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17개월 진행 결과 핵연료 건전성 확인"

[에너지신문]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U-Mo(우라늄 몰리브덴) 판형 핵연료집합체를 미국의 고성능 연구로인 ATR에서 조사(照射)시험한 결과 핵연료의 건전성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ATR(Advanced Test Reactor)은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의 고성능 연구용원자로다. 250 MW급 용량과 열중성자속 1x1015(하나로는 4.2 x 1014)으로 원자로에 쓰이는 여러 가지 재료의 적격성 검토 조사시험을 담당하는 MTR(Material Testing Reactor) 타입 중 세계 최대 출력과 중성자속을 가진다.

▲ 조사시험을 위한 시험용집합체 장전이 진행되고 있다.

U-Mo 핵연료는 농축도 20% 이하의 저농축우라늄(LEU)이지만 단위 부피당 우라늄 밀도를 크게 높여 고성능을 낼 수 있고, 국제 핵비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원은 핵연료 성능의 국제적 검증을 위해 시험용 U-Mo 핵연료 집합체를 INL에 인도한 바 있으며, INL 연구로인 ATR에서 2015년 10월부터 17개월 간 진행한 조사시험을 통해 핵연료의 건전성을 최종 확인했다.

이번 핵연료 조사시험에서 획득한 결과는 앞으로 약 6개월 간 수행될 조사후시험(PIE; Post Irradiation Examination)의 결과와 함께 부산 기장군에 건설 추진 중인 ‘수출용신형연구로’의 인허가 획득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핵연료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연구로 건설 인허가 획득의 핵심요소로 꼽힌다. U-Mo 핵연료는 수출용신형연구로에 사용될 예정으로, 이번 조사시험 성공이 곧 수출용신형연구로 건설 인허가 획득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력연구원은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과 그동안 축적된 핵연료 설계, 제조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지난 2014년 U-Mo 판형 핵연료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원심분무 기술은 우라늄 합금을 1600℃ 이상의 고온 진공상태에서 녹인 후, 이를 고속 회전하는 원판 위에 분사시킴으로써 원심력에 의해 미세한 구형 분말 형태로 급속 응고시키는 세계 유일의 상용급 금속 연구로 핵연료 분말제조 기술이다.

▲ ATR 연구로 외부 전경.

U-Mo 핵연료는 기존 연구로용 핵연료에 비해 단위 부피당 우라늄양을 약 2배 증가시켜 출력, 연소도, 주기길이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연구로 가동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연구원은 이와 같은 탁월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향후 연구로용 U-Mo 핵연료 생산 및 수출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한 신규 수출시장은 연간 약 200억원(연구로 10여기 핵연료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240여기의 연구로 중 약 60%는 40년 이상 운영됐으며, 향후 20년 내 신규 및 노후 연구로 대체수요는 20~30여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향후 신규 연구로 수출시장에서 U-Mo 핵연료의 수요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재주 원장은 “이번 시험의 성공은 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U-Mo 판형 핵연료의 건전성을 국제적으로 검증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향후 U-Mo 판형 핵연료를 사용하는 기장 신형연구로의 성공적인 건설 및 가동을 통해 핵의학 진단 및 치료에 필수적인 방사성 동위원소의 국내 수급 안정과 동위원소 수출산업화로 국민건강증진, 신산업 창출 등에 폭넓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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