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일 의원 "물 주입·배출로 2년간 63회 지진 발생"
넥스지오 "시추공은 지진발생과 무관...추측성 가설"

[에너지신문] 최근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 지진의 원인이 포항지열발전소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2년 간 포항지열발전소의 물 주입 및 배출작업 때문이라는 것이다.

윤영일 국민의당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기상청이 제출한 자료를 22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포항지열발전소는 지난해 1월 29일부터 올해 11월 15일까지 443회에 걸쳐 물을 넣고 뺐다. 물을 넣은 것은 73회, 물을 뺀 것은 370회다.

지열발전은 땅 속에 설치한 주입정으로 들어간 차가운 물이 지열로 수증기로 변하면 이를 끌어올려 터빈을 가동,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물 주입 및 배출이 수시로 이뤄진다.

윤 의원은 "물 주입으로 인해 2016년 41회(규모 2.0 이상 8회), 2017년 22회(규모 2.0 이상 2회) 등 총 63차례의 소규모 지진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상청이 공식 발표한 포항 내륙 지진은 모두 발전소 물 주입 이후 발생했다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 건설 중인 포항지열발전소 전경.(사진제공: 넥스지오)

윤 의원에 따르면 2016년 12월 15일에서 22일 사이 물 3681t을 주입한 다음날인 12월 23일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다. 또 12월 26일부터 28일까지 물 226t을 넣은 다음날인 29일 규모 2.3, 2017년 3월 25일부터 4월 14일 사이 2793t을 넣은 후 다음날인 15일 규모 3.1과 규모 2.0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후에도 물주입이 이어지면서 진동이 있었고, 발전소 측은 올해 9월 18일에야 주입작업을 멈췄으나 11월 1일까지 물 배출 작업은 계속됐다. 올해 4월 15일 관측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 2건의 경우 11월 15일 발생한 포항지진의 발생 위치와 차이가 없지만 감시 시스템에는 잡히지 않았다. 지진 주무부처인 기상청은 이런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게 윤 의원의 지적이다.

윤 의원은 "지열발전소는 세계적으로 아직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사업을 당장 중단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철저한 안전성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지열발전소는 2010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국가 R&D 사업으로 시작됐다. 총 798억원을 투입한 이 사업은 포스코, 한국수력원자력, 지질자원연구원, 건설기술원, 서울대학교, 넥스지오가 참여하고 있다.

넥스지오 관계자는 "포항지열발전은 지열수 순환 설비 설치를 앞두고 지난 9월 작업을 중지했다. 이후 현장주변 정밀지진 관측시스템에서는 단 한 차례 지진활동도 관측되지 않았다"며 "현장의 2개 시추공은 이번 지진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단층과 무관한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기상청에서 이번 포항지진이 자연지진임을 분석 발표한 상태에서 현장 상황과 검증 과정이 생략된 추측성 가설로 인해 이 지진이 건설 중에 있는 지열발전에 의한 유발 지진으로 곡해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 대해 산업부는 "국내외 지질 및 지진 전문가로 조사단을 구성중에 있으며 포항 지열발전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공사는 중단됐으며 정밀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는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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