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공기청정기만 사용한다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비록 실내 미세먼지는 걸러지겠지만 근본적으로 환기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실내에는 안 좋은 공기가 계속 순환되고 이것을 우리가 마시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한국설비공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만난 ‘제로에너지 환기 특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한화택 위원장(국민대 교수)의 말이다. 일명 ‘공기 마케팅’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최근 국내에서는 미세먼지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가전분야에서는 이미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문제에 대응한 새로운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실상 이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전문가의 조언이었다.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국가적인 이슈로 등장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건축물의 환기문제가 에너지업계 새로운 아젠다로 떠올랐다. 전력수급 문제를 극복하려 했던 에너지절약에 이어 건강과 직결되는 건축물 환기시스템이 주요현안이 된 셈이다.

밀폐형 고층건물과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이미 국내에서도 2006년부터 1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에 대해 환기시스템 설치가 의무화 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 환기시장은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아직까지도 질적 부분까지는 담보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중적으로 환기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적 강제규정만 생기다 보니 저가 위주의 시스템이 그간 환기시장을 주도해 왔다는 지적이다.

난방이나 냉방 등 공조분야의 경우는 사실 사용자가 피부로 직접 느끼는 분야이다 보니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도 가능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환기분야는 이러한 인식과 동떨어져 왔던 것이다.

미세먼지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환기시스템 분야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물론 현재 정부의 정책 방향처럼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발전소와 경유차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원인을 제거하는 일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선행돼야 할 부분은 환기분야에 대한 제대로 된 기술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바로 국민들의 건강한 호흡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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