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용 한국도시가스협회 전략기획본부장(박사)

서비스센터, ‘고객지원센터’로 거듭나야

[에너지신문] 2018년 새해 하반기가 되면 국내 도시가스사업은 1900만 고객 시대로 접어든다. 우리는 사업력이 100년이 넘은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세계 5위권의 고객을 가진 나라가 된다. 짧은 사업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사랑으로 일취월장의 성장을 이룩한 도시가스사업! 미래에도 지속적 성장을 이룩하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 변혁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요구된다.

산업 경쟁력의 원천은 기술력, 원가, 고객자산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 그 중에 서비스는 서비스경제(Service Economy)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세상은 서비스경제 시대로 급속히 이동하고, 많은 국가에서 경제의 서비스화(Shift to Service Economy)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제조업과 수출 우위의 우리나라는 서비스산업의 비중은 물론, 서비스에 대한 인식도 현저히 낮다. 그러나 소득이 늘고 교육수준이 향상되면서 다양한 서비스 요구가 분출됨에 따라 서비스산업은 경제성장의 근간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ABC 기술(AI, Big Data, Cloud)의 발전은 진보된 서비스의 통로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서비스경제시대의 서비스, 고객에게 핵심가치 전달하는 무엇

▲ 일본 가스회사 서비스숍 및 판매제품(1)

도시가스사업의 서비스와 서비스센터 도시가스사업은 배관설비로 인해 장치산업으로 각인되지만 유통사업의 성격이 강하다. 주로 투자와 공급을 담당하는 본사 차원의 서비스 보다는 서비스 접점(Service encounter)이 이뤄지는 서비스센터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서비스센터는 대면 접점은 물론, 간접 인적접점 혹은 원격접점도 이뤄진다. 그러나 본사 인력보다 많은 7000명 이상이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생각 우리의 생활은 서비스의 연속이다. 일반 제조업은 물론 IT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 생태계(Service Ecosystem)가 존재한다. 통상 서비스는 물건을 사면 부수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중국음식점 만두는 공짜라는 인식과 같다. 그러나 서비스경제시대의 서비스는 고객에게 핵심가치를 전달하는 무엇으로 인식된다. 서비스의 전략적, 기술적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서비스혁신에 관한 관심과 투자가 확대되는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도시가스 서비스센터의 서비스도 새롭게 도시가스사업의 핵심가치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로 거듭나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2017 Global Customer Experience Benchmarking Report의 지적은 의미심장하다. 이 보고서는 서비스센터의 주된 테마가 기존의 ‘Contact Center’에서 ‘Smart Contact Center’로, 더 나아가 고객경험센터(Customer Experience)로 급속히 이동한다고 봤다. ‘Smart Contact Center’는 기존의 접점 채널+소셜네트워크+모바일 디바이스 기반의 고객지원센터 역할까지 진화한다. 또한 온라인 Buzz 데이터(블로그 등)의 수집과 분석, 기업의 마케팅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정보소통센터(Information·Communication Center)로 발전한다. 본원적 지향점은 서비스센터→스마트센터→고객 경험 기반으로 한 마케팅지원센터로 진화한다고 본다.

서비스센터 수수료, 적정원가 산정·원칙 따른 반영

‘소비자의 관심이 무엇인지 알아주는 것’ 의미 되새겨야

◆서비스센터의 변신…부가가치 창출하는 선순환 시스템 만들어야

▲ 일본 가스회사 서비스숍 및 판매제품(2)

위 보고서가 제시하는 서비스센터로 변혁하기 위한 중요한 세 가지 과제를 짚어 본다.

첫째, 규제완화를 통한 서비스센터의 도메인을 새롭게 정의하는 일이 우선과제로 생각한다. 도시가스사업법 제28조는 서비스센터를 ‘가스사용시설 안전관리업무 대행자’로 규정함에 따라, 서비스센터에 대한 행정을 규제사무로만 인식하고 있다. 서비스센터는 단속적 서비스보다는 연속적 서비스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 대행업무에 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안전점검은 서비스센터가 행하는 서비스의 한 부분이다. 서비스의 행태가 다양함에도 왜 28조만 고집하는가. 따라서 서비스센터가 보일러 시공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 환경으로 발전해야 한다. 오사카가스의 경우, 140개의 서비스숍을 위탁 운영하며 가스시공, 기기판매 및 A/S, 연결철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둘째, 도메인의 모델은 4만개에 달하는 편의점의 변신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편의점은 일용품 판매 외에 카페, 택배, 색조화장품 진열, 금융업무까지 진출했다. 또한 O2O, 항공권 발급, 전기차 충전시설을 갖춘 편의점까지 등장했다.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사업영역에 모두 들어온 셈이다. 도시가스 서비스센터는 해당 지역과 고객의 정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강점이 있다. 정수기 판매회사가 렌탈사업으로 변신하고, 비데, 매트리스 등 홈케어 서비스 및 가전제품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의 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편의점과 정수기 사례는 서비스센터의 도메인전략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일본 가스회사 서비스숍 및 판매제품(3)

셋째, 서비스센터의 수수료는 적정한 원가가 산정되고 원칙에 따라 반영돼야 한다. 수수료는 검침원 등 센터 직원의 처우개선을 위해 별도로 산정토록 공급비용 산정기준이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 경기, 인천, 대전, 경남도 등 5개 시·도만 별도 산정하고 있다. 나머지 시·도는 공급비용과 같이 산정해서 요금억제정책에 따라 수수료가 적정하게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도는 서비스 제공의 질적 향상과 감성 근로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적정 수준의 수수료를 반영해야 한다. 물가억제라는 미명 아래, 원칙과 합리성이 결여된 일괄 요금산정이나 요금조정은 악순환만 가중시킨다.

도시가스사업에 있어 고객만족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도시가스사업 최일선에 있는 고객센터에 대한 지원과 혁신을 통해 대면 고객접촉은 물론, 다양한 고객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 컨텍센터, 나아가 고객지원센터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대단히 큰 서비스가 아니라, ‘그들이 찾고 있는 것,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주는 것(Jacob Barron)’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 본다. 끝으로 일부 소비자들께 부탁한다. 감성 근로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검침이나 안전점검 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 주시길 당부한다. 그 분들도 당신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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