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캔 사고 11년간 247건 발생…실제는 10배 이상
콜센터ㆍ소비자원 등에 접수되는 사고까지 취합해야

[에너지신문] 한국가스안전공사 재난관리처 상황관리부가 집계한 200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최근 11년간 발생한 일회용 부탄캔 관련 사고는 총 247건이다. 이 통계 수치는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고와는 격차가 존재한다. 공식적인 통계에 잡힌 부탄캔 사고들은 소방서나 경찰 등을 통해 사고가 접수되거나, 가스안전공사로 사고 신고가 이뤄져 현장조사를 통해 가스사고로 판단된 경우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실질적인 인명피해나 화재, 폭발 등 재산피해가 발생한 경우로 봐야 한다. 경미한 화상이나 사소한 재산피해 등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지지 않은 사고들은 사실 현장에서 묻히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회용 부탄캔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질적인 사고들은 가스안전공사의 집계보다는 훨씬 많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사실 각 부탄캔 제조사의 콜센터, 품질관리부(QC) 또는 품질보증부로 소비자나 피해자가 접수한 사고나 사례들은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다. 특히 보상 등 분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사고발생 후 수 일 또는 수 개월이 지난 후에야 업체로 부터 사고접수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부탄캔 관련 사고는 적게는 2~3배, 많게는 10배 이상이 될 것이란 이야기가 더 설득력이 있다. 근본적인 부탄캔 사고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공식 집계되지 않고 사장되는 사고마저도 통계화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 1위, 세계 최대 생산량과 수출량을 자랑하고 있는 국내 부탄캔 산업이 세계적으로 한 발 더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소비자원의 위해감시시스템이나 콜센터, 각 업체들로 접수되는 사고들까지도 모두 하나로 취합해 그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고민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하루 속히 갖춰지길 기대해 본다.

◆일회용 부탄캔 사고, 한해 평균 23.8건
한 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부탄캔 소비량은 약 2억 1000만~2억 3000만관 정도로 추산된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가스사고는 총 116건이었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일회용 부탄캔 사고는 238건이었다. 한 해 평균 23.8건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며 이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가스사고의 약 20% 정도가 일회용 부탄캔 사고라는 말이 된다.

더욱이 부탄캔 사고는 그 특성상 연소기 사용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렇다 보니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율 역시 높은 사고라는 점에서 부탄캔 사고는 국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200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가스안전공사에 접수된 부탄캔 관련 사고는 총 247건이었다.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자가 9명, 부상자가 373명 등 총 38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09년과 2011년이 한해 30건의 사고가 발생하며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고, 2014년은 16건으로 가장 적은 사고가 발생한 해였다.

하지만 사고 건수와 관계없이 2014년의 경우 사망자 2명을 포함해 4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고 한 건 당 2.62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며 인명피해율이 가장 높은 해로 기록됐다.

◆올해 2억 1천만개 이상 생산 전망
태양을 비롯해 대륙제관, 세안산업, OJC, 화산, 대성산업 등 국내 6개 부탄캔 제조사가 지난해 생산한 내수용 일회용 부탄캔은 총 2억 975만 555개였다.

올해 상반기 역시 전년대비 23만 7068개가 늘어난 1억 933만 1558개를 생산했다. 결국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2억 1000만개 이상의 제품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회용 부탄가스는 한 해 국민 1인당 3~4개를 소비할 만큼이나 많은 양이 소비되고 있으며 이젠 국민연료로 불릴 만큼이나 익숙한 제품이 됐다.

일회용 부탄캔은 저렴한 부탄 연소기의 대중화와 함께 간편한 사용과 이동이 편리한 이점으로 인해 많은 곳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물론 국내 유통되는 제품중 약 50~60%가 대중음식점에서 소비된다.

한때 대중음식점 역시 LPG가격 인상과 함께 LPG체적거래시설 보급 확대와 도시가스 배관화로 인해 일회용 부탄캔의 사용량이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국제 LPG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청소, 미관 등으로 인해 배관이나 호스시설이 불편하다는 점에서 다시 일회용 부탄캔을 사용하는 음식점이 늘고 있는 추세다.

주 5일 근무제의 확대로 인한 야외레저 활동의 증가도 부탄캔 사용량 증가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부탄캔을 연료로 사용하는 가스예초기 보급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제품이 사용되며 사용량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사고발생 1위는 음식점…11년간 84건 122명 부상
안전 강화 제품 등장, 사고예방 위해 대중화 필요

◆국내 소비 절반 이상이 ‘음식점’ 
부탄캔의 대중화만큼이나 우리 주변에서 자주 목도하게 되는 것이 관련제품을 사용하던 중 발생하는 사고들이다.

200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총 247건의 사고를 분석한 결과 84건이 식품접객업소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다행히 아직까지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지만 총 122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주택에서의 사고가 70건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1종보호시설이 16건, 공장과 차량이 각 4건, 허가업소 1건 등으로 집계됐다.

그 외 야외등 기타 장소에서의 사고가 65건으로 조사됐다. 주택에서 발생한 70건의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총 80명으로 조사됐으며 이 중 2명이 죽고, 78명이 부상을 입었다.

1종보호시설에서 발생한 16건의 사고로 인해 48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고, 공장에서 발생한 4건의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부상 1명, 차량에서 발생한 4건의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부상 7명에 그쳤다.

기타 장소에서의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총 108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5명이 사망하고 103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체 247건의 사고 중 2명 이상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는 총 69건으로 관련사고에 무려 27.9%를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식품접객업소에서 발생한 사고는 27건으로 39.1%를 차지했다.

전체사고중 5명 이상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도 19건으로 집계됐으며, 8건(42.1%)이 식품접객업소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10명 이상 인명피해가 난 사고는 총 3건으로 조사됐다. 식품접객업소, 주택, 1종보호시설에서 각각 1건씩 사고가 발생했다. 2011년 경기도 광주 1종보호시설(학교)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무려 15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부탄캔 사고는 주로 음식점이나 그 외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다수의 인명피해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국내 소비되는 일회용 부탄캔 중 현재 절반이상이 음식점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사고의 상당수가 식품접객업소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전한 제품으로 세계 1위 지킨다
물론 무려 연간 2억 1000만관이 유통되는 국내 시장에서 연평균 23.8건의 사고는 1ppm에도 못 미치는 극히 작은 수치에 불과하다.

또한 사고들의 약 80% 이상이 사용이 금지된 과대불판을 사용하거나 취급과정의 부주의, 남은 잔량을 사용하기 위해 용기를 가열하는 등 취급 부주의로 인한 사고들이다.

그 외 사고들 역시 연소기의 노후, 쓰레기 소각 중 폭발 또는 밀폐된 공간에서 난방용으로 연료를 사용하다 질식 또는 CO가스에 중독되는 등이 주된 원인들로 엄밀히 따지면 부탄캔 제품과는 무관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엔 일반 가정에 인덕션이나 전기레인지 보급이 늘어나면서 일회용 가스연소기를 그 위에 올려놓고 음식을 조리하던 중 가열된 용기가 폭발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 국내 부탄캔 제조사들은 보다 안전성을 개선한 제품을 만드는데 많은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부탄캔 내 과압이 발생할 경우 가스를 배출해 용기의 파열을 막아주는 화산의 ‘스프링식 안전장치’ 개발을 시작으로, 대륙제관의 CRV(Countersink Release Vent) 폭발방지 부탄캔 ‘맥스’와 함께 최근 OJC도 자체 개발한 안전장치를 장착한 ‘좋은부탄’을 시중에 내놓았다.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 시장의 65~70%를 점유하고 있는 썬 그룹도 올 하반기 부탄캔의 폭발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트리플 시밍(삼중권체) RVR을 자사 제품인 썬파워에 장착한 제품을 출시하며 보다 안전한 부탄캔 개발 대열에 합류했다.

취급부주의가 사고의 주된 원인임에도 불구, 국내 제조사들은 앞다퉈 보다 안전한 부탄캔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세계 1위란 국내 부탄캔 산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지만 연간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관련 사고를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고객들에게 보다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제 앞으로의 과제는 보다 안전한 일회용 부탄캔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 당국과 관계기관, 사용자들의 관심과 뒷받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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