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특별대책 따라 친환경차 대폭 보급 기대
전기차·수소차 예산 대폭 증가, 천연가스차는 소폭 감소

올해 친환경자동차의 승자는?

전기차 1만 4000대, 수소차 130대, 천연가스차 900여대 보급

[에너지신문]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천연가스차 등이 미래자동차 산업을 선도할 친환경자동차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올해 친환경자동차에 편성된 정부 예산은 친환경자동차 시장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지난해 12월 3일 정부는 2017년도 정부 예산을 확정하면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보급 관련 예산을 크게 증액 편성했다.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사업 등 미세먼지 대응 사업 예산이 크게 증액된 것은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짐에 따라 지난해 6월과 7월 정부가 각각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및 그 ‘세부이행계획’을 올해 본격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는 이에 올해 정부의 친환경자동차 관련 예산 편성 방향과 친환경자동차로 분류되는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천연가스자동차의 보급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 현대자동차가 판매하고 있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

우선 정부 정책만을 놓고 보면 전기차가 월등히 앞선다. 정부 예산을 보면 전기자동차 보급 및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은 2016년도 1485억 2400만원(본예산)에서 2017년 2642억 7400만원으로 77.9%나 대폭 증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예산은 전기자동차를 구매하는 개인·기관에게 대당 1400만원(국비 기준)을 지원하는 ‘전기자동차 구매 보조’ 사업이다. 2017년도 예산안은 전년 대비 109.9%(1152억원) 증가한 2200억원으로 편성됐다.

지자체별로 평균 500만원의 추가보조금을 지원받을 경우 평균 1900만원의 구매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구매보조금과 별도로 개별소비세 최대 200만원, 교육세 최대 60만원, 취득세 최대 140만원 등 최대 400만원의 세금감경 혜택이 2018년까지 유지된다.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보급 예산을 높게 편성한 것은 2017년 정부의 전기차 보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1만 4000대 보급을 지원할 계획이다. 급속충전기는 지난해 330기대비 60% 증가한 530기, 완속충전기는 9515기를 설치할 계획으로 예산을 편성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 8일까지 4622대의 전기차를 보급했고 2420대는 출고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즉 이 기간중 전기차 신청 대수가 7042대였다는 얘기다. 환경부가 올해 1만 4000대 보급을 자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부적으로는 테슬라 모델S 및 쉐보레 Bolt 출시에 따른 신차 효과로 약 9000대, 2017년도부터 친환경화물차(수소, 전기)의 신규허가 인정 차량이 약 3000대, 렌트카 규제완화로 인한 수요 증가 차량이 약 2000대, 공공기관의 친환경차 의무구매 비율이 30%에서 50%로 상승함에 따른 증가효과로 약 2000대 등 최대 1만 6000대 보급도 예측하고 있다.

이같은 환경부의 계획은 2011년부터 국내에 전기차 보급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 누적 1만대를 넘어선 자신감도 반영됐다. 실제 지난해에만 12월 13일 기준으로 누적 1만 528대를 보급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기차 보급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많다. 지자체 자본보조로 집행되는 ‘전기자동차 구매 보조’ 예산의 경우 2016년 9월말까지 실집행률이 24.3%에 불과했다.

특히 제주 다음으로 보조금을 가장 많이 교부받고 전기차 보급의 핵심지역으로 꼽히는 서울의 경우에는 2014∼2016년간 보조금 실집행률이 각각 59%, 29.3%, 7.3%(9월말 기준)로 계속 저조할 뿐만 아니라 실집행액도 100억원 미만에 불과했다.

전기차 구매 보조 예산이 가장 많이 교부된 제주도의 경우 2014년도 79억 2000만원(전체 교부액 216억 8900만원의 36.5%), 2015년도 317억 8500만원(전체 교부액 706억 7900만원의 45%), 2016년도 923억 400만원(전체 교부액의 55.7%)이었고, 2014∼2015년간 실집행률은 각각 98.3%, 99.6%로 높았던 반면 2016년도에는 신청 부족으로 인해 하반기 전기차 구매보조금 공모기간을 당초 8월말에서 10월말로 연장하는 등 9월말까지 실집행률도 27.5%에 불과했다.

이처럼 서울시의 전기차 보급 실적이 상당히 부진하고, 그동안 가장 많은 보조금을 교부받았던 제주도의 보급도 기대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전기차 신규 수요 급증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6월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새로 출시됐지만 6∼9월간 전기차 전체 판매대수(2279대)는 오히려 전년 동기(2311대) 대비 감소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의 파업으로 인해 차량 생산 차질이 발생한 부정적 측면이 있지만 신차 효과로 전기차에 대한 신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구매보조금이 지급되는 전기화물차는 ‘라보 피스’ 1종(0.5톤)에 불과하고 공공기관이 친환경차를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과다한 보급 목표를 경계하는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해 6∼9월간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판매대수는 높았던 반면(1131대) 기아의 쏘울EV는 전년 동기(916대) 대비 467대로, 르노삼성의 SM3 Z.E.는 전년 동기 대비 55.3% 각각 감소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차 출시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크다. 지난해 9월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국립환경과학원(교통환경연구소)에 중형차 모델인 ‘모델S 90D’의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신청했다. 올해에는 국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쉐보레의 신규 차종 출시와 함께 전기차 수요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기차 보급을 지연시키는 가장 큰 걸림돌인 충전인프라 구축은 해결해야할 선결과제다.

일반적인 주거형태인 공동주택에 대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거의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는 자가에서 충전하지 못하고 공공기관, 마트 등에 설치된 급속 또는 완속충전기로 찾아가 충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크다.

기존 공동주택의 충전 인프라 설치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2016년 6월부터 시행 중이지만 아직 관련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는 대구 1곳에 불과해 2017년 지자체의 조례 제정도 관건이다.

신규 공동주택의 경우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통해 2016년 6월 전기차 전용 주차구획 설치를 의무화했고 2018년 1월부터는 이동형 충전기 설비 설치를 의무화했기 때문에 향후 전기차 충전기 보급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국내 초초로 택시시범사업에 적용한 현대자동차의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사업

2017년 정부예산에서 또다른 수혜대상은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사업이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사업은 2016년도 64억 5300만원(본예산)에서 2017년도 185억 7500만원으로 187.8% 증가했다. 121억여원이 증가한 것으로 지원규모가 전기차에 못미치기는 하지만 증가폭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초 예산안에서는 2017년 265억원으로 310.7% 대폭 증가하는 것으로 편성됐다가 국회 본회의 심사에서 수소차는 55억원에서 19억 2500만원으로, 수소충전소는 210억원에서 60억원이 각각 감액됐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사업은 2013년 이후 내연기관 차량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수소연료전지차 및 수소충전소의 보급을 위해 지자체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주는 사업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직접 반응시키고 이 때 발생하는 전기를 동력원으로 하는 자동차다. 물 이외의 배출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해 예산 19억 5300만원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차 구매 보조를 실시했지만 2016년 9월말 현재 보급된 수소연료전지차는 21대에 불과했다. 21대 중에서도 16대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및 협력사에게 보급될 정도로 일반적인 보급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지역 및 업체별로 보면 서울에서 현대모비스 4대, 현대오토에버 1대, 이노션 1대, 명화공업 1대, 현대건설 1대 등 총 8대, 대구에서 모토닉 1대, 인천에서 현대제철 3대, 대전에서 한온시스템 1대, 충남에서 우신공업 1대, 경남에서 현대위아 2대가 보급되는데 그쳤다.

2015년도에도 41대 중 10대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및 협력사에, 1대는 수소 관련 업체에 보급된 바 있고, 충남도청이 17대를 구매했다. 올해에는 아직까지 새로운 수소연료전지차 차종 출시 계획이 없기 때문에 2016년도 보급대상 차종이었던 투싼ix 1종만 구매 가능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에는 의욕적으로 전년대비 크게 증가한 130대의 수소연료전지차와 10기의 수소충전소를 울산, 광주, 창원 등에 보급한다는게 환경부의 계획이다. 올해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기술의 발달로 테슬라의 전기차, 르노의 ZOE 외에도 주행거리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신규 차량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어 수소연료전지차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올해 출시 예정인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중형차 모델인 ‘모델S 90D’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473km에 이르고 있어 현재 판매중인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의 1회 충전시 주행거리 415km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반면 전기차는 완속충전시 수 시간이 소요되고 급속충전시에도 20~30분이 소요되는 반면 수소연료전지차는 5분 이내에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소충전소 인프라 및 차종 보급이 당면과제다.

중·장기적으로 수소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자동차연료로 사용되는 수소는 석유화학 등 생산공정의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수소’다. 국내의 부생수소 발생량 140만톤 중에서 자동차연료로 사용가능한 것은 10만톤(50만대 분량)에 불과하고 나머지 130만톤은 생산공정에 다시 투입되고 있다.

향후 50만대 이상의 차량에 대해서는 CNG 또는 LPG를 개질하거나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해야 하지만 아직 CNG·LPG 개질 기술은 미약한 실정이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을 위해 설치하는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 비용도 개선돼야 한다. 수소충전소 구축비용은 충전설비 설치비 25억원, 건설비 5억원 등 총 30억원이 소요되는데다 수소 튜브트레일러, 수소 운송배관 및 관련 시스템 구축 등의 비용도 만만치 않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가 위치한 울산광역시 등을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이 활기를 띠고 있어 확대보급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다.

▲ 충전소에서 CNG를 충전하고 있는 천연가스버스.

천연가스자동차 보급 사업

올해 정부의 천연가자동차 보급사업 예산은 2016년도 152억 7600만원에서 137억 5500만원으로 10% 감소했다. 천연가스자동차 보급 융자금은 49억원으로 책정됐다. 이와 별도 정부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 따라 2018년도부터 CNG 버스에 대해서도 유가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천연가스자동차 보급사업은 2000년 이후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경유 버스 및 청소차를 천연가스(CNG) 차량으로 교체할 경우 경유차량과 CNG차량 가격간 차액의 50%를 보조하고, 나머지 50%는 지방비로 보조하는 사업이다.

2017년도 CNG 차량 구매 보조 예산안은 전년보다 12억원이 줄어든 97억 7100만원이다. 연료비 보조 예산은 37억 8500만원, 기타 용역비, 홍보 등 예산은 5억 2000만원이다.

특히 CNG 차량 구매 보조 예산을 구체적으로 보면 CNG 버스 700대 및 CNG하이브리드 버스 160대 보급을 위한 90억원과 CNG 청소차 보급 51대 보급을 위한 7억 7100만원으로 구성돼 있다. CNG 버스 구매 보조금 대당 600만원, CNG 하이브리드 버스 대당 3000만원, CNG중형청소차 대당 1350만원, CNG대형 청소차 대당 2100만원을 보조할 예정이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미세먼지 저감 등 대기질 개선에 효자노릇을 해 왔던 천연가스자동차는 가격 경쟁력에서 경유버스에 뒤처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3년간 CNG 버스 보급량과 경유버스 보급량을 보면 CNG 버스 보급량은 2014년도 1534대, 2015년도 2297대, 2016년도 1342대(9월말 기준)인 반면, 경유버스 보급량은 2014년도 607대, 2015년도 816대, 2016년도 1234대(9월말 기준)로 급증하고 있다. 3년전만 해도 절반 수준에 달하던 경유버스 보급량이 CNG 버스 보급량과 거의 유사해 진 것이다.

경유가격이 크게 하락한 반면 CNG 가격의 하락폭은 적어 상대적으로 CNG 버스의 연료비 및 유지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버스운송사업자들이 노후버스 교체시 연료비 절약을 위해 경유버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2013년 1월 당시 경유가격은 1750원/ℓ, CNG가격은 985원/㎥으로 양자간 차이는 764원으로 CNG버스 보급에 큰 경쟁력으로 작용했지만 2016년 10월 현재기준으로 경유 가격은 1205.14원/ℓ, CNG 가격은 658.52원/㎥으로 양자간 차이는 547원으로 축소됐다.

특히 CNG버스가 경유버스보다 유지비가 더 많이 소요되고, 경유버스에 유가보조금(380원/ℓ)이 지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유가 구조 하에서는 경유버스가 경제적으로 유리한 게 사실이다. 최근 경유버스가 선호되는 주요한 배경 중 하나는 경유버스에만 유가보조금(380원/ℓ)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3일 정부가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2018년도부터 CNG 버스에도 유가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에 있어 다시 CNG버스가 경유버스보다 가격 경쟁력을 가질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2018년부터 CNG버스가 정부의 유가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긴 하지만 여전히 2017년에는 유가보조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경유버스의 증가를 막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에도 경유버스 보급량이 급증할 경우 신규 경유버스는 차량 내구연한동안 계속 운행될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대기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다양하고 효과적인 방안 강구가 필요한 이유다.

최근에는 LPG와의 경쟁력에서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CNG택시로 전환했던 택시업계조차 다시 LPG택시로 유턴하고 있는 추세다. LPG 가격 하락 등으로 CNG택시 개조 지원사업은 실효성이 없어졌기 때문에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누적 CNG 택시 등록대수는 498대로 2014년 3월 최고치 2126대에 비해 80% 가량 급감했다. 지원 예산도 2015년 7억2000만원에서 내년에는 9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시범사업을 진행했던 대구의 경우에도 CNG 택시 등록대수는 2012년 900여대에서 지난달 60여대까지 사실상 개조 수요가 없어지고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자동차는 여전히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시대로 변모하기 전 단계의 미세먼지 및 공해 저감을 위한 유용한 운송수단이다.

천연가스자동차가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누리기 위해서는 고마력 엔진 개발 및 새로운 차종 개발, 기술 개발, 충전 인프라 확충, 요금 인하 등 다양한 정책 개발, 전세버스의 CNG 전환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정부, 업계간 천연가스자동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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