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사협회, 장비 구입 및 실사 거부 결의
"도입은 찬성...현장 여건 충분히 반영해야"

[에너지신문] “시공자의 안전 보장하는 스마트스틱 공법에는 근본적으로 찬성한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도입 시기를 조율해야한다.“

직접활선공법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한전이 대안으로 제시한 스마트스틱 공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장 여건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전의 일방적인 적용 강행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전기공사협회(회장 류재선)는 지난 14일 시·도 회장 회의를 통해 28일로 예정된 한전의 스마트스틱공법 장비 구입과 실사를 거부하기로 결의했으며 18일 시·도 부회장단, 19일 이사회단이 연달아 이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전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협회 측의 입장이다.

공사협회에 따르면 그동안 스마트스틱의 합리적인 적용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했으나 실질적으로 시공을 하고 있는 전기공사기업들의 목소리를 외면한채 행정 편의주의로 강행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정책 추진과정에서 현장 여건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것 아니냐”며 “스마트스틱이라는 신공법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려면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한전이 이를 간과했다”고 비판했다.

전기공사업계는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기위해 간접활선공법인 스마트스틱 공법을 도입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현장에 이를 적용하기에는 다양한 문제점이 상존하고 있으며 적정한 공사비도 확보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스마트스틱 조작이 미흡해 공사기간이 기존 공법에 비해 약 4배 이상 소요되지만 이를 감안한 품셈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태고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재해가 불 보듯 뻔한데 이에 대한 대책도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전기공사협회는 한전 측에 지난 10월부터 3차례에 걸쳐 스마트스틱공법 시행 유해를 요청했으나 한전은 지난 13일 협력기업에 "예정대로(28일) 전국적으로 동시에 스마트스틱 장비 실사를 강행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 전기공사업계의 의견을 사실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협회에 따르면 전기시공분야는 공기업인 한전과 전기시공기업간의 상생과 협력을 통해 안정적 전력 품질을 확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전만의 일방적 의견을 강요하고 있어 또다른 갑질로 비춰지고 있다.

이와 관련 류재선 전기공사협회 회장은 18일 더불어민주당 박정, 이훈 의원을 잇달아 면담했다. 류 회장은 배전협력업체 제도 전반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고 합리적인 개선을 위해 국회 차원의 관심을 요청한했다. 또한 업계 최고 이슈로 떠오른 스마트스틱공법과 관련, 도입 과정에서 문제점이 많았다며 이를 개선하는데 국회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박정 의원은 “페이퍼컴퍼니 문제를 비롯해 배전협력업체제 전반의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시공능력을 갖춘 기업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류재선 회장은 “간접활선공법인 스마트스틱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공법을 직접 수행하는 작업자와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대로 된 현장실사도 없었고 품셈도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았다”며 “한전이 일정에 맞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데 이는 전기공사기업을 여전히 을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전 스마트스틱 선도협력회사 관계자는 “30분 정도면 수행이 가능했던 공사가 2시간 이상 소요된다. 간접활선공법이라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과연 이 공법으로 작업이 가능할지 걱정된다”며 “작업자들의 숙련도 등을 고려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공사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스틱 선도협력회사 조차도 공구 조작이 서투른데 다른 기업은 오죽하겠냐”며 “간접활선공법이 한시라도 빨리 현장에서 적용되려면 한전이 협력기업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미비점을 보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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