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진국 중ㆍ고압관도 PE배관 범용화 

50년 이상 사용 보장, 유지관리 비용 강관의 절반 
방사선 시험강화, 경주지진후 사용확대 요구 높아

▲ 타공사 사고로 인한 PE배관의 손상 정도를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PE100의 경우 브레커의 장시간 타격에도 배관손상이 쉽게 발생하지 않았다.

[에너지신문] 폴리에틸렌(polyethylene) 배관은 유체수송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소방배관, 지역난방관, 석유화학 및 정유사의 공정배관 등에 사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소 및 전력 플랜트의 배수관에 사용되는 등 그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가스용 폴리에틸렌 배관은 부식되지 않으며 화학적으로 안정되고 전기에 절연체이며 유연해서 시공하기 편리하고, 금속강관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폴리에틸렌은 중합 방법에 따라 분지의 형태가 달라진다. 높은 압력을 이용한 고압법과 촉매를 이용한 저압법으로 나뉘며, 저압법으로 만들어진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주쇄(main chain)에 붙은 분지(side chain)가 짧고 적으나 고압법에 의해 만들어진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주쇄에 비해 분지의 길이가 길게 형성되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이들 중간의 형태를 띤다. 

폴리에틸렌의 형태에 의해 밀도가 달라지는 것은 결정화될 때 분지에 의해 결정화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분지가 크면 클수록 결정화에 방해를 받게 돼 결정화도가 낮아지게 되며 밀도 또한 낮아진다.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은 일반적으로 35~40%,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은 60~80%의 결정도를 나타낸다. 

지난 40여년동안 폴리에틸렌은 배관의 주된 원료로 사용돼 왔다. 폴리에틸렌 배관 원료 제 1세대는 PE 63class로 최소 요구 강도가 6.3MPa이다. 70년대 들어 완성된 제 2세대의 폴리에틸렌 배관 원료는 PE 80class이며 이때부터 적절한 코모노머 중합이 이뤄졌다. 90년대 들어 제 3세대 원료인 PE 100class가 등장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최근 PE배관 원료로 일반화된 PE 100class는 분자량 분포 곡선상 봉우리가 2개인 최신 Bi-modal 형태의 중합 기술을 도입해 최소 요구 강도가 10MPa이 넘어서고 있다. 

▲ 일반적인 폴리에틸렌 밀도 분류


PE 가스배관 해외사용 현황

◆유럽
유럽의 도시가스 공급체계는 인수기지로부터 20∼80bar의 압력으로 가스를 송출해 도심 외곽에서는 1.5∼8 bar의 압력으로 감압되며 1차 외각을 통과한 후에는 0.8∼4 bar의 압력으로 감압된다. 특히 도심지역 밖 준주거지역에서는 0.4∼1 bar의 압력으로 가스를 공급하며 실제 도심지역 내 주거지역에서는 40∼200mbar의 압력으로 가스를 공급하고 도심지에서는 25.5∼30mbar의 압력으로 가스가 공급된다. 크게 압력 단계는 1bar이하, 1∼4bar, 4∼8bar로 구분할 수 있다. 

도시가스 공급에 사용하는 가스배관 중 회색 주철관은 1bar 미만의 압력에 주로 사용되며 연성 주철은 3bar 이하에서 스틸은 3bar의 압력에서 주로 사용된다. 반면 폴리에틸렌 배관의 사용사례는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영국은 1980년대 초에 트랜스코(Transco)에 7bar의 가스 압력에서 폴리에틸렌 배관을 사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후 1980년대 중반 솔베이(Solvay)사에서 저속균열성장(Slow Crack Growth) 저항성 및 급속균열전파(Rapid Crack Propagation) 저항성이 우수한 고밀도 폴리에틸렌, PE 100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폴리에틸렌 배관의 사용량이 증가했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PE 100은 50년 동안 10MPa의 응력 하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ISO 4437에서는 최대 사용 압력을 10bar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7bar 이상의 압력에서 폴리에틸렌 배관을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유는 안전상의 이유보다는 세금제도에 기인한 바가 크다. 현재 영국에서는 7bar 이상의 압력으로 가스를 공급할 경우 세금에 대한 제약을 받는다. 트랜스코는 현재 13만km의 폴리에틸렌 배관망과 12만 8000km의 아연, 스틸 배관망으로 구성된 총 25만 8000km의 가스배관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내 가장 큰 가스회사다.

이들의 폴리에틸렌 배관의 최대 공급압력은 7bar이며 폴리에틸렌 배관망 중에서 PE 100 배관은 약 400km 상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직경은 400mm이며 1973년부터 PE 63을 사용하기 시작해 PE 80과 100이 약 4만km 이상 설치되어 있으며 현재는 영국 내에서는 거의 PE 100을 사용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1968년부터 3∼4bar의 압력으로 폴리에틸렌 배관을 사용해 가스를 공급했다. 배관 직경은 63∼250mm며 점차 그 범위가 증가해 630mm까지 직경이 확대됐다. 

현재 PE 80과 100은 약 9000km에 걸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중 PE 100이 약 4000km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에서는 PE 100 배관을 사용해 최대 8bar의 압력으로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 미국 및 북미의 폴리에틸렌 배관 사용 현황

◆미국
미국 플라스틱 파이프 협회에 따르면 1960년도 후반부터 가스배관에 처음으로 폴리에틸렌 배관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듀퐁(DuPont)에서 처음으로 폴리에틸렌 배관 및 이음관 등을 도입했으며 점차 시스템의 안정성이 검증되면서 사용량이 증가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배관의 최대 사용 압력을 결정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가 최대 사용 압력이 유체 정역학적인 설계 기반(HDB; Hydrostatic Design Basis)에 비례한다는 점이다. 유체 정역학적인 설계 기반은 레진의 항복점에 결정되며 폴리에틸렌의 항복점은 밀도와 직접으로 연관돼 있다.

밀도가 높을수록 더 높은 항복점을 가지며 결과적으로 최대 사용 압력을 더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최대 허용 가능한 압력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안전율을 고려해야 하는데, 미국 정부에 의해 규정된 최대 허용 압력은 최근에 125psi(8bar)로 증가했다. 

미국 DOT(Department of Transportat
ion)에서는 플라스틱 가스 파이프 시스템에 대한 설계 인자를 0.32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 가스 파이프의 사용압력은 125psi(8.6bar)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 플라스틱 파이프 협회 정수압 응력 위원회(Hydrostatic Stress Board)에서는 고성능 폴리에틸렌 재료에 대해서는 더 높은 설계 인자를 고안했다. 이는 세 가지 요인을 근거로 하고 있는데 첫 번째 PENT가 500시간을 초과해야 하며 두 번째 50년 이상의 사용을 보증하기 위해서는 50년을 초과하는 연성·취성 전이를 가져야 하고, 마지막으로 외삽법을 적용할 경우 더 높은 통계학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LCL/LTHS 비율이 0.9를 초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만약 폴리에틸렌 재질이 HDS를 설정하기 위한 0.63이라는 설계 인자를 만족한다면 이는 작동 압력을 25% 증가할 수 있고, 동일한 작동 압력에서 1SDR을 감소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다고 규정했다. 

DOT에서는 새로운 재료 설계 코드가 개발됐음에도 불구 여전히 설계 인자 값을 0.32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가스기술협회 및 플라스틱 파이프 협회 등에서는 가스 설비에 대한 연구 결과로부터 더 높은 설계 인자와 관련된 문제들을 증명하고, 설계 인자를 0.32에서 0.40으로 상향 조정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며 최근엔 그 구체적인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일본 및 중국
일본에서는 현재 PE 80을 사용중이다. 이 제품의 최대 사용압력은 4bar이며 중압 A라인은 최대 사용압력이 3∼10bar이고, 중압 B라인은 1∼3bar로 구분해 가스배관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하지만 1995년 1월 고베지진과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및 2016년 4월 구마모토 지진 이후에 폴리에틸렌 배관의 지진 안전성을 확인했고, 당시 피해가 많았던 주철관 등을 폴리에틸렌 배관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현재 도쿄가스사는 폴리에틸렌 배관 이외에도 폴리아마이드 재질을 가스배관에 적용하기 위한 검토를 독일 Evonik과 함께 검토를 추진 중이다.

중국은 지역마다 다른 기준을 운용하고 있다. 북경천연가스사는 최대사용압력 7bar로 폴리에틸렌 배관을 이용해 가스를 공급 중이다. 1983년에 설치한 강관이 심하게 부식된 사례가 발견되면서 내식성이 뛰어난 폴리에틸렌 배관으로 배관망을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비교적 저압으로 공급되는 배관망 중 관경 700mm, 500mm 스틸 배관에 대해서는 약 2.7km와 약 0.2km를 교체했고, 관경 315mm SDR 11의 PE 100 배관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가 새로운 배관망으로서 PE 100을 선택한 근거는 규격 GB 15558.1에 따른 것으로써 이 규격에 재료의 압력비율, 저속균열성장(SCG) 저항성, 급속균열성장(RCP) 저항성 및 버트융착 이음부의 성능에 관해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대지진 이후 PE배관 유효성 확인
도쿄가스, 폴리아마이드 가스관 적용 검토중

▲ 북미의 폴리에틸렌 배관 사용 구분


국내 PE 가스배관 현황

◆중밀도 폴리에틸렌 원재료 생산중단 검토
유럽 및 북미 등에서는 1960년대 개발된 중밀도 폴리에틸렌 배관을 가스배관으로 사용해오다 현재는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적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배관은 중밀도 폴리에틸렌 배관보다 강성이 높고, 7∼8 bar의 높은 압력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며 현재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배관만을 가스배관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에는 KGS 코드에 따라 가스배관에 중밀도 폴리에틸렌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KS M3514에 가스용 배관으로 중밀도 및 고밀도 폴리에틸렌 배관에 대한 규정이 있으나 KGS 코드에서는 중밀도 폴리에틸렌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미 수도배관에도 고밀도 폴리에틸렌 배관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문제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재료 업체의 경우 현재 국내 수급을 목적으로 가스용 1호관 적용을 위해 생산라인을 변경해 가며 중밀도 폴리에틸렌 원재료를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 입장에서 이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원재료를 생산하는 것보다 효율성이 낮은 상황까지 발생하게 됐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일부 업체는 효율성이 낮은 가스용 중밀도 폴리에틸렌 원재료 생산 중단을 검토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강화된 금속관 방사선 투과시험
금속배관의 경우 용접부의 건전성 평가를 위해 방사선 투과시험을 실시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방사선투과시험자의 보호를 목적으로 원자력 안전법에 의거 방사선투과시험을 실시할 때 방사선량에 대한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특히 방사선투과시험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최근 관련법이 강화됐고, 현재 엄격하게 준용되고 있다. 

검사자에 대한 방사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사선투과시험을 실시할 경우 차폐시설을 설치하고 시험을 실시하도록 하는 등 시험장치 및 절차에 대한 규제가 엄격히 준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화된 규제로 인해 일부 공사현장에서는 방사선투과시험을 실시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부득이하게 일부 도시가스사에서는 야간에 방사선 투과시험을 실시하는 등 제도와 현장의 불일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도시가스사에서는 해외와 같이 폴리에틸렌 배관의 사용범위를 중압관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타배관 전식 유발 가능성 확대
현재 PLP 도시가스 매설배관의 경우 부식을 방지하기 위한 방식조치가 이뤄진다. 희생양극법 외에도 배류기를 사용한 전기방식을 실시하고 있다. 

가스배관 이외에도 송유관, 수도관 및 전선관 등 지하에 매설된 타 배관 역시 배관의 유지관리를 위해 전기방식이 실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각 배관들 간의 간섭으로 인한 전식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등 갈수록 관리상 어려움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는 정부 주도의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에 따라 지하철 노선의 증설 및 운행 횟수 증가로 인해 지하로 유입되는 미주전류 증가 등 매설된 금속배관의 전식을 유발할 가능성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기간섭 등으로 인한 부식 위험성이 없고 화학적 안전성이 높은 재료로 평가되는 폴리에틸렌 배관의 사용 요구가 도시가스사로부터 제기되는 것은 당연한 일로 평가된다.  

▲ 가스 배관에 사용되는 재질별 유지관리 비용 비교

2008년 Evonik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관의 유지관리 비용이 1m 파이프당 약 132유로일 때 플라스틱배관은 66유로로 50% 이상 경제적인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가스배관에 대한 폴리에틸렌 배관의 사용압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이후 대진대책의 일환으로 이미 관련배관의 사용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제기되기 시작했고, 상하수도 분야의 경우 고밀도 폴리에틸렌 배관의 사용과 함께 사용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중인 상태다. 

가스안전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가스안전공사 역시 이러한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현재 지진과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며 가스안전연구원을 중심으로 수년 전부터 수탁사업을 통해 국내에서 생산한 고밀도 폴리에틸렌 원재료를 사용해 제작된 배관에 대한 성능평가를 진행하는 등 제도화를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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