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흔히 자원외교는 총성 없는 전쟁에 비유된다.

유한한 자원을 둘러싸고 이를 먼저 선점하기 위한 국가들 간의 치열한 경쟁은 무기가 없을 뿐,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각축전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한정된 시장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기는 국내 수송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2년 이후 15년여 동안 우리나라 수송시장은 나름의 규칙이 있었다. 일반 자가용 시장은 휘발유, RV차량을 중심으로는 경유, 시내버스 등 대형 수송시장은 천연가스, 택시 등 소형 수송시장은 LPG 등으로 나름의 영역구분이 뚜렷했다.

당시 CNG로 대표되는 천연가스 시내버스 사업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게 되면서, 경쟁연료인 LPG 업계는 일찌감치 LPG버스로 시장에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야금야금 영역파괴가 일어나면서 수송연료 시장은 치열한 경쟁시장이 됐다.

클린디젤을 내세운 디젤차가 시내버스 시장진입을 노리면서 CNG택시가 생겨나고, 장애인과 영업용으로만 허용되던 LPG차량은 굳게 닫혔던 문을 조금씩 열면서 차량 소유주의 가족들에게도 차량사용의 혜택이 돌아가게 됐다. 최근에는 수소연료전지차, 전기차, 수소CNG차 등 종류도 많고 연료도 다양해졌다. 

여기에 친환경에너지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는 문재인정부는 전기차와 천연가스차량 보급 확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관련 업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 LPG연료의 제용 제한요건을 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정부 지원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의 경우 업계 스스로가 “내년 하반기 전기차 산업의 ‘빅뱅’이 몰려올 것”으로 예고하는 등 수송용 연료시장의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정말 수송용 시장을 두고 대폭발, 팽창하는 우주가 조성될 것인가? 그렇다면 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자는 누구인가?

나름의 방법으로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시장구축에 나서겠지만, 그래도 공통되는 중요한 원칙은 있을 게다. 그 중 ‘혁신과 차별화’, ‘끊임없는 기술개발’도 지속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게 분명하다. 오로지 정부지원에만 의지하는 시장은 도태될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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