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펀드 2600억, 수출입은행 330억, 농협 170억 투자 날려

[에너지신문] 국내 내로라하는 은행들이 참여한 해외자원개발투자펀드가 손실을 줄이거나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방치해서 ‘깡통펀드’로 전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2600억원에 달하는 커다란 평가손실을 불러 온 산업은행의 ‘트로이카해외자원개발 사모펀드’가 납득하기 힘든 운영과 관리로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트로이카해외자원개발 사모펀드’는 적절한 시기에 매각했다면 손실을 크게 줄이거나 만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운용사들은 적정 매각시기를 방치한 끝에 1084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또한 실제 총손실 규모는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한국수출입은행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트로이카해외자원개발펀드는 집합투자기구를 조성한 다음 투자대상을 정하는 블라인드 펀드 형태로 조성돼, 한국수출입은행은 투자 타당성 평가를 할 수 없었다며 사실상 묻지마 투자를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MB정부 당시인 2009년 2월 4일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단순투자자인 한국수출입은행은 투자 타당성 평가는 물론 투자 심사와 투자 대상 선정에도 관여할 수 없었다.

사정이 이럼에도 산업은행을 비롯한 트로이카해외자원개발펀드 운용사들은 5년 동안 운용보수로 179억원을 챙겼다.

이에 앞서 2008년 8월 농협중앙회는 천연가스 국제가격이 폭락하던 도중에 ‘마이애셋텍사스하이앤드유전 특별자산 1호’에 상호금융자금 172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2010년 이후 셰일가스 개발 확대가 국제 천연가스 요금을 하락시킬 것이라는 국내ㆍ외 보고서가 줄을 이었음에도 농협중앙회는 천연가스 폭락을 방치한 끝에 160억원을 잠정손실처리했다고 밝혔다.

김현권 의원은 “최근 해외자원개발펀드의 손실 규모가 공개되면서 납득하기 힘든 가스 개발 펀드 조성과 투자, 그리고 운용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면서 “MB정부가 무리하게 밀어부친 해외자원개발 정책이 농협중앙회 상호금융특별회계는 물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공공성이 강한 국책성 금융기관에게 우선적인 피해를 안겼다는 점에서 골 깊은 관치금융의 폐해를 다시금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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