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지난 14일 한수원 이사회는 본사가 아닌 경주 모처의 호텔에서 만났다. 이들은 급히 이사회를 열고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일시중단을 13명 중 12명의 찬성으로 결정했다. 앞서 하루 전인 13일, 당초 계획된 이사회는 노조가 입구를 막아서는 바람에 비상임이사들이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신고리 5,6호기 일시중단 결정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한수원 사측과 노조 양쪽 모두 아쉬움이 있다.

지난 대선 당시 한수원 노조는 기호 1번이었던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 때는 문 후보가 탈원전 정책을 이미 적극적으로 공약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지지했던 한수원 노조가 지금에 와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일시중단을 결사반대 한다는 것은 의문이다.

사측도 실망스런 모습이다. 공기업으로서 정부의 정책에 협조해야 하는 것은 공감하지만 원전을 총괄 운영하는 사업자로서 원전 유치에 희망을 걸었던 지역 주민들과, 원전으로 밥벌이를 하는 협력사들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액션’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무엇보다 노조의 눈을 피해 기습적으로 이사회를 열고 건설 중단을 결정한 행위는 비겁하다는 인상마저 심어줬다.

이미 신고리 5,6호기 일시 중단은 결정됐다. 이제는 그 너머를 바라봐야 할 때다. 한수원이 지금 같다면 어려워진 원전 사업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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