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제출 하루 뒤인 21일 간부직원 대상 회의실서 이임식
노조, “후임 사장은 권력형 낙하산 안 된다” 성명 발표

▲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1일 산업부 산하 공기업 기관장 가운데 처음으로 이임식을 갖고 있다.

[에너지신문]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년여의 임기를 뒤로 하고 산업부 산하 공기관장 가운데 첫 번째로 회사를 떠났다.

한국가스공사는 21일 본사 대회의장에서 이승훈 사장의 이임식을 개최했다. 일반적으로 그 동안 사장 이ㆍ취임식이 개최돼 왔던 대규모 국제회의장 대신, 이날은 소규모 회의장에서 2급 이상 간부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이임식을 가져 관심을 끌었다.

이날 이승훈 사장은 이임식에서 노사문제, 정부 경영평가 결과에 대한 소회, 앞으로 가스공사가 나아갈 방향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훈 사장은 무엇보다 천연가스 공급중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뉴얼에 따라 철저히 안정적인 가스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패와 비리 등에서 벗어나 청렴한 KOGAS가 되도록 노력하고,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의 노사관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하는 가스공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당부다.

특히 노사관계의 경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승훈 사장은 ‘교수로서 공기업 사장에 나서다 보니 현장경험이 없어 처음부터 노사관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몰랐다’고 토로하며 노사문제 해결에 있어서 심적 어려움을 겪었음을 시사했다.

실제 지난 2015년 산업부 산하 여타 공공기관들이 노사 합의로 성과보상제를 도입한데 반해, 가스공사의 경우 사측의 일방적인 이사회 통과가 이뤄져 현재까지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승훈 사장은 “노사관계에 많은 힘을 썼지만, 뜻한 바를 다 이루지 못했다”고 밝히며 “다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의 노사관계의 토대를 구축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테두리에서의 노사관계 구축이란 노조 집행부의 노조활동이 현업 근무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유급 노조활동 시간 제한제(타임오프제)’의 시행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임기 중 정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낙제점인 ‘D’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승훈 사장은 “경영평가 결과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며, “아쉽다”는 코멘트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왼쪽)이 21일 열린 이임식에서 임직원 대표로부터 재직기념패를 받고 있다.

한편, 가스공사 노조는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후임 사장의 조속한 선임을 촉구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가스공사의 미래를 위해 조직 내 산재된 갈등의 해소, 가스산업의 공공성 강화정책 수립, 안전ㆍ보건의 강화, 비리와 부패 척결 등의 과제를 노사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악화된 노사관계를 회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노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사 대내외적으로 중대한 사안이 많은 시기인 만큼, 공공기관장의 공백이 장기화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방적, 권력형 낙하산이 아닌 공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적임자가 조속히 선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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