

삼성중공업도 5일 해외 LNG선사로부터 18만㎥급 LNG선 1척을 수주하는 투자가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옵션 1척이 포함돼 있으며 9일 계약이 발효된다.

올해들어 컨테이너선 8척, LNG선 1척, 유조선 2척 등 총 11척, 10억 3000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거둔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이 발효되면 올해에만 총 12척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올해 삼성중공업의 수주목표액은 82억불.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유조선 8척, 셔틀탱커 7척, 컨테이너선 6척, LNG선 5척(LNG-FSRU 2척 포함),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1척,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1척 등 총 28척, 69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 LNG선 3척, LNG-FSRU 2척, FLNG 1척 등 LNG 분야에서만 33억 달러를 수주하며 이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119척의 LNG선을 수주하면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 LNG분야에서 거둔 다양한 성과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LNG선 시장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6월 수주한 25억 달러규모의 코랄(Coral) FLNG는 단일 프로젝트 기준으로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및 해양플랜트 중 최대 규모였다.

지난해 5월에는 대한해운으로부터 한국형화물창(KC-1)을 장착하는 2척의 소형 LNG선을 수주하며 제품군을 다변화했다. 이 선박 2척 중 1척은 LNG 급유 기능을 갖춘 LNG벙커링 겸용선으로 건조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삼성중공업은 KC-1 타입 LNG선에서 독보적인 건조 경험을 축적하고 소형LNG선과 LNG벙커링선 시장에도 진출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

또 지난해 9월에는 LNG-FSRU의 핵심설비인 재기화시스템을 독자 개발한 데 이어 10월에는이 재기화시스템을 장착한 LNG-FSRU를 수주하며 기술력도 입증 받았다.

▲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들어서 LNG운반선 4척, 초대형원유운반선 3척, 특수선 1척 등 총 8척 약 10.2억불 상당의 선박을 수주, 올해 누적 수주금액 1조원을 돌파했다.

▶대우조선해양, 다시 살아나는 '저력'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2월 6일 미주지역 선주로부터 17만㎥급 대형 LNG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총 계약규모 약 4000억원(약 3.7억 달러)의 LNG운반선 2척 수주에 성공하며 올해 수주 전망을 밝게 했다.

이렇게 수주한 LNG선박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0년 상반기까지 선주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 LNG운반선에는 대우조선해양이 자랑하는 천연가스 추진 엔진(ME-GI엔진)과 완전재액화시스템 FRS(Full Re-liquefaction System)이 탑재된다. LNG운반선에 비해 연료 효율은 30%가량 높아지고, 오염물질 배출량은 30%이상 낮출 수 있다는게 특징이다.

지난해 12월 대우조선해양은 옥포조선소 내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서 자체 개발한 간접 열교환식 재기화 장치와 LNG 화물창인 ‘솔리더스(SOLIDUS)’, ‘맥티브(MCTIB)’ 시연회를 열어 기술력을 뽐냈다. 실제 이 재기화장치는 현재 옥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LNG-FSRU에 탑재돼 2019년 발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이 해양수산부의 일부 지원과 함께 독자적으로 개발한 LNG 화물창 솔리더스는 이중 금속 방벽을 적용해 안전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멤브레인형 화물창이다. 솔리더스는 그간 업계에서 한계치라고 여기던 화물창의 일일 LNG 증발률을 0.07%에서 0.049%대로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차이는 17만㎥급 LNG운반선을 25년간 운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총 125억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를 절약할 수 있는 규모라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맥티브(MCTIB, High Manganese steel Cargo Tank Independent Type-B)’는 고망간강을 적용한 LNG저장탱크로 기존 제품보다 안전성이 우수하며, 외부충격에 강하고 공간을 최적화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또 제작 비용 역시 절반 수준으로 줄어 원가경쟁력에도 기여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LNG 재기화 장치와 솔리더스, 맥티브 등 세계 최고 수준의 LNG 기술력을 중심으로 대선주 영업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LNG 기술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FLNG, LNG-FSRU, 쇄빙 LNG운반선, 천연가스 직분사 추진방식 LNG운반선 등을 세계 최초로 인도하는 등 조선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LNG 기술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보여왔다. 지난 2014년 부분 재액화 시스템을 시장에 선보이며, 그해 전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LNG운반선의 약 60%인 35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2월 28일에는 유럽선주로부터 30만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 (VLCC) 3척을 수주, 옥포조선소에서 건조해 2020년 상반기까지 선주측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기준에 충족하는 친환경선박으로 고효율 엔진과 최신 연료절감 기술 등 대우조선해양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현재까지 LNG운반선 4척, 초대형원유운반선 3척, 특수선 1척 등 총 8척 약 10.2억불 상당의 선박을 수주, 올해 누적 수주금액 1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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