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석유산업은 현재 가짜석유판매, 정량미달판매 등 불법유통이 여전하고 그 방법은 갈수록 다양화·교묘화 되고 있다. 석유유통질서의 확립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가짜석유취급, 정량미달판매, 용도외판매 등으로 행정처분 중인 주유소는 12일 현재 전국 75개소, 석유일반판매소는 전국 77개소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석유관리원의 중요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신성철 이사장도 최근 본지를 통해 2018년 한해도 면세유·유가보조금 합동점검과 가짜석유 원료 수입에 대해 감독을 강화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올해부터는 주유소 사업자에 더해 일반대리점 업계와도 협력해 전국 순회교육을 추진하고, 발전용 바이오중유 및 바이오디젤 등 석유대체연료 수급보고기관을 석유관리원으로 이관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신성철 이사장의 머릿속에는 석유관리원이 2018년에 진행해야 할 일들로 꽉 찬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최근 신성철 이사장이 임기 2년을 남겨놓고 지난 8일 돌연 사퇴했다. 2018년 한해의 포부와 목표를 밝히고 고작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일어난 일이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신 이사장은 ‘개인적인 이유’로 사퇴했다”고 밝혔지만, 신 이사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빙빙 돌리는 식으로 사퇴하라는 무언의 압력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신 이사장이 박근혜 정권 당시인 2016년에 취임했기 때문에, 공공기관장이 대거 교체되는 분위기에 휩쓸린 것 아니냐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석유관리원의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A등급이었으며 고객만족도와 부패방지시책평가 역시 최우수 선정됐다. 그만큼 맡은 바 직무를 다해왔다고 해석해도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신 이사장은 어떤 이유로 사퇴하라는 압력을 받았을까?

정권이 바뀔 때 모든 공공기관장이 바뀌어야 한다면 공공기관장의 임기는 유명무실해지고 만다. ‘열 명의 범죄자가 도망치는 것이,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이 피해를 겪는 것보다 낫다’는 윌리엄 블랙스톤의 말처럼, 적폐청산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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