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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집단에너지 지역지정제, 폐지가 답이다(?)
열수요 매우 낮은 남부지역까지 지역지정 남발
독과점·비효율·선택권 제한 등 개선요구 높아
2017년 09월 18일 (월) 15:33:58 김연숙 기자 kimwe@i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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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신문] 현재 국내에서는 집단에너지 보급 확대를 목적으로 정부가 일정지역을 집단에너지공급대상지역으로 지정·공고하고, 특정 사업자가 산업부의 허가를 받아 독점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지역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지정제도는 일정요건이 구비되면 산업부장관이 반드시 지정, 공고해야 하는 강행규정이다. 이에 따라 집단에너지사업을 하려는 자는 공급구역별로 허가를 받아야 하며, 공급구역 내에는 타 열원의 사용이 금지된다.

하지만 문제는 불필요한 지역지정이 수없이 되풀이 되고, 열수요 등 사업여건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지정이 추진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제적으로 무분별하게 이어지고 있는 집단에너지 지역지정제도의 운영으로 지난 2015년의 경우 지역지정 해제지역이 전국 총 31개 지역에 이른다.

특히 대전 이남지역의 경우 광주 상무, 대전 노은, 인천 검단, 대구 금호, 울산 송정, 강원 혁신도시, 서울 신내3, 부산 장암, 경북도청이전 신도시지구 등 지역지정 해제지역이 20개 지역에 달한다. 이는 열수요가 매우 낮은 남부지역까지 지역지정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에 대한 대책마련과 나아가 폐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목동 집단에너지시설.

■ 북유럽 및 발틱 3국, 소비자 난방방식 선택권 법적 보장

집단에너지 지역지정제도 존치 또는 폐지를 논하기 위해서는 난방수요가 큰 북유럽 국가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역난방이 발전한 북유럽 각국은 자원 등 자국의 실정에 맞는 에너지시스템 및 규제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현재까지의 결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규제형 사업구조를 가진 국가는 지역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시장형 사업구조를 가진 국가는 지역지정제도를 운영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우선 핀란드나 스웨덴은 정부의 간섭 없이 기업이 시장에서 자유로운 투자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소비자도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시장형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열요금도 지역지정제도를 운영 중인 덴마크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덴마크는 지역지정제도의 운영으로 집단에너지 보급 확대에 큰 힘을 발휘하고는 있지만, 유럽에서 열요금이 가장 비싸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및 리투아니아 등 발틱 3국의 경우 지역지정제도가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집단에너지, 도시가스, 유류 등 열원 간 경쟁이 허용되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경우 지역난방 보급률은 62%이며, 이중 50% 이상이 신재생에너지(direct renewables) 및 재생에너지 열원(recycled heat)을 사용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난방 공급지역을 지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지만 소비자는 어떠한 제한 없이 지역난방 네트워크로부터의 연결을 끊을 권리가 있으며, 해당 지역에 있는 다른 종류의 열을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지역난방 공급지역이 결정될 때 지역난방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네트워크에 연결할 필요가 없다.

라트비아의 지역난방 보급률은 65%에 달한다. 지역난방 공급지역에서 열원 간 경쟁에 대한 제한은 없고, 건축물 소유자는 가장 유리한 난방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하지만 라트비아에서는 JSC Latvenergo가 시장에서 점유율 90%에 달하는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열원 간 경쟁이 작다. JSC Latvenergo는 전기와 열 생산 및 공급하는 라트비아 국영 에너지기업으로, 국가경제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해 민영화 대상이 아니다.

열부문 개발의 승인지침 결의안을 채택한 리투아니아에서는 지방정부의 비용으로 열부문 특별계획을 준비하고, 이를 지방정부, 기업 및 소비자의 기금으로 실행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계획된 신규 주택 지역의 건물에서 바람직한 난방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이처럼 발틱 3국의 경우 지역난방 보급률이 50%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지역난방 지정지역내에서 소비자의 난방방식 선택권을 법적으로 보장해 열원 간 경쟁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난방과 개별난방 유지관리비 비교.

■ 업계 “지역난방 지역지정제도는 시장왜곡 가중”…폐지·개선 요구

난방수요가 크게 차지하고 있는 북유럽 및 발틱 3국 등에서도 열원 간 경쟁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지역난방 공급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대해 타 열원의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특히 집단에너지는 경쟁에너지시장에 대한 공급제한이 아예 없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지역지정제도가 열시장의 환경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시장왜곡을 가중시키는 만큼 폐지,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역난방 지역지정제의 폐단이 한국지역난방공사(이하 한난)의 독점력이 점차 확대되는 데에서 우선 찾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60%에 근접한 독점력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도 한난의 독점력을 우려해 시장점유율이 50% 이하가 될 때까지 신규 사업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또 다른 요인은 소비자의 연료선택권 제한해 합리적인 에너지 사용을 저해한다는 점이다. 지역지정 고시지역 내의 소규모 빌딩, 연립주택, 업무용시설 등은 집단에너지를 공급하지도 않으면서 소비자가 원해도 도시가스를 사용할 수 없는 문제점 발생하게 된다.

지역난방 장기사용 소비자에게는 비용증가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문제로 제기된다.

에기평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분당 등 1기 신도시의 경우 사용자시설의 노후화로 열 손실율이 26.7%에 달해 시설개체가 시급한 실정이다. 노후된 지역난방 사용자시설을 개체하는 비용은 통상 개별난방 전환 비용의 3배 가령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원구청의 연구용역 결과에서는 지역난방 노후배관의 교체비용과 가스 개별난방 전환비용과 관련, 교체·전환 후 20년 경과 시 개별난방 전환비용이 세대당 50만원(19%)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지역난방은 시스템의 복잡성으로 인해 유지관리비용이 개별난방의 7배가 넘는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난방시스템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투자비 과다는 물론, 분양가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 가중되고 있으며 일정규모 이상 지역은 모두 지역지정을 하는 등 제도의 남발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지역난방사업은 난방도일이 가장 중요한 사업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열수요가 절대 부족하며 심지어 아열대 기후가 진행 중인 부산지역까지 지역지정을 남발하고 있다”며 “지구온난화로 열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실에서 지역지정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역지정의 여건이 되지 않는 다수의 지역을 공급한 후, 일정규모가 되면 지역지정을 추진해 소비자의 연료전환을 차단하는 편법까지 동원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지정제도는 집단에너지사업법 제정 당시인 1991년부터 시작돼 25년간 존치된 제도다,

규모의 경제와 열원차별로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 조성(M/S 60% 근접)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시장과 경쟁여건이 급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여전히 보급 확대 위주의 규제정책으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여건변화에 따른 탄력적인 제도 운영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집단에너지 지역지정 이후 사반세기가 경과한 1기 신도시의 경우, 지역지정을 해제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연료 선택권 행사가 가능토록 제도개선 추진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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