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에너지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사장 공모에 들어간 한국가스공사가 약 4개월간의 우여곡절 끝에 신임 사장을 맞이하게 됐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사장 공모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런 저런 잡음, 특히 정권과 가까운 낙하산 인사, 전문성이 결여된 보은인사 등으로 시끄러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적폐청산을 핵심 목표로 하고 있는 현 정권에서 이뤄지는 첫 공공기관장 선임에 대해, 기존과는 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더구나 시민들이 올바름과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거리에서 촛불을 들면서 세운 정권이니만큼 정의와 원칙과 신뢰에 기반한 공공기관장 인사가 이뤄지리란 기대가 많았을 게다.

가스공사의 신임 사장이 정권탄생에 기여한 캠프출신 인사도 아닌데다, 오랜 세월 에너지산업 정책을 집행하고 책임진 행정관료 출신이니 낙하산이나 보은성 인사도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도 앞선 정권에서와 마찬가지로 예외 없이 갈등이 일었던 점은 아쉽다. 그래서 사장 선임과정에서 불거진 노조와의 갈등, 또한 거기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한번쯤 되짚어보는 것은 결코 그 ‘수고로움이 아깝지 않은 노력’이라 말하고 싶다.

가스공사 노조는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 청와대 청원, 감사원 감사청구, 수차례에 걸친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절차상 문제점 등을 제기해 왔다. 또한 사장선임 의결이 예정돼 있던 임시 주주총회를 물리적으로 원천봉쇄한데 이어, 향후 출근저지투쟁을 펼치겠다는 의지다. 새해 가스공사 노사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스공사는 최근 몇 년간 시장개방이라는 경영환경 변화와 함께 내부적으로는 각종 비리와 정부 경영평가 낙제점 연속 등 위기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러한 때에 노사간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경우 대한민국 가스산업의 위기까지 초래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2017년 전국 대학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다. 사견(邪見)과 사도(邪道)를 깨고 정법(正法)을 드러낸다는 말로,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가스산업에 있어서도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낼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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