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재 악몽 딛고 ‘신제품 개발’
2006년 공장 폭발로 200억원 손실
전 세계 60개국 150여개 업체 수출

▲ 박봉준 대륙제관 대표

▶ ‘불이야!’ 악몽 같았던 화재 현장

‘콰쾅, 펑!’
2006년 2월 14일, 오후 3시 10분 경... 대륙제관 아산 공장.

폭탄이 떨어진 듯 엄청난 굉음과 화염이 천지를 진동했다. 당시 부탄가스 제조공장 가스 충전 시설이 폭발하며 순식간에 불이 제품 창고 등 공장 2개 동으로 빠르게 옮겨 붙었다.

‘펑! 펑! 펑!’ 엎친 데 덮친 격.

건물 안에 보관 중이던 휴대용 부탄가스 50만개가 연이어 폭발하며 공장은 삽시간에 거대한 연기와 화염으로 뒤 덮였다. 놀란 직원들은 밖으로 뛰쳐나왔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일단 안전한 곳으로 신속히 대피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는 엄청난 양의 물을 뿌려대며 화재를 진압하려 했지만, 연신 터지는 부탄가스통의 폭발과 화염 앞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화재 현장 인근 5개 소방서 110여명의 소방관들이 속속 도착하여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화재 속 공장 안으로의 진입은 더 이상 불가능 했다.

화재 현장에서 오히려 소화기를 들고 과감히 불 속으로 뛰어든 것은 소방관들이 아닌 대륙제관 직원들이었다. 소방관들은 오히려 그런 직원들을 제지하기에 바빴다. 화재 진압 후 한 소방관은 소식을 듣고 달려온 언론사 기자들에게 “우리도 들어가기 어려운 불길 속을 직원들이 소화기와 물을 퍼 부으며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결국 불은 화재 발생 3시간 30분 만에 겨우 불길을 잡는데 성공했다.
▲ 공장 전경


‘불행 중 다행’하게도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약 2,200여평(7,328㎡)에 달하는 공장 2개 동이 모두 전소됐고, 보관 중이던 휴대용 부탄가스 제품 50만개가 모두 소실되면서 공장 설립비용 200억원을 비롯 생산손실까지 모두 합쳐 약 600억원의 엄청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대륙제관의 한해 매출액이 600억원대 였으니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다.

하지만, 망연자실 할 수많은 없었다. 직원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한 순간에 잿더미로 변한 가슴 아픈 화재 현장을 서로 독려하며 묵묵히 피해 복구에 혼신을 다했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회사 경영진은 연일 밤을 지세우며 상황보고와 조속한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화재보다 힘겨웠던 지역 주민들의 ’民心‘

“부탄가스 제조시설 이전하라”

공장 화재는 진화됐지만, 인근 지역 주민들의 마음 속 불안감은 일파만파 커져만 갔다.

화재 복구도 채 되지 않은 회사 안으로 주민들이 난입, 공장 이전을 외치며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급기야 화재 발생한달 후인 2006년 3월, 공장 인근 지역 주민 700여명은 ‘부탄가스 제조 및 저장탱크 이전 촉구’를 결의하고 아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강행했다.

주민 반발이 극에 달하자 대륙제관 대표와 경영진은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사과했지만, 격해진 주민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측과 관련 기관의 밤낮을 가리지 않는 끈질긴 주민 설득 끝에 결국 회사와 주민의 공동안정협의회 구성을 골자로 안전설비 강화, 마을발전을 위한 적극 협조에 상호 합의하며 원만하게 극적 타결됐다.

이로써 화재 발생 후 두 달여의 긴긴 악몽 같은 시간 이었지만, 조속한 사태 해결로 인해 대륙제관은 경영 정상화 및 생산라인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공장 소실로 당장 물량을 공급할 수 없게 되자 직원들은 눈물을 머금고 거래처에 전화해 경쟁업체 연락처를 알려줘야 했다.

대륙제관 화재로 인해 국내 휴대용 부탄가스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에 때문에 별 도리가 없었다. 회사는 남아있는 공장과 휴대용 부탄가스 외에 금속캔 및 에어졸 제품, 페인트나 식용유 통 같은 기타 제관 제품 생산에 역점을 두며 빠르게 회사 회생에 총력을 다했다.

▲ 공장 전경

▶ 세계 최초 ‘안 터지는 부탄캔’ 개발

대륙제관 박봉준 대표는 회사의 위기극복을 위해 ‘정면돌파’할 것을 선언했다.

화재 사고를 계기로 박 대표는 “부탄가스통이 터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일반 가정에서 편리함을 주는 휴대용 부탄가스가 생명을 위협하는 물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제품에 대한 안전의식 고취로 회사가 어려울 때 오히려 15억원을 더 투자해 폭발방지 부탄가스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결국 2007년, 일명 안터지는 부탄가스인 ‘맥스CRV’의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 특허를 취득, 2008년 하반기 폭발방지 부탄가스 ‘맥스CRV’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후 미국, 유럽 등에서 품질 및 안전에 대한 인증을 획득하며 빠른 속도로 해외 수출에 성공, 휴대용 부탄가스 수출 세계 1위 기업으로 당당히 재기에 성공했다.

현재 국내에는 이마트,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등 대형 마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해외시장은 미국, 호주, 캐나다, 영국 등 전 세계 60개국 150여개 업체로 수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안전의식이 높은 해외시장에서의 수출 비중이 약 60% 정도로 국내보다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불의의 화재 사고로 대륙제관은 또 다른 선택을 했고 ‘비 온 뒤 땅이 굳어 진다’는 말 처럼 대륙제관의 체력은 더 강해졌다. 값 비싼 대가, 갑 비싼 수업료를 낸 값진 교훈을 얻었던 만큼 그로 인해 회사의 체질 변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이다.

특히 큰 위기에 처했으나 위기 시에 대륙제관 전 직원의 단결려고가 애사심은 더 큰 힘을 발휘했고 이에 따른 회사에 대한 애정과 재기를 위한 열정과 노력은 가히 놀라웠다.

대륙제관은 대형화재라는 큰 악재 속에서도 2006년 67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사고 발생 2년 만에 시설 복구를 완료하고 2008년 매출액 1,026억원을 달성하여 업계를 놀라게 했다.

또한 2002년 무역의날 1천만불탑 수상 및 대통령표상 수상에 이어 2006년 중소기업청 INNO-BIZ 선정, 2008년 KIBO 벤처기업 선정, 2008년 무역의 날 2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 2009년 명문장수기업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2010년에는 무역의 날 3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한편 2010년 12월,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2010년 세계일류상품에 ‘맥스부탄’이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 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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