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벌떼작전’...해외시장 어디든 간다

[에너지신문] 지난 5월 새정부 출범과 함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에너지 공기업인 한전의 사업 추진 행보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본지는 조환익 한전 사장에게서 4차 산업혁명 대응 및 에너지신산업 추진 등 한전의 국내외 주력사업 현황을 확인하고 향후 한전이 나아갈 방향을 들어 봤다.

과거방식 답습, 낙오 피할 수 없어
사명의식 갖고 에너지 신시장 선도

▶▶▶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사업모델 발굴 및 신시장 진출 현황은?

한전은 지난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에너지자립섬 등에 약 3조 1000억원을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등 에너지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2020년까지 8조 3000억원을 투자, 국가경제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인프라는 지난해 8월부터 도심생활형, 공동주택 충전소를 본격 확대해 왔으며 올해는 EV 선도도시를 중심으로 충전소 300개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대형마트·코레일 등과 협력을 통한 대규모 도심생활형 충전소 구축 및 최대 4000개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홈충전 사업을 시행하는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산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또 K-iEMS(KEPCO intergrated Energy Management System, 종합에너지관리시스템)은 민간협력 동반성장 및 에너지효율화 사업모델 개발을 위해 LG유플러스와 협력, 향후 10년간 5000억원을 투자해 K-iEMS 2000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AMI(Advanced metering Infra structure, 지능형전력계량인프라)의 경우 2016년말 현재 330만호를 구축했으며 올해는 450만호를 추가로 구축하는 등 2020년까지 2250만호를 완료할 계획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울릉도 및 5개 도서에 풍력, 태양광, ESS를 구축하는 등 향후에도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연료전지의 경우 지난해 대구시와 협력, 미래성장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60MW 규모의 연료전지 사업 공동개발을 위해 SPC를 설립, 현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파수조정용(F/R) ESS의 경우 2014년 52MW를 성공적으로 구축,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올해까지 500MW 구축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신재생 배전연계 확대 및 Peak 절감용도 2020년까지 총 260MW의 ESS를 구축할 계획이다.

ESS는 에너지신산업의 핵심설비로 주파수조정, 신재생 전원 연계 확대, Peak 절감용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학교 태양광사업은 2020년까지 전국 2500개 학교를 대상으로 300MW 구축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 한전이 지향하는 에너지산업의 모습은?

최근 전 세계적인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산업간 경계를 허무는 대융합과 초연결의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역량을 초월하는 ‘특이점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사업도 변환기를 맞이하고 있는데 시대의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과거의 방식을 답습한다면 낙오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에너지신산업은 ‘파격적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한 융합과 연결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에너지신산업 모델 또한 새로운 진화가 가능하다.

오늘날의 전력산업은 신기술 확산에 의한 글로벌 경쟁의 가속화, 전력수요 성장둔화, 고객니즈 다양화 등의 급격한 환경변화의 파도를 맞고 있어 과거에 안주해 그 벽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새로운 에너지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진화할 수가 없다.

이제는 산업화와 정보화 시대를 넘어서 에너지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으며 미래 에너지산업의 모습은 EMS, EVC, AMI, Big-Data, IoT, 신재생 등과 ICT융복합의 고도화를 통한 전문화, 지능화로 그 영역이 더욱 확대돼 누구나 에너지를 편리하고 윤택하며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은 이미 앞으로의 목표를 ‘Clean Energy와 ICT융합 전력망으로 효율적 에너지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Smart Energy Creator’로 정의해 단순한 전력공급회사를 넘어 고객의 삶의 질을 높이고 공유경제생태계를 조성하는 가치창조자로 도약할 것임을 선포했다.

또한 국내 최대 에너지공기업으로서의 사명의식을 가지고 에너지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개발, 핵심 기술력 확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한 해외진출 등으로 에너지 신시장을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 에너지밸리의 주요 성과와 지원내용 및 올해 추진 계획은?

현재까지 238개의 기업과 에너지밸리 투자협약을 체결했으며 누적 투자금액 9561억원 및 6809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다. 효성,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과 GE와 같은 외국기업 등 다양한 유형의 기업들이 포함됐다.

현재 기업유치 및 투자기업 안착지원을 위해 자금지원, 판로 확보를 위한 지원, 에너지 전문인력 양성 등을 운영 중이다.

총 2000억원의 자금을 예탁, 투자기업들의 대출이자를 감면해주는 중소기업육성자금과 880억원 규모의 펀드(한전 515억원, 기타 50억원)를 활용, 투자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나주혁신산단은 지방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한전은 제한경쟁을 통해 연간 구매물량의 최대 20%까지 혁신산단에 입주한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핵심인력의 장기재직 지원을 위한 ‘일자리 Dream제도’와 에너지 전문인력 및 우수기능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올해 누적 250개의 기업 유치와 투자실행률 70%를 달성, ‘글로벌 에너지 허브’ 구축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맞춤형 안착지원은 물론 산학연 협력 R&D 강화, 지역대학과 연계한 인재육성 등에 지속적으로 힘써 나갈 것이다.

LS산전과 같이 투자실행을 추진중인 기업들에게 지자체와 함께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투자 검토 중인 기업들과 투자실행전담팀을 운영, 조기 투자를 독려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5월 GE가 에너지밸리에 HVDC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사무소를 개소했으며 향후 4차 산업혁명 인프라 구축 등의 분야에서 합작 투자도 계획 중에 있다. 이 밖에도 LS산전 등 대기업의 조기 투자실행을 유도해 에너지밸리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해외사업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은?

UAE 원전건설 사업을 포함해 남아공, 미국, 일본, 캐나다, 요르단을 비롯한 24개국 36개 프로젝트를 통해 누적 매출 25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10월에는 UAE 원전운영 투자계약을 체결했으며 남아공 타바메시 석탄화력 사업(630MW)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2월에는 요르단 푸제이즈 풍력발전소(89.1MW)의 착공으로 요르단 내에서 중추적 민자 발전사업자의 지위를 확보했다.

신기후 체제 출범과 4차 산업혁명의 융복합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석탄화력 중심의 해외사업에서 에너지신산업,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기존 중동, 남미, 아시아 시장에서 해외 선진전력시장으로의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며 높은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한전 최초의 해외 태양광발전 사업인 홋카이도 28MW 태양광발전소를 착공하고 6월에는 캐나다 페네탱귀신에서 마이크로그리드 준공식을 열었다. 또한 올해 4월 미국 콜로라도 알라모사에 위치한 30MW 태양광발전소 인수를 완료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으며 6월에는 LG CNS와 컨소시엄으로 괌 망길라오 지역에 태양광발전 60MW와 ESS 42MWh를 건설, 25년간 운영하는 BOO(Build, Own, Operate) 사업의 최종낙찰자로 선정됐다.

미국 태양광발전소 인수는 한전이 세계 최대 선진 전력시장인 미국에 최초로 진출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거점을 확보함으로써 해외사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본다.

한전은 신기후 체제와 에너지신산업이라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2025년까지 해외사업을 5배까지 확대, ‘Total Energy Solution Provider’로서 세계 에너지 시장을 주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해외진출 전략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신재생이나 에너지솔루션, 에너지효율, 리파워링(중고발전소 수선) 등 분야나 영역에 상관없이 작은 프로젝트 단위로 전 세계 어떤 사업에라도 뛰어들어 사업을 추진하는 ‘벌떼작전’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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