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훈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경영혁신실장

사업 참여 위한 노하우 ‘7대 핵심방법’은?

예산 19.5조…‘연구 위한 연구’는 그만

[에너지신문] 정부와 공공기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정보 전달과 소통을 위해 수많은 정보전달 체계를 구축,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국민맞춤형 정보제공까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R&D 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다양한 정책과 정보가 구축되고 있다. 에너지R&D에 관심 있는 기관과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방법을 이해, 연구개발 노하우와 기술수준을 향상시키고 정부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첫 번째,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이해하자. 정부는 에너지법, 전기사업법 등 에너지 관련 법을 비롯해 에너지기본계획, 에너지기술개발계획, 연도별 에너지기술개발 실행계획을 수립하며 국내외 주요이슈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한다.

여기에는 에너지R&D 관련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에너지수요관리,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 미세먼지, 원자력안전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에너지공기업간 R&D 투자에 대한 역할 분담, 선진국과의 핵심기술 공동연구와 같은 이해관계자간 이슈도 있다. 관련 정보와 동향을 파악하려면 수시로 개최되는 포럼, 컨퍼런스, 간담회에 참여해야 한다. 국회 신재생에너지포럼, 신재생산업 기업간담회와 같이 형태도 다양하다.

두 번째, 에너지R&D 지원방식을 이해하자. 에너지R&D사업의 과제지원 형태는 기술전문가인 프로그램 디렉터(PD)를 중심으로 주요기술 분야를 기획하는 지정공모(top-down) 방식과 국민들의 창의적인 제안 중에서 우수한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자유공모(bottom-up) 방식이 공존한다.

통상 지원규모는 지정공모 방식이 크고 자유공모 방식은 작다. 각 지원방식은 명칭이나 지원비중이 조금씩 변하기도 하지만 큰 틀은 유지된다. 경쟁을 통해 지원을 받게 된 기관은 정부지원예산 이외에 일정금액을 연구비로 납부해야 하며 과제종료 이후에는 기술료도 납부해야 한다. 기업 규모에 따라 납부 부담도 차별화되어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은 과제는 연구개발 종료 이후에도 5년간 관리를 받는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이다.

세 번째, 당해 연도 지원 분야를 확인하자. 2017년도에 약 7000억원의 예산이 편성된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은 신규공모 분야에 2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한다. 신규 사업 지원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매년 초 개최되는 정부합동 R&D사업 부처 합동설명회, 부처별 R&D사업 설명회, 과제공모 시 개최되는 전담기관 사업설명회에 참석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예산지원 규모, 정부지원 방향 등을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 사업공모 내용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해 연도 사업공모는 통상 전년도 12월말에 1차 공고가 있다.

한두 번 공고가 더 있기도 하지만 1차 공고에서 대부분의 신규예산을 집행하니 기회를 놓치지 말자. 에너지기술개발사업에 익숙하지 않은 기관들을 위해 사업계획서 작성을 도와주는 ‘도슨트 프로그램’, 기술 위주의 사업계획서를 사업화 방안까지 도와주는 ‘사업화컨설팅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으니 필요하다면 도움을 구해보자.

네 번째, 에너지R&D 정보채널을 구축하자. 에너지 정보를 취득하려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홈페이지를 비롯해 다양한 에너지기관의 정보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에너지 정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수급통계는 국가에너지통계종합정보시스템에서 제공한다. 에너지기술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정부출연연구소의 자료가 유용하다.

특히 에너지R&D와 관련, 정부가 수립한 ‘에너지기술 로드맵’은 중장기 기술지원 후보군을 알려준다. 정부가 지원하는 과제와 로드맵을 비교하면 60% 정도 일치한다. 기존에 어떤 과제들을 정부가 지원했는지 궁금하다면 ‘에너지R&D Warehouse’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 관련 정보는 에너지기술정보 홈페이지(www.etic.kr)에서 제공한다. 필요하다면 유료로 제공되는 시장정보나 기술자료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말자.

다섯 번째, 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축하자. 기술개발을 위해 정보수집, 시장분석, 특허분석, 이론적 해석,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 및 분석 등 모든 일을 혼자 추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기업의 연구 인력이 부족하다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연구소, 대학들과 협력관계를 구축, 도움을 받아보자.

해당분야의 저명한 교수진과 정부출연연구소, 민간기업연구소 박사님들이 파트너가 될 것이다. 필요한 경우 이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구 개발 사업에 지원을 할 수도 있다. 이런 네트워크 구축은 시간을 갖고 준비해야 하며 협력범위를 넓혀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섯 번째, 나의 전문성을 어필하자. 기술의 변화속도가 빠른 만큼 개인의 전문분야와 경력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시대다. 에너지 분야 전문가라면 전담기관의 과제관리시스템에 가입, 본인의 성과를 입력하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자.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활동하는 젊은 연구자들은 이런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과제를 기획하며 사업계획서를 평가할 때 필요한 전문가를 섭외함에 있어 최신 개인정보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아이디어로 중무장하자. 정부 에너지R&D는 핵심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고 투자경제성을 개선하며 사업화율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최고기술에 대한 벤치마킹을 하자. 로드맵에도 선진국과 국내 최고수준 기관에 대한 벤치마킹 자료가 일부 포함돼 있으나 해당분야의 최고기술은 자신들이 가장 잘 알아야 한다.

또한 기술개발을 통해 효율을 높일 것인지, 가격을 낮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연구개발 방향설정도 필요하다.

이렇게 정리된 아이디어는 정부에 수시로 제안할 수 있다. 단위기술이던 시스템기술이던 융합기술이던 상관없다.

최근에는 핵심기술 확보와 함께 사업화를 고려하고 디자인까지 동시에 생각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방식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연구가 선호되는 것이 현재의 추세다.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정부의 R&D 예산은 2017년도 기준으로 19조 5000억원이다. 이는 정부예산 총 규모의 5%에 해당한다. 이제는 연구를 위한 연구는 그만하도록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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