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섭 UNIST 미래산업 전략 연구소장

[에너지신문] 제4차 산업혁명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회에 사물인터넷(IoT)과 센서들의 발달로 빅데이터(big data)가 형성되고, 이를 축적해 인공지능(AI)으로 해석 판단하고 이를 로봇 등 실생활과 연계하는 것을 말한다. 

1784년 시작된 증기기관 활용을 제1차 산업혁명, 1870년의 전기 활용과 대량 생산체제를 제2차 산업혁명, 그리고 1969년의 전자 및 IT 산업을 제3차 산업혁명으로 정의한다면 지금 cyber-physical system을 이룩한 connected world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정의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은 변화가 이뤄진 후에 붙여진 명칭이지만 제4차 산업혁명은 아직 정착되지 않은 상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으로 불러올 파장이 크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이를 강조해 먼저 회자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Industry 4.0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미국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산업 인터넷으로, 일본과 중국은 각각 로봇 신전략과 제조 2025로 혁명 대열에 앞장서고 있다.

10년 후에는 로봇 약사가 등장 할 것이고, 냉장고가 스스로 가정에 필요한 식구들의 음식 사용 패턴을 인식해 필요한 식품들을 미리 주문하고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향후 사회에 나올 즈음에는 현재 일자리 약 70퍼센트가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로 변화한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럼 우리 삶은 어떻게 변해가야 할까? 4차 산업혁명이 인간 사회에 고용, 정체성, 도덕성, 윤리, 사이버 보안 문제 등에서 역기능을 초래할 것이라는 위험성을 안고 있지마 미리 연구하고 협력하면 많은 순기능들을 창조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생각이다. 4차 산업혁명은 거부한다고 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파도처럼 지속적으로 밀려오는 시대의 흐름이다.

올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 연차총회에서 2020년에 요구되는 미래형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필수 10가지 능력을 다음과 같은 순위로 제시했다.

①Complex Problem solving(복잡한 문제를 푸는 능력) ②Critical Thinking(비판적 사고) ③Creativity(창의력) ④People Management(사람관리) ⑤Coordinating with Others(협업 능력) ⑥Emotional Intelligence(정서 지능) ⑦Judgement and Decision Making(추리와 의사결정) ⑧Service Orientation(관이용자 교육) ⑨Negotiation(협상) ⑩Cognitive Flexibility(인지 유연성)

놀라운 것은 이미 10년 전에 본인이 글로벌 대기업인 로열더치셸그룹(Royal Dutch-Shell Group)에서 글로벌 지도자 훈련을 받을 때 이미 위 사항들을 고려한 교육을 받았다는 점이다. 앞으로 대학에서도 교과과정에 먼저 도입해 학생들이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차 산업인 제조업을 중심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수 많은 성공 스토리를 써온 대한민국으로서는 이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변화는 변화 그 자체뿐만 아니라 무엇을 어떠한 방법으로 대치할 것이며, 왜 변화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따른다. 무조건 새로운 것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능하다면 우리의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미래(Shaping the Future of Production)’ 활동에 적극 참여해 한국의 제조업이 새로운 도약을 가져 올 수 있도록 한국식 제조업의 혁명을 가져올 필요가 있다.

이제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먹는 형태가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많은 먹이를 취할 수 있다’는 논리를 가져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중소중견기업의 혁신기술 활용방안이 보다 구체화 되길 바란다. 또 지식기반 창업 전략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고민해야 한다.

창업은 지속 가능성과 성장 전략, 진입장벽 등에 대한 문제들을 냉철하게 판단해 성장성공 확률을 높이는 전략을 세우고, 현 창업 시스템에서 문제점들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대기업도 혁신분야를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으로 개편돼야 한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 왔던 재벌 체제의 존재도 심각히 고려해 볼 시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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