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업계 CEO 간담회서 원유 도입선 확대 주문
업계, 수송여건 개선부터…對멕시코 FTA 체결 요구

[에너지신문] 정부가 정유ㆍ석유제품사 최고경영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원유 도입선 확대와 수출선 다변화 등을 주문했다. 이는 미국 트럼프 신정부의 에너지정책 변화와 주요 산유국의 감산합의 등 대외환경 변화에 대응해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수입을 늘리려는 원유수입 정책방향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포시즌스 호텔에서 주형환 장관이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이재환 SK인천석유화학 사장,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김희철 한화토탈 사장 등 국내 석유업계 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국 트럼프 신정부의 에너지정책 변화, 주요 산유국의 감산합의 등 대외환경 변화가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또 원유 도입선 확대, 수출선 다변화를 통한 수출 확대, 미국의 에너지인프라 투자진출 등 석유업계의 주요 현안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주형환 장관은 “국내 석유업계가 미국의 화석에너지 개발 확대, 규제완화 등 환경변화에 대응해 석유안보 강화, 가격안정, 아시아프리미엄 해소 등을 위해 원유도입선을 다변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인도네시아 등의 정제설비 확충, 중국의 품질강화 등으로 역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석유제품의 수출 확대를 위한 수출선 다변화 노력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

주 장관은 미국의 인프라 확충 움직임에 대응해 투자진출을 검토하는 등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강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산업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연간 수입되는 원유 10억 배럴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30%, 쿠웨이트 14%, 이라크 12%로 중동산이 60% 가량이며 미국은 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산유국들은 요금 또한 한국에 북미ㆍ유럽보다 비싸게 원유를 판매하는 아시아 프리미엄을 부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미국 원유 수입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수송 여건부터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멕시코만 원유의 직수입 항로는 인도양을 거치기 때문에 미국 서부 쪽 항만을 통해 직수입하는 것보다 장거리 수송에 따른 비싼 운송비가 부담되는 상황이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향후 정부에서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아시아로의 수송 여건을 개선해 줄 경우 미국과의 협력을 확대할 의향을 내비쳤다.

이날 허 회장은 GS에너지, GS글로벌 등이 함께 미국의 셰일오일 광구에 투자했고, 최근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산 셰일오일 200만 배럴을 도입하는 등 미국과의 협력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특히 미국은 자원개발 인프라와 제도가 잘 정비돼 있는 등 투자가 적합한 환경임을 고려할 때 향후 정부에서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아시아로의 수송 여건을 개선해 줄 경우 미국과의 협력확대를 관심 있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석유업계에서는 이란 경제제재 해제 후 이란산 컨덴세이트 도입을 확대해 경제성을 높이고, 영국ㆍ앙골라 등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등 통상환경 변화를 기회로 활용해 왔음을 밝혔다.

또 원유 도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재 추진 중인 한ㆍ멕시코 FTA 등을 조속히 체결해 줄 것을 건의했다.

주 장관은 “정부도 석유업계의 노력에 발맞춰 멕시코, 중미 등과 FTA를 체결해 원유도입선 다변화 및 수출여건 개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앞으로도 석유업계에 이어 가스ㆍ전력 등 에너지업계와의 간담회를 잇달아 개최해 동절기 에너지수급 및 안전관리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등 에너지 분야의 현안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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